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현실로 다가오는 송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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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 현실로 다가오는 송도의 꿈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1.0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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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바이오단지 2020년에 바이오 생태계 구축 초석 다져
정부 공모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 매년 2천명씩 육성
11공구 '바이오융합단지' 지정으로 벤쳐기업 등 입주 터전 마련
삼바·셀트리온 2조원 추가 투자, 국내외 기업 신규 투자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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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4·5공구 바이오클러스터 일대 전경 ©인천경제청

세계 최대의 바이오클러스터(집적지)를 향해 있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18년 송도 4·5공구 일원에 조성된 바이오단지(92만㎡)를 오는 2030년까지 송도 11공구로 확장시켜 전체 면적만 200만㎡에 달하는 초대형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시는 바이오 의약품뿐 아니라 바이오 관련 산업이 총망라된 바이오융복합 헬스케어 클러스터를 송도에 구축하는 것으로 계획을 구체화 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외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나서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 송도 바이오단지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시설투자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단지의 외형을 갖추게 됐고, 특히 2020년에는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유치 및 국내외 바이오기업들의 신규 투자 등으로 바이오 생태계 구축의 초석을 다졌다.

 

기존 92만㎡에서 약 200만㎡로 확장되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위치도. 빨간색 점선으로 표기된 11공구 내 왼쪽 보라색 부분(11-1, 11-3 공구 일원 약 108만㎡)에 바이오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존 92만㎡에서 약 200만㎡로 확장되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 위치도. 빨간색 점선으로 표기된 11공구 내 왼쪽 보라색 부분(11-1, 11-3 공구 일원 약 108만㎡)에 바이오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

2020년 가장 큰 성과로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송도에 유치했다는 점이 꼽힌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는 국내 바이오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바이오 전문 인력은 산업계 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을 확인, 아일랜드의 바이오공정연구교육센터(NIBRT)와 같이 매년 2천여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을 설립키로 정했다.

이에따라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국형 NIBRT(아일랜드 국립바이오공정연구교육센터) 프로그램 운영-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구축사업’ 공모를 진행했고, 2020년 10월 인천시와 연세대학교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됐다.

국비 70%를 지원받아 연세대 송도캠퍼스 부지에 지어질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선 바이오공정에 특화된 전문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가 2023년까지 건물을 신축하면 연세대가 2024년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교육과정이 시범운영된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건립계획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 건립계획

시는 센터가 본격 가동돼 매년 2천여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배출되게 되면 송도에 위치한 바이오 관련 대기업, 해외기업 수십여 곳이 보다 원활히 우수 인재들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공정(생산시설 및 품질관리) 분야 인력 외에도 바이오 관련 R&D 연구개발 인력이 대거 충원돼 현재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의 약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연구기관·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도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 조감도

송도 11-1공구 북단에 위치한 연구시설용지 13만5,349㎡가 2020년 10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로 지정된 것도 의미가 크다.  

현재 송도 바이오단지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이 위치하고 있어 단일도시 기준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그 기능이 집중돼 있고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과 연계·협력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 연구기관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바이오와 관련된 의료기기, 뷰티 관련 산업, 서비스업도 활성화되지 못했다. 대기업·중소·벤처 기업이 상생하며 여타 바이오 산업을 총망라한 바이오 헬스케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시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요인이다.

바이오융합 산업기술단지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할 구원투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기술단지로 지정되면 공장총량제 적용 배제, 건축물 용도규제 완화, 도시형공장 설립 특혜 등의 지원이 뒤따라 보다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입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자인 인천테크노파크는 2024년까지 해당 부지에 바이오 단지를 조성하고, 바이오 의료기기·뷰티 관련 중소·벤처기업 227개사의 본사와 연구소 등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또 남동산업단지의 제조·생산기업과의 연계를 담당하는 바이오 원부자재 지원센터를 가동해 국내 대기업이 국산 기자재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돕고, 의료기관 글로벌 실증 트레이닝센터, 바이오 상생협력센터 등의 공공 지원기관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조감도

송도 바이오단지의 두 축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기존 공장부지(송도 4·5공구)에 추가적인 시설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1월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제4공장 착공식을 가졌고, 같은날 셀트리온은 제3공장 및 대규모 R&D센터 건립계획을 발표했다. 두 대기업이 송도에 투자하는 사업비만 2조원이 넘는 규모다.

