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반쪽 노선에 주요 철도망도 줄줄이 고배... 인천 광역철도망 구축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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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 반쪽 노선에 주요 철도망도 줄줄이 고배... 인천 광역철도망 구축 비상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04.2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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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D, Y자 무산되고 반쪽 노선 전락...지역사회 거센 반발
인천시 건의 노선 대다수 빠져...인천2호선 고양연장, 제2경인선만 반영
서울2호선 청라연장, 인천2호선 안양연장, 인천신항선은 검토 노선으로
공항철도는 2030년까지 GTX급 속도로 급행화 추진

인천시가 10년간 지역 경제 발전의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해온 주요 광역철도망 구축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수도권 서북부권을 관통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는 기대와 달리 김포~부천 구간만 통과하는 반쪽짜리 노선으로 전락했고, 주요 철도망 건의 사업도 정부 초안에서 대다수가 제외됐다.

국토교통부는 22일 한국교통연구원(KOTI) 주최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수립연구 공청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계획안을 공개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정부가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우리나라 최상위 철도계획이다. 지자체들의 철도 사업이 해당 계획에 반영돼야만 예비타당성조사를 비롯한 후속 추진이 가능해진다.

KOTI는 이번 계획수립을 위해 지난 2019년 7월부터 연구용역을 진행해 철도망 문제점과 다양한 여건 변화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청회에서 논의된 사업 내용은 초안 성격으로 모두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추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가 22일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공청회에서 공개한 장기~부천종합운동장 구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도.

먼저 인천을 비롯해 수도권 최대 관심사로 꼽혔던 GTX-D 노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포함됐다.

이 노선은 김포 장기에서 부천종합운동장을 잇는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노선 신설시 김포에서 부천까지 이동 시간이 69분에서 15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해당 노선은 인천시와 경기도 등 각 지자체가 건의한 노선과 비교하면 대폭 축소된 것이다.

인천시가 제안한 Y자 노선 중 영종과 청라 구간은 아예 사라졌고, 경기도의 김포~하남 구간도 서울이 제외되면서 김포~부천 구간만 살아남았다.

당초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행과 김포행 등 2개의 축을 모두 잇는 총 110km의 Y자 형태 노선을, 경기도는 김포에서 검단, 부천, 서울 남부~하남을 잇는 총 68km 노선을 각각 건의해왔다.

정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투자 규모를 적절히 안배하는 차원에서 GTX-D 노선을 지나치게 확장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GTX-D가 개통하더라도 서울 강남까지 직결 운행은 새로운 노선을 추가로 건설하기 전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최진석 KOTI 철도정책·안전연구팀장은 “지자체가 저마다 규모가 큰 노선을 제안했으나 연구진의 경제적 타당성과, 수도권 지방간 투자균형, 기존노선 영향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가 국토부에 제안한 GTX-D Y자 노선 노선도
인천시가 국토부에 제안했던 GTX-D Y자 노선 노선도

인천시가 제안한 나머지 철도 사업도 줄줄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시는 GTX-D와 제2공항철도, 제2경인선, 서울2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 서울5호선 검단·김포 연장, 인천2호선 고양 연장, 인천2호선 독산 연장, 인천신항선 등 8건을 건의해왔다.

그러나 이중 계획안에 포함된 사업은 노선이 대폭 축소된 GTX-D와 인천2호선 고양 연장(인천서구~고양 일산서구)과 제2경인선(청학~노온사) 등에 불과하다.

인천2호선 고양 연장은 인천 서구에서 끝나는 인천2호선을 경기도 김포를 거쳐 고양시 일산 서구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제2경인선은 수인선에 청학역(지하)을 신설해 청학역과 서울 노량진을 기점으로 오가는 수도권 광역전철노선이다.

나머지 건의 사업은 계획안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당분간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됐다.

다만 인천신항선(월곶~인천신항)과 서울2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홍대입구~청라), 인천2호선 안양 연장(인천대공원~안양) 등 3개는 추가 검토 사업으로 정해 계획 확정 전까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밖에 인천공항철도 속도를 GTX와 같은 수준인 100km/h(기존 80km)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신규 사업도 포함됐다.

2030년까지 급행화가 완료되면 서울역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통열차로 52분→39분, 일반열차 66분→51분으로 각각 줄어든다.

 

인천2호선 고양연장(인천 서구~고양 일산서구)
제2경인선(청학~노온사)

공청회 이후 제기된 여러 의견을 반영해 계획이 일부 수정되기도 하지만 주요 계획은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과 사전협의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큰 골자는 변하지 않는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GTX-D 노선이 서울 강남까지 직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던 인천과 수도권 서북부권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공청회가 열린 온라인 채팅창에서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연결되는 GTX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등의 댓글을 잇따라 게시했다.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서도 ‘이번 4차 계획에서 인천은 거의 언급도 없다’, ‘지역구 국회의들을 대체 뭘 한거냐’, ‘추가 검토사업은 사실상 희망고문이다,’ ‘선거로 심판하겠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Y자 GTX-D 노선은 사업타당성이 1.03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추가검토 사업에 조차 포함되지 않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인천패싱”이라고 비판했다.

인천시는 이번 공청회 이후 관계기관 협의자료를 입수한 뒤 세부 검토를 거쳐 관련 의견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관계 기관 협의와 국토계획평가, 철도산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오는 6월중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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