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과 '경험'에서 나오는 게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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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경험'에서 나오는 게 시(詩)
  • 정이슬
  • 승인 2011.05.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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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배다리 시낭송회 - 나석중 시인


지난 28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2층 '시 다락방'에서 아벨서점이 주최하는 '제42회 배다리 시 낭송회'가 열렸다.

이날 시인은 나석중. 나 시인은 1938년 11월 21일 전북 김제 출생으로, '신문예'에서 '폐광' 등의 시를 발표하고, 시집으로는 '숨소리', '나는 그대를 쓰네', '촉감' 등이 있다.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와 김제 문인협회 회원이며, '빈터'에서 명예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나 시인은 "저는 '만남'을 좋아합니다. 시인들의 모임, 등산하는 모임 등을 가는 걸 즐기는데 이번 시낭송회는 더욱 더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인사말로 시낭송회를 시작하였다.

나 시인은 '경험'을 문자로 표현해 낸 게 '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혼자 산을 오르거나, 섬이나 바다에서 돌을 수집할 때 '시'가 잘 떠오른다는 나 시인은 연속극을 보던 중, 버스를 타던 중 쓴 시도 있다고 했다. 잠을 못 자면서까지 쓴 시들을 남이 낭송해주니 시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자신의 시가 꽤 괜찮아 보인다는 말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껌 같은 여자'를 낭송하러 나온 한 낭송자는 "이 시를 고르고 재미있게 읽어야할까, 침울하게 읽어야할까, 껌처럼 끈적끈적하게 읽어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내용을 보고 마음대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어디 한 번 마음대로 낭송해보겠습니다." 라며 재미있게 낭송을 했다. 낭송 후엔 "어린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 껌을 씹고 난 다음 벽에 붙여놓곤 했었는데, 껌을 사지 못하면 밀과 송진으로 씹곤 했어요. 근데 제가 씹으면 가루가 되더라고요. 껌을 씹는 데에도 기술이 필요해요." 라며 자신의 추억도 함께 나눠주었다.

나 시인은 그 당시 귀했던 '껌'을 씹고 벽에 붙여놨다가 또 씹었는데, 그런 껌처럼 못난 나에게 진득하게 붙어서 사랑해주는 여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쓰게 되었다고 해설을 덧붙였다.

특히 이번 시낭송회에는 '빈터'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료 시인들도 많이 참석을 했다.

'빈터'는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모임으로 동인이 국내외에 80명 정도 있다. 대부분 동인이지만 나 시인처럼 연륜이 있는 시인은 명예동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동료들은 섬세하고 맑고 바르게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시인으로서는 탄탄하고 진정성이 있는 좋은 시들을 쓴다고 나 시인에 대해 말해주었다.

20여 편의 시가 모두 낭송된 후 나 시인은 "이런 인연으로 좋은 시도 많이 쓰고, 가끔 이런 행사가 있을 때 또 참여하겠습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끝인사를 했다.

6월 25일에 있을 43회 시낭송회는 시인 초청이 아니라 자작시 혹은 읽고 싶은 시를 골라서 낭송하는 시간이라는 사회자의 안내로 제42회 시낭송회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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