K-바이오의 미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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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의 미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달렸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0.09.04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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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투톱으로 K-바이오 견인
2030년까지 2배로 확장해 세계 최대 바이오허브로 육성
700개 기업·연구소 입주, 고용 인원 2만명, 연 생산액 10조원
선도·중소·밴쳐기업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이 관건... 정부 지원 필요
송도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조감도. 사진=인천시

바이오산업은 생물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다양한 지적·물적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생명공학 산업을 뜻한다.

바이오산업의 주요 분야에는 (바이오)의약·의료기기·에너지·화학·식품·자원·장비·서비스 등이 있는데, 분야를 막론하고 전문인력과 기술·지식, 연구개발 역량(R&D) 등이 필수적이다.

[인천in]은 단일도시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용량을 갖추고 있는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현재와 미래, 과제 등을 점검한다.

송도 4·5공구 바이오 클러스터 내 주요 입주 기업.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픽스의 위치가 남색으로 표시돼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투톱'으로 K-바이오 견인

인천시는 지난 2018년 송도국제도시 4·5공구 일원 92만㎡에 조성된 바이오 단지를 현재 매립이 진행중인 11공구까지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시는 이곳 확장 단지를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이하 송도 클러스터)라고 공식 명명키로 했다.

송도 클러스터에는 한국은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개발·생산 기업인 셀트리온, 세계 굴지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 기업에 필요한 원료의약품과 기자재를 납품하는 머크, GE헬스케어 등 외국기업, 연구기관·병원, 지원기관 등을 합치면 모두 60여개의 바이오 기업·기관과 5천여명의 전문인력이 포진해 있다.

현재 송도 클러스터의 핵심 역량은 바이오 의약품 제조 부문에 집중돼 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및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심 축인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제조단지’가 송도 클러스터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두 곳의 대기업은 송도를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단지로 변모시켰다. 현재 송도 클러스터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은 연간 56만ℓ(셀트리온 1·2공장 14만ℓ, 삼성바이오로직스 1·2·3 공장 36만ℓ)로 샌프란시스코 44만ℓ, 싱가포르 27만ℓ, 아일랜드 더블린·코크 23만ℓ 등 세계 유수의 바이오 클러스터보다 높은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 23종 중 7종이 송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에피스가 각각 3종과 4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 두 기업의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특히 셀트리온은 이전까지는 세상에 없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만들어 낸 기업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07년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개발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창출했다.현재까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을 출시해 유럽시장을 장악했고,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시장에도 진출해 미켓 쉐어를 높여가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연 평균 48%의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인천지역 바이오 의약품 수출액은 연 평균 40%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여타 제조업 분야가 위기를 맞고 있지만 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약 및 백신 개발 등과 관련해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이같은 국면에 맞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기업은 공장 증설을 통한 생산용량 확장을, 정부와 인천시는 인력양성 지원·세제 혜택·중소벤쳐 및 스타트업 지원 방안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송도 클러스터의 규모를 키우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기존 92만㎡에서 약 200만㎡로 확장되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위치도. 빨간색 점선으로 표기된 11공구 내 왼쪽 보라색 부분(11-1, 11-3 공구 일원 약 108만㎡)에 바이오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존 92만㎡에서 약 200만㎡로 확장되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위치도. 빨간색 점선으로 표기된 11공구 내 왼쪽 보라색 부분(11-1, 11-3 공구 일원 약 108만㎡)에 바이오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중소·창업 기업과의 동반 성장으로 세계 최대 바이오허브를 꿈꾼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11공구 땅을 활용해 오는 2030년까지 송도 클러스터의 규모와 바이오 의약품 생산용량, 고용인원 등을 현재보다 두배 이상 늘려 ‘세계 최대의 바이오 헬스케어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송도 4·5·6공구 일원 92만㎡에 조성된 클러스터를 송도 11공구 부지(11-1 · 11-3공구에는 기업, 11-2공구에는 연구소 등 유치)를 활용해 200만㎡규모로 확장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용량은 현재 56만ℓ에서 100만ℓ 이상으로, 고용 인원은 현재 5천여명에서 2만명으로, 연간 매출액은 현재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의 핵심은 ‘송도 클러스터의 강점을 유지·확대하면서 치명적인 약점은 극복'하는 것이다.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의약·메디컬·헬스케어 분야의 다양한 연구개발·제조·서비스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

