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아시스 꽁스튜디오, 큰 도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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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아시스 꽁스튜디오, 큰 도전이었어요!
  • 강영희
  • 승인 2021.02.09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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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
(19) 개항로 'KKONG STUDIO' - 사진을 배우고 이야기를 담다

 

사진@꽁 스튜디오 2021.01.28.
@꽁 스튜디오 2021.01.28.

 

신포동 근대문화거리니 익숙한 길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정보를 검색해 봤지만 딱히 활동 내용은 검색되지 않았다. 로드뷰로 보니 몇 번인가는 그 앞을 지나다녔다. 온라인 지도 정보로는 수예-자수공방이었고, 오아시스 활동 주제는 작가와 함께 동네 한바퀴' 였는데 작가에게 사진을 배우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내는 과정이었다

 

아침부터 내린 눈 길을 헤치고 도착하니 에그타르트 배너와 함께 남색 커다란 천간판에 <KKONG STUDIO>가 보였다.  <365봄>과 <창꼬스튜디오> 사이에  작은 카페로 보이는 공간에 들어서니 박혜경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1층은 카페, 2층을 공방으로 쓰고 있었다. 커피를 주문하고 카페 공간에서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사진@박혜경 대표2021.01.28.
사진@박혜경 대표2021.01.28.
함께했던 참여자, 강사와 함께@ 사진제공_꽁 스튜디오
함께했던 참여자, 강사와 함께@ 사진제공_꽁 스튜디오

 

<꽁 스튜디오> 이예요?

 

알고 있는 이름은 꽁스튜디오였는데 박혜경 대표는 계속 꽁다방이라고 불렀다. 웹디자이너로 20년을 일하다가 퇴직하고, 2019년에 이 공간을 마련하고 꽁스튜디오로 이름지었고 1층을 카페로 바꾸면서 개항로의 예스런 느낌이 좋아서 '꽁 카페'가 아닌 '꽁다방'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웹작업으로 만든 본인 캐릭터 꽁을 소개해줬다. 꽁은 박 대표 어릴적부터 불러온 애칭이라고 했다. 지인들은 촌스럽다고 말리기도 했다는데 요즘에 다방은 이 거리와 어울려서 고집을 부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만든 작업물들을 보여줬다.

귀여운 제주 해녀 인형, 12지신 작업도 있는데 그중 소의 해라 만들어본 소()인형, 인천과 깊은 인연으로 청년 김구 거리가 조성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들어본 김구선생 인형 등이 그것이었다

 

@박혜경 대표가 작업한 양모인형들
@박혜경 대표가 작업한 양모인형들, 액자속 캐릭터가 '꽁'이다.
@박혜경 대표가 작업한 양모인형들
@박혜경 대표의 캐릭터 '꽁' 양모인형
@박혜경 대표가 작업한 양모인형들
@제주해녀와 청년김구를 양모인형으로 만들었다.

 

무심히 다니던 길이었는데 오아시스 사업을 진행하며 내가 있는 곳의 역사를 알게 되니 많이 느끼고 배웠다는 그는 이렇게 멋진 마을에 살고 있다는게 너무 좋더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찍히는 게 좋아요

 

박 대표는 2019년 공방을 열고 공방을 운영하다가 이웃 작업실 유창호와 알게 되었고, 그의 제안으로 지난 해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사업에 지원해 평소 관심 있었던 사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한다.

수업스케치@사진제공 _꽁스튜디오
마을출사_수업스케치@사진제공 _꽁스튜디오

처음으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홍보가 어려웠다는 그는 그래도 아름아름 찾아온 12명의 참여자들과 함께 사진 이론을 시작으로 마을 탐방을 하고, 사진을 찍으며 마을을 다니면서 지역의 역사도 함께 배웠다. 여기에 참여자 개인의 역사가 더해져 보다 더 의미있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개인의 역사가 모이면 지역과 시대의 역사가 된다는 말을 꺼냈을 때 평소 필자가 사진수업에서 자주 해왔던 말이라 반갑기도 했다.

