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그려진 동네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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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그려진 동네그림
  • 이진우
  • 승인 2020.11.02 11: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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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동네걸음](11)

인천시 부평구 십정1동, 선린교회 사거리에서 부평여상 사이의 동네는 60년대 말, 70년대 초 서울과 인천의 철거 지역에서 옮겨온 주민들이 야트막한 산자락을 차지해 동네를 이루고, 그 뒤 주안 수출 5, 6공단이 들어서자 일터를 좇아 노동자 가족들이 모여들면서 저소득층 주거 밀집지역으로 급작스레 커진 곳입니다.

이 마을은 재개발을 한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한다...는 말이 많으면서 빈집이 늘어 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가을이 되면 마을축제가 열리고 노래자랑대회에 화실이 있는 구시장골목 사람들이 출전을 해서 노래를 하시고 춤도 추십니다. 마을축제에 맞춰서 그림전시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중에는 동네의 모습을 동네에 벽화로 그리는 작품이 다섯개나 되었습니다. 
 

소방도로 오르막길 / 200×160cm / 시멘트 미장위에 에멀젼도료
소방도로 오르막길 / 200×160cm / 시멘트 미장위에 에멀젼도료

소방도로는 오르막길이다. 그래서 소방도로는 내리막길이다. 
눈이 오면 아이들은 포대로 썰매를 탄다. 도로가 울퉁불퉁해서 엉덩이가 아플거 같지만 재밌어 한다. 나는 안탄다.

 

전시를 보러 마을을 찾아온 이들에게 전시작품을 설명하며
전시를 보러 마을을 찾아온 이들에게 전시작품을 설명하며

 

열우물의 초저녁 달 / 160×240cm / 시멘트미장위에 에멀젼도료
열우물의 초저녁 달 / 160×240cm / 시멘트미장위에 에멀젼도료

저녁 하늘에 저 위에 광천수퍼 위로 둥근 달이 떠 있다.
하얀달, 아직은 푸른색이 묻어 있는 저녁 하늘, 
배고프다, 달을 젓가락으로 집어 한 입에 아삭-

 

열우물의 밤 / 200×165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열우물의 밤 / 200×165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어딜 갔다가도 화실로 오는 길에는 늘  소방도로 꼭대기에서 우리동네를 만난다. 
그리고 조금 걸어 내려와 보이는 우리동네를 그렸다.
이 자리에서 보이는 동네를 좋아하는데 이제는 많은 집들이 비어, 불빛이 없어 가로등 노랭이 빛만 보여 아쉽다.

그래도 창문으로 비치는 불빛은 이야기 같은데 ......말이다. 
 

골목의 아버님들 / 200×160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골목의 아버님들 / 200×160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화실 앞 골목에 사시는 두 분 아버님들과 친하다. 배씨 아버님이 건강하셨을 때는 
그래도 같이 삼겹살도 구워먹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계시다. 
오른쪽 이씨 아버님은 늘 에너지 파워 업이시다. 
이 벽화그림은 전시기간이 지난 후에 아버님의 요청으로 지워졌다. 

 

눈이 온 동네 / 200×160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눈이 온 동네 / 200×160cm / 시멘트 미장 위에 에멀젼도료

보이는 저 집, 모니라는 강아지가 살아 모니네 집으로 부르고 있는데 얼마전 LH공사에서 무너지면 아랫집 지붕 위를 덮친다고 미리 안전하게 무너 뜨렸다.
종이비행기 벽화가 있던 모니네 집은 바로 부근 무지개 벽화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갔다.

동네에서 동네를 그리고 동네에 전시를 하는 것은 얼마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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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연희 2020-11-08 20:50:08
인간 사는 세상 냄새가 풀풀 나는 글과 그림
동네를 벽화로
골목의 아버님을 벽화로
빈집이 많은 동네
창문으로 비치는 불빛은 이야기
읽을수록 볼수록 훈훈합니다~

이진우 2020-11-08 19:15:47
암튼 제글을 꾸준히 읽어보신다니 감사의 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여기에 올립니다. 매우 감사합니다.

이진우 2020-11-08 17:50:39
어제는 왜 산곡동 그림은 올리지 않나요? 산곡동이야기도 해줘야죠...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열우물 마을만 쓰고자 하지는 않으나 열우물 이야기가 한도끝도 없는데, 암튼 요청이 아니드래도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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