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봉로 68번길, 모두가 만나는 그 곳 - 수봉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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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로 68번길, 모두가 만나는 그 곳 - 수봉정류장
  • 강영희
  • 승인 2020.12.2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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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
(17) 미추홀구의 문화 오아시스, 수봉정류장
@2020.12.24 겨울아침 빛이 내려앉은 수봉정류장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사람과 편하게 공유하고 싶은 사람,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싶은 사람,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며 만든, 꼼지락 꼼지락 공간을 나눠 쓰는 창작실험실 <수봉정류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정류장처럼 사람들이 쉴 곳을 찾아 머무르기도 하고, 공간을 꾸리는 사람들도 각자가 필요한 시간에 머물러 작업도 하고 쉬어가기도 하는 공간입니다. .... ” - 청산별곡, 공간 소개글 중에서 발췌 (페이스북 펌)

 

@수봉정류장은 2019년 8월 15일, 수봉로 68번길 어귀에 문을 열었다.
@수봉정류장은 2019년 8월 15일, 수봉로 68번길 어귀에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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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봉로 68- 수봉정류장

 

2020년 마지막으로 찾아간 공간은 제물포 수봉정류장이다. 미추홀구의 핫스페이스가 된 곳이기도 하지만 배다리 나비날다책방쥔장-청산별곡이 자택이 있는 수봉공원 아래 빌라 1층에 마련한 생활문화공간이다. 그가 나고 자란 일상의 공간에 창작자들과 생활예술인, 그리고 시민들이 만나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실현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수봉정류장은 지난 2019815일 예술가들의 창작실험실이자 생활예술인들의 놀이터라는 컨셉으로 2020년에는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창작실험실 수봉정류장 골목길에 깃든 빛 - 자연스럽다라는 주제로 생태철학강좌 기후위기 시대의 생태철학(신승철)’, ‘골목을 누리는 생태놀이-이것저것 생태놀이(수빈)’, ‘골목빛, 골목마실_기찻길 따라 동네마실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배다리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마을공동체 활동에 다양한 기획을 통해 활기를 더해왔던 청산별곡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인천의 다양한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제물포 수봉정류장에서 창작자들과 함께 펼치고자하는 움직임과 생각을 들어보며 한 해 활동을 되돌아보기로 했다.

 

@귀퉁이마다 작가의 책상과 의자가 있다. 
@귀퉁이마다 작가의 책상과 의자가 있다. 
<br>
@작가의 모퉁이
@작가의 방
@작가의 모퉁이

*작가들의 공간은 정해져 있지만 그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한 다른 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작가들이 언제나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자유롭기도 하고 필요한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금은 일단 해보자!’ +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정류장 표식을 이용한 수봉정류장 스탬프부터 사자형상의 문고리를 이용한 소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공간의 시작을 함께 한 창작자들이 골목에서 만난 일상의 내용들을 각자의 작업을 통해 예술소품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오아시스 활동을 통해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이런 소품만들기와 이를 제품화(경제적 성과) 하여 판매하고 이를 통해 활동의 동력을 얻고 성장하고, 지속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강좌를 중심으로 한 모임들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눠지지만 공간 운영자가 주도하지 않으면 그 모임이 지속되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십 수 연간 배다리에서 다양한 작가들과 교류해온 청산별곡은 다양한 공동체 및 문화예술기획을 통해 이들의 역량을 묶어내고, 창작의욕을 고취시켜왔고, 이런 활동을 지지하는 창작자들에 의해 자유로우면서도 지속적인 힘을 키워왔다. 이제 1년하고 4개월 .. 그것이 지속가능한 공간의 또 다른 실험이다.

 

@골목이미지를 활용한 예술소품들
@골목이미지를 활용한 예술소품들
@수봉정류장 방명록
호기심을 뚫고 문을 두드리세요!!@수봉정류장 방명록
@'이니네' 뜨개소품들
@'꽃길이네' 러그

 

수봉산과 그 일대의 다양한 사회, 역사, 생태, 환경, 일상 속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했어.”