'잘 찍히는 법'에 대한 특강@사진제공_꽁스튜디오
'잘 찍히는 법'에 대한 특강-강사 정형도(시니어모델)@사진제공_꽁스튜디오

시니어 모델 정형도씨와 함께한 특강 사진 잘 찍히는 법이 호응이 좋았다는 말을 이었다. 박 대표도 예전부터 사진 찍는 것보다는 찍히는 게 좋았다.’라며 사진을 잘 찍히는 방법 특강을 마련했다고 했다. 흔히 사진수업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않는 부분이라 신선하게 다가왔다.

 

수업스케치@사진제공 _꽁스튜디오
마을출사_수업스케치@사진제공 _꽁스튜디오
멋진 캐릭터로 강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 _꽁 스튜디오
함께했던 참여자, 강사와 함께@ 사진제공_꽁 스튜디오
함께했던 참여자, 강사와 함께@ 사진제공_꽁 스튜디오

 

처음인데 아무것도 몰라 너무 답답했어요~

 

제가 이 기획연재를 하며 오아시스 공간지기들과 만나 하는 공식 질문입니다.

이 생활문화지원사업인 오아시스 사업과 관련해 성과와 아쉬움, 시나 구 행정, 참여하는 시민과 컨설팅 지원단체, 오아시스 활동을 하는 공간지기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나, 제안할 내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관심있던 사진도 배우고, 다양한 참여자의 관계도 깊이 있어지고 좋았어요. 그런데 준비부터 실행하고 마무리까지 너무 힘들더라구요~. 게다가 아무 보상도 없구요. 기자님이 지금 말씀해준 내용만 알았더라도 더 도움이 됐을 텐데요. 어디 물어볼 데도 없고, 게다가 제 재능과 특기를 활용할 수 있는 수업은 강사비를 받고 할 수 없고, 일이 너무 많더라구요.

 

컨설팅 해주시는 곳에서 정산 관련 수업을 해주셔서 그것은 큰 도움이 됐죠. 하지만 20년 회사생활을 해봤는데 그런 기본적인 업무체계가 안 되어 있더라고요. 그때그때 비용처리하고 증빙자료 올리고 하는 플랫폼 시스템이 필요한 거 같아요. 세금을 쓰는 일이니 정산은 당연하지만 접근을 쉽게 할 수 있을텐데 사업 후 한꺼번에 하려니 문제가 많이 생기고 일도 힘들구요...

공간과 공간지기의 자원과 자산에 대한 지원이 조금 더 섬세하게 진행되면 좋았을 것 같아요. 마니또나 멘토처럼 연결되어 있다면 역시 세세한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될 꺼 같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러니까 사업의 계획부터 사업정산까지 예시(모델링)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활동결과 전시 풍경@사진제공_ 꽁 스튜디오
@참여자의 기억과 사진이 만나 정리된 결과물은 큰 보람이라고 한다.
활동결과를 묶은 책 @참여자의 기억과 사진이 만나 정리된 결과물은 큰 보람이라고 한다.
@참여자의 기억과 사진이 만나 정리된 결과물은 큰 보람이라고 한다.
옛 앨범에 지금의 얼굴을 덧붙혀 만든 결과물@활동기록책 중에서

 

회사경력 20년의 그는 새로운 시선으로 지원사업 시스템의 어려움과 허점을 짚었다. 다들 어려워하는 정산, 다른 사업보다는 상당히 단조로운 편이지만 이리저리 겹치는 집행금 정산을 포함하는 회계시스템이 마련된다면 다들 어려워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비용정산보다는 실제로 필요한 창의성과 아이디어, 더 나은 프로그램 개발, 관계 형성과 소통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금을 쓰는 일이니 철저히 정산하는 것을 불필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정산시스템에 접근하기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는 그의 말이 많은 동감이 되었다. 해마다 정산이 너무 복잡하다는 말을 들었던 게 20여 년 이상 되었기 때문이다. 최첨단 IT산업을 이끌고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거대도시에서 (문화예술)행정은 너무 옛날식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무리를 통해 새로운 고민과 계획을 하게 되는 시기다. 힘들기는 해도 나름 성과가 있었다는 공간지기들, 다양한 생활예술 프로그램을 만나서 너무 좋았다는 참여자들, 이런 계기로 시민과 만나는 작가들, 다양한 사람과 공간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오아시스가 모든 것을 만족시켜줄 수는 없겠지만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계기임은 분명하다. 각자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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