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축설계 계약 내용 비공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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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축설계 계약 내용 비공개 논란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9.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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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연세대 관련 현안보고에서 인천경제청 질타
경제청에 공개 요청 공문 발송 요구, 시의회도 정식으로 공개 요청키로
연세대와의 2단계 협약 파기 및 1단계 잔여부지 회수 목소리 점점 커져
16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연세대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사진제공=인천시의회)
16일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연세대 관련 현안보고를 받는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사진제공=인천시의회)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과 관련해 연세대의 행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천시의회는 신은호 의장이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연세대 관련 현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연세의료원이 삼우종합건축과 체결한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축설계 계약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인천경제청 김세준 투자유치본부장은 연세의료원과 삼우종합건축이 지난달 25일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축설계 계약을 맺었고 양측이 의료·공간계획(외래, 입원, 중앙진료, 편의시설 등) 협의를 거쳐 본격적 설계에 나서기로 했으나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 불가 입장이라고 보고했다.

신은호 의장은 장기간 표류하고 있는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의 세부내용과 추진일정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할 인천경제청이 건축설계 계약 내용조차 모르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장은 인천경제청에 건축설계 계약 내용 공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연세의료원에 발송할 것을 요구하고 시의회도 정식으로 연세의료원에 공개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의장은 또 연세대 국제캠퍼스 사업 시행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인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의 이사회 구성 문제도 제기했다.

송도국제화복합단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4명의 이사(인천시 추천 2, 연세대 추천 2)를 6명으로 늘리는 안을 의결했는데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명확성이라는 측면에서 인천시와 연세대가 공동 추천하는 중립적 이사 1명만 추가해 이사 수를 홀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신은호 의장은 “송도 세브란스병원과 산학연 클러스터인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는 연세대 국제갬퍼스 2단계 사업이 많은 난항과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병원 건축설계 내용을 확인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와 연세대는 지난 2006년 1월 국제캠퍼스, 세브란스병원, 교육연구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1단계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조성 협약을 맺었으나 2010년 3월 국제캠퍼스만 개교했을 뿐 세브란스병원과 교육연구시설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

시가 송도 7공구 92만여㎡를 조성원가인 3.3㎡(평)당 50만원에 공급했으나 연세대는 헐값의 토지 매입비만 부담하고 캠퍼스 건축비는 사업시행을 위해 설립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이 수익부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업무시설 분양으로 벌어들인 약 5,000억원으로 충당해 사실상 송도 국제캠퍼스를 무상 취득하고는 병원과 교육연구시설 건립은 철저히 외면한 것이다.

이처럼 연세대가 1단계 협약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시는 2018년 3월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2단계 및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이언스파크 조성계획 협약’을 체결했다.

송도 11공구 33만6,000㎡를 조성원가(연세대에 공급하는 교육연구용지 13만8,000㎡는 3.3㎡당 123만원,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에 공급하는 수익용지 19만8,000㎡는 3.3㎡당 398만원)에 주기로 하면서 제발 병원을 지어달라고 사정한 꼴이다.

2단계 사업도 연세대가 국제캠퍼스를 공짜 취득한 1단계 사업과 동일한 방식이 적용되는데 연세대는 병원과 사이언스파크 건축비 약 4,200억원을 충당할 수익부지의 용적률을 높여달라는 등 특혜성 요구를 계속하면서 병원 건축설계 계약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설계기간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넘어 실제 계약을 체결했는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연세대는 1단계 협약 내용 중 세브란스병원과 교육연구시설 건립은 헌신짝처럼 팽개친데 이어 2단계 협약에서 2024년(1년 연장 가능) 세브란스병원 개원을 명시하고도 지난해 설계업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올해 들어서는 계약을 미루다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나 내용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 등 ‘양치기 소년’ 행태와 ‘갑질’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의회를 중심으로 2단계 협약 파기 및 1단계 공급 토지 중 잔여부지 회수 등 강경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은호 의장이 연세대 측에 건축설계 계약서 공개를 공식 요구키로 해 향후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주목된다.

시가 연세대와 SPC에 공급하기로 한 송도 11공구 33만6,000㎡는 지난해 12월 31일 2단계 협약에 따른 토지매매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토지매매계약 예약’이라는 편법이 동원됐으며 연내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지만 연세대의 ‘양치기 소년’ 행태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더 이상 연세대에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구걸하며 끌려 다니지 말고 2단계 협약 파기와 1단계 잔여부지 회수에 나서야 한다”며 “그동안의 연세대 행태를 볼 때 송도 주민들을 볼모로 한 ‘갑질’을 멈추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병원 유치 등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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