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물범 서식지, 생태관광 거점으로 주목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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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물범 서식지, 생태관광 거점으로 주목 받다
  • 박정운
  • 승인 2021.04.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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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물범지킴이의 생태일기]
(1)국가 생태관광지역 평가 대상이 된 하늬해변 - 박정운 /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
[인천in]이 이달부터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의 ‘백령도 물범지킴이의 생태일기’를 연재합니다. 백령도는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이 매년 300여마리가 찾는 서해안 최대 서식지로 관심과 보호가 절실합니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2019년 3월 인천녹색연합의 특별기구로 백령 주민들과 함께 조직되었으며, 이듬해 9월 백령도에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박 단장은 이 해 4월 현지로 이주해 생태환경을 돌보고 있습니다.

 

하늬바다물범바위에서 휴식중인 점박이물범

 

올해 초부터 인천시와 옹진군은 천연기념물 제331호 점박이물범이 집단 서식하는 백령도 하늬해변과 인근 진촌리 마을을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실시하는 이번 환경부의 생태관광지역 신규 후보지 공모에 전국 15개소에서 신청을 하였고, 이 중 6개소가 현장평가 대상지에 선정됐다. 백령도 대상지도 현장평가 대상지에 선정돼 오는 28~29일 ‘국가 생태관광지역 지정 평가단’이 최종 선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하늬바닷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국가 생태관광지역은 자연환경보전법 제41조에 의해 천연기념물이나 국가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등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있는 곳이다. 환경부는 이러한 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지역사회가 자발적으로 보전하면서도 발전 동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생태관광지로 가치 있는 지역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면,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운영, 생태보전활동, 에코촌·생태관광센터 등 시설 설치, 자연환경해설사 배치, 홈페이지·블로그 홍보 등 환경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이뤄진다.

현재 국가 생태관광지역은 전국 26개소가 지정돼 있다. 이들 생태관광지역은 환경부와 지자체의 지원기반을 활용하여 생태관광을 활성화함으로써 지역의 자연과 문화의 보전은 물론 수익 발생을 통해 주민들의 행복(복지와 삶의 질)과 책임 여행 등 사회 공공성을 지키는 데 일정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26개소의 생태관광지역 중 인천지역은 단 1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백령도 대상지가 선정이 된다면 인천의 첫 생태관광지역 사례가 될 것이다.

인천의 첫 국가 생태관광지역 추진 지역으로 백령도의 하늬해변과 진촌리 마을이 제안된 배경은 무엇이고 왜 이 지역이 중요한가. 멸종위기종인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며, NGO와 지역주민 주도의 보호활동기반이 형성돼 있고, 인천시와 옹진군의 정책적 의지가 뒷받침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백령도의 지질·지정학적 가치 등 생태관광지역의 조건이 충분하며 남북관계에 따른 평화이음 생태관광거점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박이물범은 황해 지역 개체군으로 1940년대에는 약 8천마리가 서식했지만, 최근에는 약 1천500마리로 개체수가 많이 감소했다.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인 점박이물범의 보호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점박이물범이 살아가는 바다는 공공자원의 성격이 강하고 다양한 형태의 이용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에서는 생물다양성 보호뿐만 아니라 수산자원의 지속가능한 생산과 어촌 공동체 유지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등 복잡하다.

 

백령 학생들이 참여한 '물범동아리 과학대전 - 물범 보호 캠페인'
백령지역 물범동아리 학생들이 참여한 '송도 과학대전 - 물범 보호 캠페인'

 

특히, 매년 300여 마리가 찾아오는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보호방법을 둘러싼 어민들과의 갈등이 있다. 서해 NLL을 따라 백령도 어장의 협소함과 중국 어선의 남획, 수산자원의 고갈, 해양생태계의 변화 등으로 어업 활동의 제약이 컸던 어민들에게 점박이물범의 집단 서식은 달갑지 않은 게 지역의 현실이다. 점박이물범과 지역주민(어민)의 공존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

한편, NGO와 주민모임을 중심으로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을 발굴하고 역량을 키우는 활동을 진행해 왔다. 현재 백령도에는 지역의 청소년들과 주민들로 구성된 백령중고등학교 점박이물범탐구동아리와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활동하고 있고,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며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들과 주민모임을 중심으로 하늬바다 점박이물범 모니터링, 서식지 일대 해양 쓰레기 수거 및 캠페인, 생태교육 및 생태관광 포럼 등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리고 점박이물범 보호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연계할 방안의 생태관광을 모색하였다.

물론 생태관광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생태관광지역 지정이 된다고 해서 생태계보호와 지역개발의 이슈를 모두 만족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 생태관광으로 인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태관광지역이 된다면, 지역과 자연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생태관광을 통해 백령도 지역의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발전 담론을 형성하고 이끄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생태적 수용력(자연자원), 사회심리적 수용력(주민, 관광객), 물리적 수용력(시설), 관리적 수용력(인력, 역량) 등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의 환경에 대한 인식 증진과 기후변화를 늦추는 친환경생활, 삶의 질을 높이는 관광개발, 보여주고 가르쳐 줄 수 있는 지역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해 주민참여사업으로 열린 '백령도 생태관광 해설사 양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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