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다락방에서 세월의 지혜와 감동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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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다락방에서 세월의 지혜와 감동을 나누다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20.11.1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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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회 배다리 시낭송회, 월요문인회 초청해 10개월 만에 열려
세월의 무게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시와 수필로 공감대 넓혀

 

136배다리 시낭송회114()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월요문인회 회원을 초청해 열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월18일 제135회가 열린 이후 못열리다가 이번에 10개월만에 열린 자리였다. 136회 시낭송회는 1단계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회원들만 함께 하는 자리로 조심스럽게 마련되었다.

월요문인회는 정민나 시인의 지도로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글쓰기반에서 글 공부를 함께 한 회원들이 만든 문학 활동 동아리로 올해 결성됐다. 허회숙 전 인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을 대표로 그 동안 카페, 지역사회 교육 사무실 장소를 빌려 글쓰기 합평을 해왔다.

17명의 회원들은 시와 수필, 소설을 주로 쓰지만 독서감상문, 자서전, 논설문 같은 글도 쓰면서 열정적으로 문학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시낭송회를 기점으로 앞으로 작품 발표회, 야외 시낭송회, 시화전 개최, 회원 문집 발간, 개인작품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

월요문인회는 글을 사랑하는 65세 이상의 회원들만 참가할 수 있다. 이날 낭송된 회원들의 시와 수필에는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살아온 삶의 체험담과 지혜가 담겨 있어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회원들은 이미 합평 시간에 함께 나눈 글들이지만 고쳐쓰기 과정을 통해 완성된 글들을 자신들이 다시 읽으면서 서로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었다

글과 함께 하는 회원들의 제 2의 삶이 이제 또 다른 꽃으로 피어나 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가꾸고 있다. 회원들은 글을 쓰면서 또 공감대를 나누면서 주위 많은 이들에게 행복바이러스를 전해주고 있다.

월요문인회원들의 이날 시낭송회에는 정민나 시인,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 인천in 송정로 대표, 인천문화재단 담당자도 참석해서 응원을 보내주었다. 곽현숙 대표는 이 자리서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노래를 불러 배다리 시다락방 공간이 전해주는 사람 사는 이야기의 감동을 나누었다.

137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12월26() 오후 2시에 참석자들의 창작시와 애송시로 진행되는 나도 시인이 되는 날로 진행된다.

 

 

 

석이() 이야기

 

허회숙

 

 

담임 배정 첫 대면 날 찬바람 속 운동장

학생들 대부분이 나보다 훌쩍 큰 키

교복 단추 풀어 헤치고 삐딱한 교모 쓴 채

다리 흔들거리던 뒷줄 학생들

 

총검 안고 낮은 포복, 운동장 기는 교련시간

엎드려 뻗쳐 자세한 채 마포자루로 수십 대씩 맞고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신음에

군대인가 학교인가 허둥거리던 내 마음

 

두 달이 지나도록 반복되는 시행착오

묘수도 작전도 못 찾고 헤매고 있는 나에게

아침 자율학습 지도 자청하고 나선 학생

진해에서 유학 온 유도선수 석이(

 

천리 타향 인천으로 큰 누나 믿고 상경하여

새벽부터 학원 청소로 숙식 문제 해결하며

친구들 점심 도시락으로 아침밥 먹던 그 애는

첫날부터 같이 놀던 운동부 친구들부터 제압한다

 

경상도 사투리 속 유머로 친구들 마음 헤아리고

속 깊은 의리로 친구들 사정 보살피니

어느 새 운동 시합마다 우승 학급이 된 우리 반

선생님들의 부러움 속에 화합의 꽃 피워낸다

 

옛 은사님 권유 받고 담 넘어 찾아간 곳

둘레 길 품은 웅봉산 기슭 넓디 넓은 캠버스

, 여름, 가을, 겨울, 사계(四季)가 모두 한 폭의 풍경화로 변하고

무감독 시험의 전통이 지금도 이어져오는 남자고등학교

30대 반 허리 잘라 오르내리던 그 곳

 

어둠속 애벌레로 긴 세월 보낸 후 사랑의 날개 얻는 매미

온 산 가득 매미소리 울려퍼지는 웅봉산 기슭에서

나는 비로소 사랑의 노래를 듣는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그 시절 그리운 목소리들……

 

사진1
월요문인회 회원이 각자의 시와 수필을 낭송하며 지나온 삶의 공감대를 넓혀 나갔다.
사진2
14일 열린 시낭송회에는 월요문인회 회원들 17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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