 

2020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를 지원하게 된 것은 이런 수봉정류장의 시작과 더불어 일단 무엇인가 해보자라는 것과 계속 마음속에 품어왔던 수봉산의 자연환경 자산을 일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를 창작활동을 하고자 하는 이들과 공간을 나누고, 지역과 공간활동을 담은 월간수봉’()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코로나19로 다양한 활동은 어려웠지만 차분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다.

 

가게 앞 마을의자에 쉬어가는 어르신들의 모습, 홀로 살아가는 앞집 할머니와 이웃 모녀가 된 이야기, 수봉로 68번길 입구에 빈 공간이 수봉정류장의 활동을 보며 주인이 직접 가꿔가는 모습(라온카페), 이곳을 공연장이나 전시장, 모임공간으로 활용하며 그 고마움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하는(돈이 아니어도) 마음들이 관계를 더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그곳 _ 수봉정류장'@카툰_칠렐레달커피의 'cartoon-space' (최동인 | Facebook) / 출처_아트인천 2020 가을호
'그곳 _ 수봉정류장'@카툰_칠렐레달커피의 'cartoon-space' (최동인 | Facebook) / 출처_아트인천 2020 가을호
'그곳 _ 수봉정류장'@카툰_칠렐레달커피의 'cartoon-space' (최동인 | Facebook) / 출처_아트인천 2020 가을호

 

공식질문

문화오아시스 사업과 관련해서 행정/공간운영자들/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지원 요건 중에 하나가 공간 공유가 있다. 시민들도 잘 활용하지 못하지만 공간들도 적극적으로 공간을 공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친절하게 자세히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가 적절한 선을 지킨다면 지역과 공동체 내에서 관계형성으로 공간이 보다 풍부해질 수 있고, 시민들에게 공간 사용에 대해 친절한(자세한) 설명을 통해 공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인천광역시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공간을 이용하는 일이 시민들에게도 멋진 일이 되고, 공간 운영자들에게 자부심이 되고, 이 공간의 예술가나 창작자들에게도 의미가 될 수 있도록 시-,구 행정은 지원과 홍보를 해야 한다.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는 생활문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작되었지만 내용적으로는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구 별로 선정하는데 이런 배경을 고려한다면 지역과 이웃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지역성을 담아야한다.

 

시민들에게 호기심을 뚫고 들어와라!”고 주문한다. 거리감을 좁혀 들어가는 과정이 어디에서나 필요하다. 공간이 노력하려고 해도 문을 두드리지 않으면, 말을 걸지 않으면 이어지지 않는다. 서로가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1층인 수봉정류장, 2층에는 게스트하우스, 옥상은 텃밭, 지하는 갤러리(지하는 곧 색을 칠할 예정이다.) 수봉공원 일대 문화공간이 많이 부족해 지역의 문화생태계를 만드는 활동의 일환으로 문화(文化)빌라를 채워가고, 함께할 수 있는 문화활동이 조금씩 늘려가며 이를 위해 강좌도 진행하고, 활동도 해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배다리에서부터 함께해온 이들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는 걸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높은 책장 뒤로 작가의 방이 있지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문을 열어두니 길고양이들이 쉬어가더란다. 그래서 마련된 고양이 쉼터
@사진_ 청산별곡

 

이곳도 재개발구역이다. 빈집이 늘어가고, 그 빈집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줍고 있다고 했다. 아마도 아파트가 세워질 것이다. 지역성을 담아 지속적인 활동을 하는 일은 언제나 커다란 벽 앞에서 시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 나무에 물을 주고 흙을 돋우는 노력은 무엇일지 한 번 더 생각해본다.

 

*

2020년 초 영희의 문화오아시스 이야기2년간 진행된 인천시의 생활문화지원사업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에 선정되어 활동하는 공간들을 찾아가 활동을 듣고 성과와 고민을 통해 인천의 생활문화의 현황을 파악해보고자 기획했다.

지역-공간에 대한 느낌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한 이해를 넓히고자 한 마음이 있어 대면이 가능한 인터뷰를 하고자 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세와 맞물려 만남자체가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인천의 다양한 생활문화공간을 만나는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이야기를 나눌 공간들 연락바랍니다. :010-7389-0857/rain-o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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