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윤석열 장모 녹취 입수... "도이치 모터스 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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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윤석열 장모 녹취 입수... "도이치 모터스 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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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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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캡처

서울대 우희종 교수 등 시민 4만여명의 명의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가 지난 17일 검찰에 제출되고, 민주당이 이 고발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한 가운데 뉴스타파가 '도이치 모터스 내가 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윤 총장 장모의 녹취를 입수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스타파는 지난 2월,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가 경찰의 내사 보고서에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 씨가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선수’에게 자신의 계좌와 주식, 돈을 맡기는 이른바 ‘전주’ 역할을 했다는 것.

뉴스타파는 이와 관련해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모 씨가 자신도 도이치 모터스 건과 관련돼 있다고 말한 녹취를 입수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녹취에는 최 씨가 지인과 대화 중 “도이치 모터스는 내가 했다”고 시인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 이 녹취에는 최 씨가 성남시 도촌동 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허위 잔고 증명 위조를 담당했던 김건희 씨의 지인 김 모 씨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도 깊숙이 개입했음을 시인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윤석열 장모 최 씨의 녹취는, 최 씨가 지난 2월 25일 지인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윤 총장 아내 김건희 씨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뉴스타파가 보도한 지 8일 뒤의 시점이다.

▲ 뉴스타파는 지난 2월 17일 윤석열 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 뉴스타파가 이번에 입수해 공개하는 윤 총장 장모 최 씨의 녹취는 그로부터 8일 뒤, 최 씨가 지인과 대화하는 내용이다.

○ 지인 : 저기 회장님 따님 주식 갖고 또 지랄하더만..
● 최 씨 : 그건 상관 없어, 왜냐하면 (딸은) 주식은 한 일도 없고, 그때 우리 애가 교수직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 것도 안 했어. 아무 것도 안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게 뭐지? 그 시효가 다 지난 거래.
○ 지인 :
● 최 씨 : 다른 사람이 했어도 다… 그랬기 때문에 걔네들(수사 기관으로 추정)이 손을 못 댄 거지. 그렇지 않았으면 가만히 있나?
○ 지인 : 그러네. 그러니까...
● 최 씨 : 응, 다 지난 거야.
- 윤석열 장모 최 씨와 지인과의 통화 녹취 중

대화의 전반부에서, 지인이 도이치 모터스 관련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묻자 최 씨는 자신의 딸인 김건희 씨가 “교수였기 때문에 주식은 한 일이 없다”고 대답한다. 그러면서도 공소 시효가 이미 지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뉴스타파가 보도한 경찰 내사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이고 그 이득 금액이 50억 이상이라면 공소시효는 아직 남아있다. 경찰 내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전’의 완료 시점이 2011년 2-3월이고 이득 금액이 50억 원 이상일 경우 공소 시효는 10년이기 때문이다.)

 

주목할만한 것은 그 다음 대목이다. 지인은 이렇게 묻는다.

○ 지인 : 그러니까 그때 도이치 그거는 회장님이 했었잖아.
● 최 씨 : 어 그럼.. 그거는 벌써 2천 몇 년인가 뭐…
○ 지인 : 그래서 나는 ‘왜 회장님이 한 건데 왜 따님이 한 걸로 나오지?’ 속으로 그랬다니까.
● 최 씨 : 응, 그러니까
○ 지인 : 아이 참, 아이고, 그래요. 회장님 알겠어요
- 윤석열 장모 최 씨의 통화 녹취 중

 

지인은 도이치 모터스와 관련한 어떤 행위(그것이 투자이든 주가 조작이든)를 회장님, 즉 최 씨가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최 씨는 이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 “어 그럼”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2천 몇 년인가”라고 그 시기까지 더듬어 기억하는 모양새다.

뉴스타파는 지난 2월 김건희 씨의 도이치 모터스 사건 연루 의혹을 보도하면서, 경찰의 내사 보고서에 등장하기 이전에 이미 김건희 씨가 도이치 모터스 주주가 됐다고 보도했는데 그 시기는 2009년 5월이다. 당시는 도이치모터스의 우회 상장 직후로, 권오수 회장은 김건희 씨에게 주식 8억 원 어치를 장외매도했다. 이 사실은 금감원 공시 자료에 기록돼 있다.

