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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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22)
  • 인천in
  • 승인 2020.12.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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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
《낯선 기억들》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염소 4만원》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사계절

책방엔 생각보다 어린이 손님이 많이 찾습니다. 책방 일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어린이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입니다. 솔직하고 해맑고 표현을 잘 하는 모습에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때론 저를 깜짝 놀라게 할 인생 명언을 툭 뱉는다거나 뜻밖의 해결책을 이야기하거나 종일 자신의 무용담(축구 시합에 나선 이야기 등등)을 꺼내는 친구들을 보면 진짜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그 자체로 훌륭한 인격체인 어린이들을 우린 보살펴야 하고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만 본 것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런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그려낸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감히 2020년 최고의 책으로 꼽고 싶을 정도입니다. 코로나로 우울하고 사람이 미워만지는 요즘, 우리 다시 어린이의 세계로 돌아가보면 어떨까요?

 

◇ 나비날다책방 추천도서 : 《아흔 살 슈퍼우먼을 지키는 중입니다》, 윤이재 지음, 다다서재

대학을 마치고 취준생인 20대 손녀가 90대 치매 할머니를 돌보며 쓴 2년의 기록이다. 할머니는 농부로서 80년을 살아왔지만, 직업으로써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농사짓는 게 전부라며 괄시를 받아왔다. 20대 손녀가 이제는 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할머니 곁을 지키며 돌봄의 일상을 글로 담아냈다.

‘할머니를 기록하며 할머니의 며느리가 보였고, 할머니의 딸들이 보였다. 그리고 내가 보였다. 나의 세상이 어떤 희생으로 만들어졌는지 직면하게 되었다.’ 할머니의 삶을 통해 가부장제 안에서 지워진 여성의 위치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는 저자의 글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을 그렇게 우울하지만은 않다. 돌봄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따갑게 살펴주고 있다.

 

◇ 책방산책 추천도서 : 《낯선 기억들》, 김진영 지음, 한겨레출판

죽음을 꺼내면서도 삶을 말하고, 아픈 이별을 떠나보내면서도 사랑을 껴안았던 철학자 故 김진영 선생의 세 번째 산문집 <낯선 기억들>. <아침의 피아노>가 죽음 앞에서 바라본 삶의 아름다움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책이고, <이별의 푸가>가 이별의 아픔과 부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라면, <낯선 기억들>은 난세를 지나왔고 여전히 그 사이의 어딘가를 살아가는 중인 ‘나’, 개인으로서의 ‘나’가 아닌 수많은 ‘나’, 즉 ‘우리’에 대한 책이다.

‘낯선 기억들’ 장에서는 어느 검사의 죽음, 사라지는 노숙자들, 백남기 농민, 촛불이 모인 광장처럼 거칠고 불편하고 힘없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데드 레터스 혹은 두 목소리’에서는 살아 있는 엄마가 죽은 아이에게, 죽은 아이가 살아 있는 엄마에게 보내는 두 장의 편지를 대신 배달한다. 그리고 그 모든 글의 끝에서 우리는 ‘사람이 끝이면 모두가 끝이다’라고 외치는 저자를 만난다. 산 자의 모습으로 죽은 자의 모습으로 인간다움이란 마침표를 붙들고 서 있는 사람을 만난다.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식물, 세계를 모험하다》,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더숲

내 옆에 식물이 있나 살펴보세요. 지금 그 식물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지구를 멋지게 여행하는 중이랍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려 이동할 수 없지만, 수많은 세대를 거치면서 가장 먼 땅, 가장 가기 어려운 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식물은 지금 여행 중입니다. 사람이 도저히 알 수 없는 곳을 다녀온 시간여행자랍니다. 그래서 작가는 “우리가 식물에 대해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식물이 어떠한 추진력과 확장력으로 지구를 어떻게 여행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떠한 전략으로 지구를 누비는지 그 모험담이 흥미진진합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염소 4만원》, 옥상달빛 글, 조원희 그림, 그린북

뜬금 없는 질문 하나, 아프리카에서 염소 한 마리가 얼마인 줄 아세요? 4만원이랍니다. 웬 염소냐구요? 염소 한 마리가 있으면 아프리카에서는 어린이 한 명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해요. 4,000원짜리 커피를 한 달 동안 쉬면 염소 세 마리를 살 수 있다고 해요. 세 명의 어린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셈이죠.

아름다운 음악으로 위로를 주던 옥상달빛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자고 만든 노래에 그림작가 조원희 님이 힘을 모아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만든 노래가 좋은 책으로 이어지고, 좋은 책이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고 힘이 된다면 멋질 것 같습니다. 이 책 응원합니다. 《염소 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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