현재 송도 클러스터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2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그 기능이 집중돼 있다. 제조 대기업 중심의 클러스터를 R&D 및 중소·창업기업 중심으로 고도화해 선도·중소·중견·창업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바이오생태계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짰다. 시가 지난해 발표한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조성 계획'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이 계획은 인천시, 인천경제청, 인천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바이오융합 산업단지를 조성해 송도의 바이오·의료기업과 남동산업단지의 제조·생산기업을 연계시킨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바이오·의료산업 관련 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 90여개사, 벤처·스타트업 150여개사를 유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는 또 연세대와의 협력을 통해 국책사업인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전문센터'를 송도에 유치해 연간 2,000명 이상의 바이오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연세대·인천대·인하대와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해 연구개발-임상-생산이 연계된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송도 5공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1·2·3공장의 모습. 오는 2023년에는 사진 하단 부분 공터에 4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2030년까지 700여개 기업·연구소 입주 - 2만명 고용, 10조원 생산 

인천경제청은 이같은 중장기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오는 2030년에는 송도 클러스터에 약 700여개의 바이오 기업·연구소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기업간 연계로 현재 수입의존도가 85~95%에 달하는 바이오 생산장비 및 원부자재의 국산화 및 적기 조달이 가능해진다. 부자재 공급기업의 가격 상승 요구로 인한 수익성 악화, 생산규모 확장 지연 문제 등이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원부자재, 신약 등을 개발하면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이 부족한 점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고, 실제 생산적용 테스트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중소기업은 개발한 원부자재에 대한 수요창출을, 의약품 생산기업은 원부자재 국산화를 통한 수익률 향상이 가능케 된다.

송도 클러스터 내 주체들간의 연계 및 역할분담은 무엇보다도 의약품 생산량 확대를 불러오게 된다. CMO 업체들이 더 빨리,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좋은 품질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힐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위탁 생산 주문이 더 늘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과 셀트리온의 3 공장만 완공되도 생산량은 연간 102만ℓ에 달하며, 동아제약·바이닉스 등 국내 후발업체 및 해외 유치 기업들의 공정이 확대된다면 송도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은 연간 110만ℓ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2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도시 샌프란시스코(44만ℓ)보다 2.5배가량 높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송도 4공구에 위치한 셀트리온 1·2 공장의 모습. 셀트리온은 오는 2030년까지 제3공장을 준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같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의 중장기 계획은 지금까지 순탄해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송도 11공구의 산업용지를 확대·재배치하는 개발계획 변경안을 승인했다. 송도 11공구 내 산업·연구시설용지가 기존 175만4,533㎡에서 182만8,750㎡로 상향조정됐고, 위치도 현재 송도 클러스터가 위치해 있는 4·5공구 인접 부지로 재배치돼 클러스터 확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8월 인천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25조원을 투자해 연구개발인력 2,000명 증원, 송도 제3공장 건설, 관련 기업·연구소 유치 및 집적화, 바이오 벤처 지원시설 건립, 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바이오펀드 조성 등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 8월 생산설비 25만6천ℓ 규모의 제4공장을 오는 2023년까지 신설하고, 송도 클러스터 내 10만평(33만㎡)의 부지를 추가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향후 발표될 제5공장, 6공장 또는 연구소 등이 해외가 아닌 송도 11공구에 입지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바이오산업 원·부자재 국산화 및 공급사로 참여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인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84개 업체 중 71개사가 원·부자재 공급사로 참여를 희망했다.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확대 사업 목표 ©인천경제청

갈 길 멀고 과제도 많아 - 정부 차원 지원 필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바이오 산업은 투자 대비 위험성이 높은 산업으로 통한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력과 기술, 생산설비가 필요하고 연구나 상품 개발이 최종 단계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도 클러스터는 국가 주도로 형성된 집적지가 아니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원만으로 바이오 벤처 및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갖추기가 쉽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현재의 송도 클러스터에는 국내 중소·벤처 기업이 거의 없을 뿐더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도 이제 막 시작 단계다. 향후 10년 동안 중소·벤처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인천시가 바이오인력 양성센터 및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 지원센터 등의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성과가 나타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의 경우 예상 준공 시점이 오는 2025년이며, 우선은 충북 오송 등 일찌감치 유치를 준비해온 지역들과의 유치 경쟁에서 이겨야한다.    

송도 클러스터와 연계돼 연구와 인력양성의 토대가 될 배후 산학연 단지(송도사이언스파크) 조성 계획도 인하대와 인천경제청의 부지 용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형편이다.

아울러 송도 11-3공구의 매립 공사는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로 11공구의 전체 매립은 오는 2025년 말께나 되야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립 이후 진행될 기반시설 조성 공사까지 감안한다면 오는 2027년까지는 토지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

인천경제청은 중장기 계획인 만큼 현재 단계에서는 네트워크 구축, 지원 시스템 마련, 인프라 구성, 규제 샌드박스 사례 확대 등 송도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기업과 연구소 등의 입주 여건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일대 전경 ©인천경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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