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 종합병원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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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 종합병원은 언제?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9.2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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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세브란스, 계약내용 비공개 논란으로 시끌
청라의료복합단지, 사업자 선정 무산 이후 안갯속
영종 종합병원, 연구 용역 마무리 수준

인천경제자유구역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대형종합병원 유치사업이 하세월이다. 사업성 문제와 사업자 선정 무산 등 각종 이유로 차질을 빚으며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인천시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인천지역의 인구 1천명당 병상수는 11.51개다. 이는 광역시 중 꼴찌에 해당한다.

17개 시·도로 범위를 넓혀도 13번째로 하위권이다. 인천보다 병상 수가 적은 곳은 세종시(4.04개), 제주도(7.4개), 서울시(8.86개), 경기도(10.22개) 등 4곳 뿐이다.

특히 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는 계획인구가 53만7천7백43명에 달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지만, 대형종합병원이 한 곳도 없는 의료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14년째 지지부진 송도 세브란스, 최근에는 계약내용 비공개 논란까지


송도 세브란스 병원 조감도
송도 세브란스 병원 조감도

인천시와 연세대는 2006년 1월 송도 국제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시가 송도 7공구와 11공구 약 182만㎡를 두 단계로 나눠 조성원가로 공급하는 대신 연세대는 2010년까지 캠퍼스와 세브란스병원, 교육연구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이 협약에 따라 연세대에 1단계 캠퍼스 용지로 약 92만㎡의 부지를 헐값 수준인 3.3㎡당 50만원에 내줬다.

하지만 2010년 3월 개교한 국제캠퍼스와는 달리 세브란스병원은 사업성 부족과 대학 내부 사정을 이유로 건립 계획이 지연돼왔다.

캠퍼스 1단계 조성 사업에서 약속한 해외연구기관 유치, 재단 설립 등 핵심 산업도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이후 인천시와 연세대는 2018년 3월 2단계 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2020년 착공, 2024년 준공' 일정을 목표로 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인천시가 특혜·땅장사 논란에도 연세대에 송도캠퍼스 2단계 용지를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조건부 승인한 것은 선거용 특혜"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세대가 병원 건축설계 계약을 체결한 삼우종합건축사무소와의 계약내용을 시와 시의회에 비공개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신은호 의장은 인천경제청에 건축설계 계약 내용 공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연세대에 발송할 것을 요구하고 시의회도 정식으로 공개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선 병원 건립이 계속 지연되자 연세대에 주기로 한 각종 혜택을 모두 철회해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무산으로 ‘정체’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청라의료복합타운 조감도

청라국제도시에 추진 중인 ‘청라의료복합타운’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26만1천㎡ 규모 사업 부지에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시설, 업무·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앞서 차병원그룹과 사업이행협약(MOA)을 체결하고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4월 개최된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사업자를 공개 공모하도록 의결됨에 따라 공모를 진행해왔다.

이후 인천경제청은 지난 1월 서울에서 열린 사업 공모 설명회에 시공사, 시행사, 병원, 금융사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이 발표가 무색하게 두달여 뒤인 3월까지 사업자 선정 공모를 실시한 결과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와 관련 강원모 의원(남동구4)은 지난 6월 열린 본회의에서 ”인천경제청은 코로나19로 투자자들이 참여를 망설였다고 분석했지만, 이는 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와 해당 부지에 대한 가치가 크게 손상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경제청은 해당 부지가 오랜 기간 미개발지로 남아있어 조속한 개발이 필요하고, 청라지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인 만큼 공모계획을 보완해 재공모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영종 종합병원 연구 용역 이달 마무리


영종하늘도시 조감도
영종하늘도시 조감도

영종국제도시에 종합병원을 유치하는 사업 역시 아직 갈길이 멀기만 하다.

중구 운남동 영종하늘도시 내 10만5천m² 부지에 응급의료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연구 용역은 지난 3월 착수해 이달 마무리했다.

이번 용역을 수행한 연구기관은 종합병원 308병상과 해외 입국 초기 감염대응을 위한 권역 감염병 전문 병원 36병상이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평상시에는 연수원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다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발생 때 격리 시설로 활용할 생활치료센터 350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히 해외 입국장의 감염관리가 취약해 세계적인 감염병이 국내에 확산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국립 종합병원' 형태의 의료기관을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의료기관 건립비는 용지 보상비를 포함해 종합병원 2,316억 원,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769억 원, 생활치료센터 1,770억 원으로 추산됐다. 국립이 아닌 200병상 규모 민간 종합병원일 경우 총 880억 원으로 추정됐다.

시는 현재 서울대 병원 등 국비가 투입될 수 있는 국립 의료기관의 영종도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보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반영해 이달 말 용역을 마무리하고, 종합병원 유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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