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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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3)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1.05.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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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숨을 쉬세요》
《내 안에 나무》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
《왕도의 개》
《이세린가이드》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주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동네책방시방' '마쉬책방' '딴뚬꽌뚬' '서점안착'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책방지기 5분입니다.

 

 

- 출판스튜디오 <쓰는하루> 추천; 《괜찮아요, 숨을 쉬세요》 키효북스, 한지은 외 4인

꽉 막힌 답답함을 안고 살고 계신가요? 편안한 숨 한 번 크게 들이쉰 적이 언제인가요?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오지는 않으셨나요? 숨이 없다면 삶도 소용없겠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어째서인지 우리는 편안한 숨과 자꾸만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는 제목만 읽어도 위로를 주는 책 한 권 어떨까요? 흔들리는 초록빛 나무 아래 밑에서 산뜻한 여름 바람을 맞으며 읽어보세요. 탁 트인 풍경 표지와 어울려 마음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괜찮아요, 숨을 쉬세요」 책이 분명 당신을 위로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 '마쉬 책방' 추천; 《내 안에 나무》, 코리나 루켄, 김세실 옮김, 나는별

그림책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분들도 환상적이고 특별한 색이 담긴 <내 안에 나무>표지에 이끌려서 펼쳐봅니다. 이미 봤다면 10명 중 8명은 이 그림책에 반해 “이건 무조건 소장해야 해”하며 구매하는 그림책입니다. 아름다움과 함께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해줍니다. 태양, 그늘, 비, 바람, 내가 좋아하는 이, 싫고 귀찮은 이, 모두 내 인생에 찾아옵니다. 그냥 일상처럼 흐르기도 하고 때론 즐거움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자주 견뎌 내야 합니다. 나는 절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서로 영향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나무의 뿌리 장면에서 오랫동안 머물게 됩니다. 나무를 그냥 나무로만 보지 않길 바라며 자연에 없는 색을 선택해서 독특한 핑크로 나무를 그렸다고 합니다.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 나와 너, 우리 모두가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생명을 유지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시각 언어로 보여줍니다.

이 책을 통해 스스로 깊이 뿌리내리는 힘을 얻기를 바랍니다. 나라는 나무가 단단히 뿌리내리기 위해 나와 연결되어 있는 너라는 나무도 아프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나 자신과 곁을 치유하고 함께 성장하면 건강한 숲이 될 수 있습니다.

 

 

- ‘동네 책방 시방’ 추천 :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 이윤학 저, 간드레

시집 『먼지의 집』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아픈 곳에 자꾸 손이 간다』, 장편동화 『왕따』 『샘 괴롭히기 프로젝트』 『나는 말더듬이예요』 등 굵직한 작품을 선보이며 시 독자층을 다져온 이윤학 시인이 『짙은 백야』 이후 5년 만에 열 번째 시집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동안 대형 출판사를 통해 작품을 펴낸 시인이 ‘간드레’라는 출판사를 꾸려 펴낸 첫 번째 시집으로 제목이 한 편의 시처럼 스며듭니다.

출판사 상호는 물론 에필로그, 시에 종종 등장하는 ‘간드레’는 과거와 현재, 어둠과 빛에 담긴 서사를 확대시키는 매개가 아닐까요. 시인은 에필로그에 아버지와 간드레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적었습니다.

‘그 옛날 아버지의 젊은 날과 함께한 간드레를 보면서 나는 내가 아버지의 금광이었음을 되새긴다. 아버지가 내 눈을 들여다보았듯 나는 내 글을 들여다보면서 한 사람의 독자를 상상한다. 이 금광은 내가 죽어서도 얼마간 폐광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는 간드렛불을 켜 들고 몸속의 금맥을 따라 나아간다.’

간드렛불에 의지하며 온몸의 감각을 일깨워 어둠 속을 더듬더듬 살펴 건너는 시인의 모습을 짐작해봅니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 괄목할 점은 외면했던 대상과의 마주침이라 할 수 있다며 여태까지 보여준 시 세계와 근사한 듯 다른 내성의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윤학 시인의 시는 대부분 형상화되어 이미지로 그려지며 읽히는데 『나보다 더 오래 내게 다가온 사람』 역시 한 편, 한 편 시를 읽고 그리며 마음에 새겼습니다.


 

- 딴뚬꽌뚬 추천'; 《왕도의 개》, 야스히코 요시카즈, , 미우(대원씨아이)

『왕도의 개』는 일본의 만화가이자 애니메이터인 야스히코 요시카즈의 '역사만화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 작품 내용의 역사적 시점을 따지자면 2차세계대전 직전 만주 상황을 다룬 『무지갯빛 트로츠키』와 러일전쟁과 일제강점 초기 시점인 『하늘의 혈맥』보다 앞선, 메이지 시대와 청일전쟁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내용이 내용이다보니 단지 재미만 느끼며 읽기는 어려운 책입니다. 다행히 만화가가 자국 역사에 대해 비판적인 거리를 둔 덕분에, 한국인 독자들도 마음이 많이 불편해지는 일은 적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좀 더 자유롭게 일본인의 시선으로 이 시대를 읽어보는 경험을 누려볼 수 있지요. 우리가 우리 조상들이 겪은 슬픔에 주목하느라 미처 알지 못했던 메이지 시대의 다른 어둠들, 예컨대 아이누 문화의 몰락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이 만화의 이러한 미덕이 있었기에 가능해졌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주인공의 행보를 통해 메이지 시대에 대한 작가의 태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만화가는 독자에게 일방적인 역사강의를 하는 대신 다양한 인간군상을 등장시킴으로써 이 어두운 시대에 대한 다채로운 측면들을 드러내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대채로움을 통해 만화가가 이분법적인 시선을 지양한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역사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것과, 작품을 단순한 인식틀에 갇히지 않도록 하는 것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잡기를 시도했던 만화가의 노력이 얼만큼 성과를 거두었는가는 이 만화를 감상하는데 중요한 평가지점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한 번 이 부분에 유의하며 만화를 읽어보세요. 훨씬 즐거운 만화읽기 시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내용과 별개로, 베테랑 애니메이터인 만화가의 뛰어난 그림실력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어마어마합니다. 과감한 생략, 힘이 느껴지는 포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작을 상상하게 만드는 장면 연결은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는 사람도 한 눈에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한 컷 한 컷이 유용한 참고자료이기도 하기에, 만화그리기에 관심이 많으신 분에게는 그림 때문에라도 소장가치가 무척 큰 책이랍니다.

 

 

- '책방 안착' 추천; 《이세린가이드》, 김정연, 코난북스

웹툰 데뷔작 <혼자를 기르는 법>으로 한국 여성 서사의 도약을 일궈냈다 평가받는 김정연 작가의 새 만화 <이세린 가이드>.  음식 모형 제작자 이세린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열다섯 가지의 음식을 둘러싼 갖가지 이야기에 리얼한 상상을 더한 독특하면서도 생생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직업의 세계를 담은 다큐멘터리처럼 말이죠. 

 음식이란 평생 함께 해야하기에 그 언제가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항상 한자리 차지하고 기억을 들춥니다. 주인공 이세린도 그런 음식 모형을 만들고 먹으면서 이전에 겪은 일들과 감정들을 독백하듯 풀어나가는데, 왜 음식을 주제로 하게 되었는지 그 광활한 독백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공감의 고개짓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칸 만화의 매력과 너무 가볍지 않은 유머와 상상력이 어우러져 한층 치밀한 재미를 주는 <이세린 가이드>. 1화의 ‘캘리포니아롤’부터 15화 ‘주말 전골’까지, 만화책 한 권의 일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판타스틱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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