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仁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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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덕목"
  • 김주희
  • 승인 2011.05.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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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에 만난 공자] '이우재의 논어 읽기' - '仁(인)'에 대해

취재: 김주희 기자


子貢問曰(자공문왈),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유일언이가이종신행지자호)?"

子曰(자왈), "其恕乎(기서호)! 己所不欲(기소불욕) 勿施於人(물시어인)." <논어 위령공편 23장>

11일 '인'(仁)을 주제로 두 번째 '논어읽기' 강의에 나선 이우재 '온고재'(溫故齋) 대표는 "입장을 바꿔 생각할 줄 알아야 인(仁)을 행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인편 12장의 '放於利而行(방어이이행) 多怨(다원)'에서 말하는 바 利(이)만을 쫓다보면 갈등과 모순이 첨예한 사회가 되기에, 仁은 "더불어 협동하고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드는 덕목이다"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렇다고 공자가 '仁'만 강조한 것은 아니라면서 설명한 게 <안연편 22장>이다.

여기서 공자는 제자 번지(樊遲)의 '仁'에 대한 물음에 '愛人'이라고 한 뒤, 다시 '知'에 대해 묻자 '擧直錯諸枉(거직착제왕)이면 能使枉者直(능사왕자직)이다'라고 답한다.

순(舜) 임금이 고요(皐陶)를, 탕(湯) 임금이 이윤(伊尹)을 각각 등용하니 어질지 못한 자들이 사라졌다(不仁者遠矣)는 역사적 사실을 공자가 빗대 仁과 '知'를 설명한 것이다.

이는 '정직한 사람을 등용해 비뚤어진 사람 위에 놓으면, 비뚤어진 사람도 정직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잘못된 인사 정책을 비판할 때 곧잘 인용되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사람이 좋기만 하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공자는 仁과 知가 같이 간다고 본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仁의 방법론으로서 그 핵심이 '恕'라고 강조하면서 예로 든 것이 바로 <논어 위령공편 23장>이었다.

이 대표는 "자공이 '평생토록 좌우명으로 삼고 행할 말을 묻자, 공자는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라고 답했다. 그것이 바로 '서'(恕)다"라고 말했다.

한자로 恕는 용서하다, 헤아려 동정하다 등의 뜻을 담고 있다. 공자가 말한 恕를 헤아려 동정하다는 뜻으로 풀이하며, "나와 남을 똑같이 놓고 보라는 것이다. 恕를 해야지 남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옹야편 28장>을 또 예로 들었다.

子貢曰(자공왈),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何如(하여)? 可謂仁乎(가위인호)?”

子曰(자왈), “何事於仁(하사어인) 必也聖乎(필야성호). 堯舜其猶病諸(요순기유병제). 夫仁者(부인자) 己欲立而立人(기욕립이립인) 其欲達而達人(기욕달이달인). 能近取譬(능근취비) 可謂仁之方也已(가위인지방야이)”

이 대표는 "자공이 '천하 만백성에게 은혜를 베풀고 구제할 수 있다면 仁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하고 묻자, 공자는 '그건 仁의 차원이 아니라 聖의 경지다'라면서 능동적 의미의 仁을 이야기 한다"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공자는 내가 출세하고 싶다면 남도 출세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고, 가까운 것에서 비유를 취하면 그것이 인을 베푸는 방법이라고 했다"면서 "仁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고, 가까운 것을 헤아려 보면 남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라고 했다.

공자와 증자의 선문답 같은 대화를 담은 <이인편 15장>도 이런 공자의 뜻을 잘 담았다고 말했다.

子曰(자왈), “參乎(삼호)! 吾道一以貫之(오도일이관지).”

曾子曰(증자왈), “唯(유).”

子出(자출). 門人問曰(문인문왈), “何謂也(하위야)?”

曾子曰(증자왈), “夫子之道(부자지도) 忠恕而已矣(충서이이의).”

공자가 '나의 가르침은 하나로서 관통했다"고 하자 증자가 '예'라고 답을 하니 이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뜻을 되묻자, 증자는 "선생님(공자)의 가르침은 忠恕일 뿐이다"라고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여기서 忠은 誠(성)을 말한다"면서 "내 스스로 완전한 인간이 되려고 정성을 쏟고 남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했다.

忠恕가 곧 仁인 것이다.

공자는 <이인편 3장>에서 “惟仁者(유인자) 能好人(능호인) 能惡人(능오인)”이라 했고, <이인편 4장>에서는 “苟志於仁矣(구지어인의) 無惡也(무오야)”라고 했다.

이 대표는 "공자는 인자만이 사람을 사랑할 줄도 미워할 줄도 안다고 했지만, 진실로 인에 뜻을 둔다면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한방에서 중풍을 '不仁'이라고 하는 것이 仁이란 말을 정확힌 짚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중풍이란 게 신체의 한 부분을 제 의지로 쓸 수 없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결국 내 신체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다"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사장과 노동자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면 소통할 수 없고 그러면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나만 잘 살고자 하는 것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 서로가 서로를 돕고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바로 공자의 '仁'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우재의 논어읽기' 세 번째 강의는 오는 18일 오후 7시 남동구 간석동 <인천in> 회의실에서 '예'(禮)를 주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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