삼바는 사업비 총 1조7,4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3만8000㎡ 규모의 4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2022년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이 목표다.

4공장의 규모는 삼바 1·2·3공장 전체 연면적인 24만㎡에 육박한다. 목표로 하는 연간 생산량도 현재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량을 갖춘 삼바 3공장의 18만ℓ를 넘어 25만6천ℓ에 달한다.

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모두 이뤄질 수 있는 원스톱 복합 공장 형태로 지어질 예정이다. 삼바는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공급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며, 4공장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을 국산화해 국내 중소·벤처 기업들과 상생하겠다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삼바의 자회사이자 바이오의약품 개발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송도 5공구에 연면적 4만8,143㎡의 글로벌센터를 신축하고 연구 인력·장비 등을 들여오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수원에 분산돼 있던 450여명을 더해 모두 900여명의 연구인력이 송도에 집결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건립하는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셀트리온이 건립하는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셀트리온은 총 5천억원을 투입해 연구인력 2천명 규모의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를 신축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6만ℓ의 제3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대지면적 4,700㎡에 4층 규모로 지어질 3공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특화된 형태로 건립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연간 목표 생산 규모를 다소 줄이는 대신 설립기간을 단축해 오는 2023년 준공, 2024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는 연구개발, 공정개발, 임상 수행 등이 원스톱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연구센터다. 2공장 인근 부지 1만33㎡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삼바와 셀트리온의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송도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의약품만 연간 87만6천ℓ(삼바 1~4공장 61만6천ℓ, 셀트리온 1~3공장 20만ℓ, 기타 6만ℓ)에 이르게 된다.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 도시 샌프란시스코(44만ℓ)보다 2배가량 높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은 송도 11공구에 1조원을 투자해 생산량 20만ℓ 규모 4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삼바는 생산시설 확장을 위해 11공구 내 10만평(33만㎡)의 부지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되면 송도는 연간 100만ℓ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유일무이한 도시가 된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행사에서 인천의 바이오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송도 바이오단지에 대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전문의약품 개발·생산업체인 동아ST는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1천억원을 투자, 연면적 1만5,440㎡ 규모의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생명과학 분야 글로벌 기업인 독일의 싸토리우스는 약 1억 달러를 송도에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제조시설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특화 공유시설 전문기업 ㈜르호봇비즈니스인큐베이터는 송도 IBS타워(연수구 센트럴로 263) 24층에 입주, 멸균기와 무균실험대 등 바이오 연구시설 및 장비를 공유하는 전체 1,620㎡ 면적의 드라이랩 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센터가 구축되면 바이오 클러스터에 입주할 중소·벤처기업들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아반토, 싸이티바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과 송도 내 제조, 용역 공급 시설에 대한 투자 논의를 본격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현재 보로노이 등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입주한 제약 기업들의 투자와 신규 계약이 계속되고 있다. 보로노이는 최근 미국 제약사와 7천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가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도국제도시 내 동아ST 의약품 생산시설 조감도

송도 11공구 개발도 내년부터는 본격화된다. 인천경제청은 매립이 끝난 11-1공구는 내년부터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며, 현재 매립이 진행 중인 11-2공구 내년 말까지 매립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11-3공구는 내년 말에 착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촉진과 기술역량 강화를 위해 송도국제도시 일원을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은 임상시험센터,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 등 100만㎡ 규모의 의료 단지를 구축하는 국책사업이다.

시는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송도가 첨단의료복합단지로까지 지정되면 각종 백신과 치료제, 항체 의약품 등에 대한 연구 및 개발, 생산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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