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 -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구월동 로데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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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 -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구월동 로데오거리
  • 서예림 기자
  • 승인 2020.11.16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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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 구월동 로데오거리 젊은이들로 북새통
거리에서도, 업소 안에서도 '거리두기' 지켜지지 않아
헌팅포차, 감성주점 안은 보기에도 아찔한 방역 사각지대
한동안 중단됐던 버스킹 공연도 재개돼
지난 14일 오후 11시 구월동 로데오거리 광장 모습. 

“생각보다 날씨도 춥지않은데 더 이상 집에만 갇혀 있을 수 없잖아요”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일째 200명을 넘어서며 3차유행기에 진입했다는 경고등이 켜졌지만 주말 인천 구월동 로데오거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으로 돌아간듯 했다.

지난 14일 밤 11시. 밤 늦은 시간이지만 로데오거리는 주말 밤을 즐기려는 20·30대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방역 당국의 모임 자제 당부에도 불구하고 주점, 카페마다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뤄 '벌써 이래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날 오후 3~4시 께 부터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해 이날 저녁 7시부터는 대기 줄이 없는 술집과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을 찾을 수 없었다. 

주점 입구는 입장하는 손님들의 QR코드 체크인을 도와주거나 손님들의 신분증과 출입명부를 확인하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했지만 주점 밖 거리는 입장을 기다리는 젊은이들로 붐벼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 의무착용 첫 주말이라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입장 차례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은 '턱스크', '코스크'를 한 채 다닥다닥 붙어 담배를 피거나 대화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간혹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손에 쥔채 거리를 활보하는 청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14일 오후 11시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찾아볼 수 없는 로데오거리의 한 술집 내부 모습.
로데오거리 한 주점 안에 테이블 간 1m 간격 유지가 지켜지지 않은 채 손님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있다.

주점 안에서도 방역수칙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름이 알려진 주점들은 대부분 테이블이 만석이었지만 앞뒤, 옆 테이블과 간격이 1m가 채 되지 않았고,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투명 칸막이도 없었다.

또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고 테이블을 옮겨 다니며 헌팅을 하는 등 테이블 간 이동금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직원들의 주의나 제재는 없었다.

A주점에서 헌팅을 시도하는 한 20대는 “조심한다 해도 어디서든 감염 위험은 있다”며 “QR코드도 찍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어 “술을 마실 때 마스크를 벗어야하고 얼굴을 보면서 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A주점 직원은 “QR코드 체크인을 안내하고 있고, 방역수칙도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하면서도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헌팅하는 손님들에게 주의를 줘도 잠깐 그때뿐”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로데오거리의 한 헌팅포차 입구에 대기하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14일 밤 12시 로데오거리의 한 감성주점 무대가 손님들로 가득 차있다

이날 밤 12시. 헌팅포차와 클럽형태의 감성주점에서는 방역수칙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업소마다 밖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진을 쳤고, 안에는 마스크는 썼지만 거리두기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춤을 추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자칫 확진자라도 끼어 있으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아찔한 모습이었다.

B업소에서 만난 20대 남자 손님은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주점을 찾았다"며 “방역수칙 준수도 좋지만 술을 마실 때마다 마스크 쓰고 벗는 것을 어떻게 반복하냐”고 말했다.

로데오거리에서는 한동안 사라졌던 '버스킹' 공연도 재개됐다. 중앙 광장에서는 이날 3~4개 팀이 나와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은 구경하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 관객들은 서로 어깨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붙어 앉아 있었다.

버스킹 공연을 한 인디밴드 멤버 C씨는 “주로 구월동에서 공연하지만 오늘처럼 인파가 많고, 큰 호응을 받은 건 오랜만”이라며 “거리두기 없이 바짝 붙어앉아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면 코로나 감염이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밤 로데오거리는 자정을 넘겨서까지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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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을 구경하려고 로데오거리 광장에 모여 있는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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