 “도이치 모터스는 내가 했다, 이천 몇 년에..”라는 최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2009년 5월 8억 원 어치의 주식을 장외매수했을 때 명의는 김건희 씨로 되어있었지만 실질적인 소유주는 최 씨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경찰 내사보고서에 따르면 8개월 뒤 주가 조작 ‘선수’ 이 모 씨를 직접 만난 것은 최 씨가 아니라 김건희 씨였다. 따라서 김건희 씨와 최 씨가 함께 ‘작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건희 씨의 역할이 명의를 빌려준 데 그쳤는지, 돈 심부름까지 했는지, 아니면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가담했는지는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총장의 장모 최 씨가 도이치 모터스의 주주임을 자처했다는 다른 지인의 증언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 지인은 과거 최 씨와 수억 원의 돈 거래를 하는 등 밀접한 관계였지만 지금은 최 씨와 법적 분쟁 중인 인물이다. 그에 따르면 2010년 초, 자신이 타던 BMW 차량이 고장이 나자 최 씨가 자신에게 “내가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했고 권오수 회장과도 잘 아는 사이니 가서 내 이름을 대고 고치라”고 권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가 근거를 요구하자, 그는 자신이 차량을 고친 수리비 내역서를 보내왔다. 수리비 내역서에 따르면 이 지인이 차를 고친 시점은 2010년 2월, 경찰 내사보고서가 지목한 김건희 씨의 주가 조작 가담 시점이자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장외 주식을 매수한 지 8개월 뒤이다.

▲ 윤석열 총장 장모 최 씨의 또다른 지인이 뉴스타파에 제시한 BMW 차량의 수리 내역. 이 지인은 최 씨가 “내가 도이치모터스 주주이니 내 이름을 대고 차를 고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윤 총장 장모 최 씨의 녹취 가운데는 최 씨가 2013년과 2016년 사이 진행한 이른바 도촌동 땅 투자와 300억 허위 잔고증명 위조 사건에 관한 얘기도 나온다. 뉴스타파는 지난 4월 이 사건의 전말을 보도한 바 있다.

최 씨 : 그거를 48억 대출을 어떻게 해서 받았냐면, 그 땅을 이제 우리가 샀잖아. 계약만 했잖아. 계약을 했는데 잔금을 못 치뤘잖아. 못 치루니까 000이 신안저축(은행)에서, 000이 돈을 빌려가지고 여기를 이렇게 뭐 어떻게 개발한다는 개발 계획서 넣고 어떻게 해서 또 분할도 해주고.. 분할하고 사업계획하고 해서 감정가를 높였어. 감정가를 높여가지고 48억을 대출받은 거지.
- 윤 총장 장모 최 씨의 대화 녹취 중

최 씨는 지난 2013년 동업자 안 모 씨와 함께 경기도 성남시 서울 도촌동의 땅 6필지, 55만 3천 제곱미터를 40억 원에 매입했는데 자신의 가족 회사를 통해 채권을 사들이고 땅을 경매에 붙이는 방법으로 동업자 안 씨를 배제시킨 뒤 약 50억 원의 투자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 이른바 허위 잔고 증명서 위조 사건이다. 허위 잔고 증명서를 직접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김 모 씨는, 윤 총장 아내 김건희 씨의 지인이다. 김 씨는 허위 잔고 증명서를 위조했을 뿐 아니라 최 씨의 차명법인을 물색하기도 한 인물이다. 그런데 위 최 씨의 대화에서 나오는 000이 바로 그 김 모 씨다. 김 씨를 통해 감정가를 인위적으로 높여 대출 한도를 높이는 작업까지 했다고 최 씨가 시인한 것이다.

이들이 도촌동 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저지른 사문서 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최 씨와 김 씨, 동업자 안 씨가 재판에 넘겨졌으며, 최 씨 및 김 씨의 재판과 동업자 안 씨의 재판은 별도로 분리되어 진행 중이다. 동업자 안 씨는 재판부에 국민참여 재판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등은 지난 4월 7일, 윤석열 총장 아내 김건희 씨의 주가 조작 연루 혐의를 고발했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검찰은 수사의 첫 단계인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반면 경찰은 뉴스타파에 내사 보고서를 제보한 현직 경찰관에 대해 이미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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