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자체매립지 영흥도로 확정... 영흥 주민, 안산시 반발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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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자체매립지 영흥도로 확정... 영흥 주민, 안산시 반발이 변수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3.0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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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제2영흥대교 건설·지역 발전기금 등 인센티브 제시
영흥도 주민들 “제2영흥대교 큰 혜택 아냐” 반발 계속
다리 놓일 안산시 설득 과제에 공사비 2,400억원도 부담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조성될 '인천에코랜드' 개발 개요도

인천시가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 입지를 옹진군 영흥도로 최종 결정하면서 후보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일단락됐다.  

인천시는 주민 수용성 강화 방안으로 대부도와 영흥도를 잇는 제2영흥대교 건설, 지역 발전기금 및 주민 수익시설 조성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그러나 영흥 주민들이 계속해서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폐기물 차량의 통행을 반대하고 있는 안산시가 제2영흥대교 건설을 수용할지도 불투명해 앞으로 사업 추진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4일 시청 공감회의실에서 친환경 자체 매립지 '인천에코랜드' 조성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 ‘인천에코랜드’ 영흥도로 확정, 2025년 6월 준공 목표

인천시는 4일 옹진군 영흥도에 친환경 자체매립지인 ‘인천에코랜드’를 2025년 6월까지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 자체 매립지 '인천에코랜드'를 영흥도에 조성하겠다고 발표하고 “영흥도를 친환경 특별섬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인천에코랜드는 옹진군 영흥면 외리 248-1번지 일원 89만4925㎡에 사업비 1,193억 원을 들여 조성된다. 1일 평균 매립량은 161t으로 4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매립시설과 달리 지하 30~40m 깊이에 소각재를 매립하고 상부는 밀폐형 에어돔을 설치해 오염물질과 주변 지역의 환경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소각재 운반은 완전 밀폐형 차량을 이용하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미운행하고 평일에만 운행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앞서 지난해 11월 2025년 수도권매립지 매립 종료 선언과 영흥도를 인천시 자체매립지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영흥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민주당 인천시당은 당 차원에서 매립지특위를 구성하고 자체매립지 후보지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여 지난달 24일 영흥도와 선갑도 2곳 가운데 한곳을 후보지로 결정하라고 인천시에 제안했다.

인천시는 매립지특위가 영흥도와 함께 입지타당성 검토를 요구했던 선갑도의 경우 환경적 보촌가치와 해상운송에 따른 매립장 운영 및 조성비용이 매우 커 자체매립지 부지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제2영흥대교 예정 위치도

■ 제2영흥대교, 영흥도 발전계획 등 인센티브 제시

인천시는 이날 발표에서 영흥도 주민들의 수용성 강화를 위해 영흥 제2대교 건설과 영흥 종합개발계획 수립, 주민 지원방안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자체매립지 후보지 발표 당시 포함되지 않았던 제2영흥대교 건설을 약속했다.

안산시 대부도 북서쪽 구봉도에서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 인근을 잇는 제2영흥대교는 약 5~6km 길이의 2차선 교량(자전거도로 및 인도)으로 사업비는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6월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발주하는 등 사업에 착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인천 시내에서 영흥도까지 가려면 인천 서해안로에서 시흥 시화방조제, 안산 대선로, 선재대교(대부도~선재도), 영흥대교(선재도~영흥도)를 거쳐야 해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제2영흥대교가 개통되면 앞으로 건설될 제2수도권순환고속도로를 거쳐 시화방조제를 지난 뒤 구봉도에서 바로 영흥도까지 연결돼 30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인천시는 올해 추경에서 관련 용역비를 우선 편성해 사업을 추진하며 최대한 빠르게 준공할 방침이다.

여기에 영흥도를 수도권 관광랜드마크로 변화시킬 수 있는 영흥도 발전계획 수립과 기타 주민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영흥도 매립부지 중 잔여부지(약 66만㎡)와 인천에코랜드 주변지역을 수도권 관광랜드마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올 하반기 중 관련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영흥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주민지원사업은 주민협의체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100억원대 주민 편익시설 지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매년 50억원 내외 영흥지역 발전기금 지원 △근린공원·체육시설 등 주민편익시설 설치 △3만3,000㎡ 규모의 주민공동 사용 토지 제공 △매립시설 운영시 지역주민 우선 채용 △매립장 운영권 주민 위탁  △기타 주민숙원사업 지원 등이다.

 

영흥도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 광장에서 자체매립지 조성 반대 시위를 벌이던 모습
영흥도 주민들이 지난해 12월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 광장에서 자체매립지 조성 반대 시위를 벌이던 모습

■ 영흥 주민들 반발, 안산시 페기물차량 통행 반대까지 '첩첩산중'

후보지 확정으로 매립지 후보지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남은 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선 주민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 관건이다. 최종 후보지를 확정한 이날에도 인천시청 앞에서는 영흥도 주민 20~30명이 모여 반대 집회를 강행했다.

영흥도 주민들로 구성된 ‘영흥도 쓰레기 매립지 반대 투쟁위원회’는 제2영흥대교는 주민들에게 큰 혜택이 아니라며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인천시가 매립시설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용역 결과를 모두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며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용역 결과에 담긴 후보지 5곳을 모두 밝히지 않고 영흥도만 찍어서 최종 후보지로 발표한 부분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제2영흥대교 건설을 위해 안산시와 협의를 벌이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도를 행정구역으로 둔 안산시는 대부 주민들 반발에 따라 폐기물차량의 통행을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제2영흥대교 건설을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 지점 한쪽이 대부도인 만큼 안산시의 사전 동의 및 행정허가 없이는 사업을 시작할 수 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제2영흥대교의 막대한 사업비도 부담이다. 제2영흥대교 추정 사업비는 건설비로만 약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자체매립지 조성 사업비인 1,4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인천시는 국비 보조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지만 2025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전까지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해 사실상 시비로 추진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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