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종사자 독감 무료접종 간절한데... 성의 없는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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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종사자 독감 무료접종 간절한데... 성의 없는 인천시
  • 이미영
  • 승인 2020.10.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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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미영 /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인천지부 지부장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인천지부는 지난 9월1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인천요양종사자 전원 독감 무료접종을 촉구하기 위해 박남춘 인천시장의 면담요청을 민원실에 접수했다.

우리는 9월 18일에야 겨우 관련 과장 면담을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성의없는 답변뿐이어서, 9월 25일에 2차로 시장면담을 요청하였다. 그 후 추석명절이 지나고 10월 19일에 최종 답변을 메일로 받았다.

답변은 '시장 면담도 불가하고, 독감 무료접종도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인천 요양종사자는 약 52,745명인데, 이 중 요양보호사는 46,292명 정도(출처: 인천시청 홈페이지/ 2020년 3월 말 기준)며 이 중 2019년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요양보호사 독감무료접종사업이 선정돼 2억3144만원을 확보, 약7,456명의 요양보호사가 일부 혜택을 받기로 되어있었다고 알렸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국가에서 무료접종 대상자를 확대하여 만62세 이상부터 접종대상에 포함된다는 사실도 알렸다.

우리는 그래서 이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 요양종사자들에 대해 독감 무료접종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이는 처우개선에 앞서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요양시설에 대한 코로나 긴급대책의 하나로 인천시 코로나 대응방안에 추가해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하지만 답변에 대한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인천시의 민원을 대하는 태도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1차 민원접수 후 아무 연락이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민원실, 비서실, 소통협력관실, 관련과 등등 여기저기로 전화를 돌리더니 결국은 아무도 책임지고 있지 않았다.

겨우 겨우 얻어낸 답변이 시장면담은 불가하고 건강체육국장과 면담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9월18일이다. 9월18일 면담일이 되었는데 면담시간 10분전에 연락이 오길, 코로나 업무로 국장이 갑자기 못나오고 과장이 나온다고 하였다. 무슨 긴급상황이 생겼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고 업무차 못나온다고 한다. 긴급상황도 아닌데 10분 전에 겨우 겨우 잡은 면담을 그렇게 무책임하게 대할 수 있나?

면담에 나온 과장은 앉자마자 하는 얘기가 코로나와 인플루엔자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더욱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요양종사자 인원과 접종비를 추산한 예산액을 우리 더러 세워보라는 것이었다. 민간이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해도 인천시는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30분간 얘기하다가 과장이지만 실무도 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듣고 면담을 마무리했다. 그 후 몇 차례 과장님 자리로 전화를 했지만 언제나 부재중이었고 메모를 남겨놔도 한 번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면담 후 보내온 답변서에는 ‘질병관리본부 고시에 의거하여 우선접종 권장 대상에 따라 시행하고 있고 그 이상 확대하는 것은 어렵고, 현재 백신수급이 어려운 점을 들어 불가하다고 했다. 또한 서울시는 관련 조례에 근거하여 지원하는 것이고, 인천은 그 담당이 다른 과에 있다는 답변이었다.

10월19일, 면담 요청 답변 기일을 꽉 채워 보내온 2차 민원에 대한 답변도 같은 내용의 반복이었다. 여전히 민원에 대한 검토를 적극적으로 하기 보다는 책임회피성에 불과했다.

우리가 그 똑같은 답변을 듣기 위해 한 달 반 동안 시청에서 매일 1인 시위를 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로 인해 연일 언론과 방역당국에서는 장기요양시설에 대한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있고, 실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의 발생 빈도가 높다. 이는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으로 발생이 될 것이며, 늘 사후대책과 염려 속에서 불안한 일상이 반복될 것이다. 더욱이 독감 유행이 우려되는 시기가 도래한 만큼 그 예방조치는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제때 이뤄져야 한다. 지금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어르신의 안전은 물론이고 코로나 확산을 막는 데에 또 다른 치명적 어려움이 부딪칠 수 있다.

장기요양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어르신들이 가족을 못 만나면서 치매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고 밤중에 소리를 지르시는 등 그 전과 다른 돌출행동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다.

요양종사자들은 가고 싶은 것도 참고, 여러 면에서 코로나 종식을 위해 참고 위험을 감수하며 현장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다.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을 매일같이 직접 면대면을 하고 있는 이들이 없다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질 것이다. 이 위기 속에서 필수노동에 대해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종사자 전원 무료접종을 실시하는 서울시도 관련 조례가 꼭 없더라도 코로나를 막기 위해서는 위험성이 가장 큰 곳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고려돼야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소에도 ‘옴’이라는 질병이 만연한 요양시설, 코로나 위기를 맞으며 전면적인 방역실시와 장기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나마 미추홀구에서 우리 지부가 제기한 것을 적극 받아 인천에서 최초로 요양보호사 전원 독감무료접종을 실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

시청 앞 1인 시위를 마치며, 인천시가 코로나 대응을 함에 있어 보다 현장에 소리에 귀 기울이고 앞으로를 내다보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가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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