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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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 (13)
  • 마을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0.09.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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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지하철은 달려온다》《우아한 세계》《마루호리의 비밀》《책숲마실》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3일부터 격주로 소개합니다.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우공책방 추천도서 : 《프레드릭》, 레오 리오니 그림·글, 시공주니어

언제 읽어도 좋은 책이 있습니다. 주인공 프레드릭은 다른 들쥐들이 겨울 양식을 모을 때 노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프레드릭도 양식을 차곡차곡 준비합니다. 춥고 어두운 겨울날을 위해 햇살을 모으고, 색깔을 모으고, 이야깃거리를 모읍니다. 한겨울 마침내 먹이가 다 떨어졌을 때 프레드릭은 들쥐들에게 금빛 햇살 얘기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마음속에 그려져 있는 색깔들을 보여주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얘깃거리가 동난 겨울을 이겨내게 합니다. 들쥐들이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라고 칭찬할 때 프레드릭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하죠. “나도 알아.” 《잠잠이》(분도출판사)로도 잘 알려진 이 책은 언제 읽어도 마음 따뜻합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지하철은 달려온다》, 신동준 지음, 초방책방

아이들 눈으로 보자면, 지하철보다 멋진 자동차는 없습니다. 덜컹대는 쇳소리를 내며 플랫폼에 들어오는 커다랗고 기다란 지하철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정말 멋집니다. 열차 문이 열리고 그 안에 들어가면 왠지 커다란 공룡 배 속에서 지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이런 일상의 재미도 아이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열차를 타본 아이라면 틀림없이 즐거워할 책, 《지하철은 달려온다》입니다. 작가는 지하철 승차권을 정성껏 오리고 붙여 승객들을 표현했는데, 이 승객들이 하나같이 입을 벌리고 있어요. 그리운 시절입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우아한 세계》, 우세계 지음, 이후진 프레스

“좋아서 시작했는데 웃을 일이 줄고 화가 늘었어요.”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작가 우세계는 자신이 하는 일을 이 한마디로 정의합니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것과는 거리가 먼 독립출판물이라는 세계. 처음엔 호기심과 열정으로 시작했다고 한다면 현실을 정확히 인지한 지금도 그 세계를 여행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우리도 그러지 않나요? 돈 안 되고 열심히 해도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 힘든데 계속 부여잡게 되는 어떤 에너지를 느끼고 있지 않나요? 네, 전 그게 사랑이고 그 세계를 우아한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에겐 어떤 우아한 세계가 있나요?

 

◇ 책방산책 추천도서 : 《마루호리의 비밀》, 허수경 지음, 이상권 그림, 파랑새

다비는 도깨비 아이들 중에서도 가장 작고 겁쟁이인 꼬마도깨비이다. 아이 도깨비는 누구나 일곱 살이 되면 부모한테서 선물 받은 말하는 나뭇가지로 호리를 찾아야 하지만 다비는 그것도 못한다. 어느 날 못된 붉은도둑대왕이 나타나 도깨비나라를 지켜주는 푸른용이 기운을 잃었다. 푸른용이 기운을 차리게 하려면 누군가 마루호리를 찾아와야 한다. 놀랍게도 보통 호리조차 찾을 수 없던 가장 작고 겁쟁이 다비는 검은풀 공격을 받고 나서 신기한 능력을 갖게 되고 마루호리를 찾아 도깨비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운명이 주어진다. 2018년 작고한 허수경 시인의 판타지 동화로 어린이들에게 “약한 사람도 꿈을 꾸고 뭔가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약한 사람들에게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 가운데 자신이 약한 사람이라고 느끼는 분들 있겠지요. 그럴 때 나는 특별한 꿈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했다.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책숲마실》, 최종규 지음, 스토리닷

서른 해 동안 다닌 즈믄(1,000)군데 책집 발자취 가운데 140곳 이야기를 담아낸 책입니다. 2011년 인천 아벨서점부터 2020년 천안 뿌리서점까지 책집을 다닌 이야기와 책집에서 만난 책 이야기가 자분자분 스며들어 있습니다. 첫 책숲마실을 헌책방에서 시작하여 일부러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동네 깊숙히 자리한 독립서점까지 허투로 걸음하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노라면 반가운 책방지기들이 떠올라 절로 웃음 짓습니다. 책 뒷부분에는 [또다른 책숲]이란 제목으로 딸 사름벼리의 글과 그림이 실렸습니다. 자연에서 자라며 보고 느낀 사름벼리의 맘을 읽게 됩니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책집들 중에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책집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도서정가제 폐지 논란과 코로나19로 인해 동네책집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마다 다른 빛깔로 마을빛을 내는 책집들, 즐거이 발걸음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립니다.

*《책숲마실》이란 책 제목에서 '책숲'이란 무슨 뜻일까? 최종규 작가는 "모든 책은 숲에서 왔기에, 이 숲을 담은 책을 어디에서나 즐겁게 읽으며 아름답게 피어나기에, 우리 스스로 활짝 웃고 노래하는 살림을 지으면서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는 길을 나아가기를 꿈꾸기에, '책 + 숲 + 마실'이란 이름을 지어 보았습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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