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5)
상태바
[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45)
  • 작은책방 책방지기
  • 승인 2021.05.28 1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차가 출발합니다》
《이것으로 충분한 생활》
《이 안경으로 말씀드리자면》
《나는 도서관입니다》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필진 1기의 '나비날다책방' '딸기책방' '우공책방' '책방산책' '책방시점' 책방지기 5분입니다.

 

◇ 딸기책방 추천도서 : 《기차가 출발합니다》, 정호선, 창비

“땡! 땡! 땡!”

기차역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언제나 마음 들뜨게 합니다. 어디론가 먼 여행을 떠날 때나 긴 여행에서 돌아올 때 듣는 소리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거나 반가운 친구를 맞이할 때 듣는 소리기도 합니다. 작가는 떠나는 길의 설렘과 돌아오는 길의 안도감, 재회의 기쁨과 이별의 아쉬움으로 알록달록 버무려진 플랫폼 위 아름다운 이들의 모습을 촘촘하게 그려주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매일 매일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에게도 다정한 인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안녕!”

 

 

◇ 책방시점 추천도서 : 《이것으로 충분한 생활》, 하야카와 유미, 열매하나

예전엔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 관심이 많았습니다. 요즘엔 무엇과 어떻게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그럴싸하게 표현하자면 예전엔 라이프 스타일을, 요즘엔 관점을 중요하게 본다는 것이겠죠. 자기 삶의 관점과 이유는 주목하는 이가 없더라도 따복따복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오늘 소개할 책의 주인공도 그렇습니다. '리틀 포레스트 같은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구나'에 머물면 이 사람의 이야기가 다 읽히지 않습니다. 소박한 삶을 선택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삶을 추구하는 이유는 이 사람의 행동만으로는 깊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때론 어떤 선택의 이유가 한 사람의 우직한 삶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되곤 합니다. 어떻게 보면 책의 진짜 매력도 그런 것 아닐까요? 평소엔 잘 묻지 않는 "왜?"라는 질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잖아요.

 

 

◇ 우공책방 추천도서 : 《이 안경으로 말씀드리자면》, 글 오기우에 치키, 그림 요시타케 신스케, 북폴리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가요? 혹시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지는 않나요?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빡빡하게 살 때는 빡빡하게 보이고, 여유롭게 살 때는 넉넉하게 보이겠죠. 또 수많은 경험을 하면 그 경험과 관계 속에서 세상을 ‘잘 보이는 안경’을 쓰게 됩니다.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져 보이니까요. 이 세상의 모든 관습이나 규칙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나만의 진짜 멋진 안경’이 어디엔가 있겠죠!

 

 

◇ 나비날다 추천도서 : 《나는 도서관입니다》, 글 명혜권, 그림 강혜진, 노란돼지

도서관은 말합니다. ‘나는 한낱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에요. 나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도서관의 눈으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이유로 존재하는지에 대해 찬찬히 들려줍니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일상이기도 한 도서관 풍경이 그려집니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책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들이 복작이는듯하면서도 평화롭고 아늑합니다. 책방들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듯이, 도서관 또한 책을 빌려보는 곳만이 아닌 사람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동네에 있는 도서관을 떠 올려봅니다. 조용히 책만 읽던 도서관 모습이 아니라, 도서관 마당에서 북토크도 열리고, 책축제도 열리던 모습이 그려지네요.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문을 열지 못했을 때 더 소중했던 도서관이지요.

도서관은 말합니다. ‘사람과 책을 나누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 책이 사람을 성장시키리라는 기대를 품고 있는 곳, 나는 한가지 이유만으로 존재하지 않아요.’ 책 읽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가 더욱 정겹습니다. 당장, 도서관으로 달려가고 싶지 않나요?

 

 

◇ 책방산책 추천도서 :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김혜영, 후마니타스

2016년 10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폭언, 비정규직 해고 등의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피디의 엄마가 쓴 에세이. 오랜 시간 교사로 살았고, 남은 시간 엄마로 살아갈 저자가 쓴 60여편의 글이 담겨있다. 이한빛 피디의 일은 가족들의 사건 조사를 거쳐 2017년 4월 18일 대책위를 통해 처음 공론화됐고, 이후 2달 만에 CJ E&M의 산재 인정 및 공식 사과를 받았다. 이한빛 피디의 유지를 잇기 위해 2018년 설립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지금도 방송 미디어 노동 인권 개선을 위한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 그것만이 회복의 단초가 된다고 저자는 믿는다. 누구나 부모이거나 자식이기에, 누구나 노동자이거나 사회 구성원이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슬픔 너머,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멈춰 생각해 보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