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의 자유로운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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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도의 자유로운 영혼들
  • 문미정
  • 승인 2021.06.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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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도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기]
(29) 장봉에서만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놀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젊은 부부가 인천 앞바다 장봉도로 이사하여 두 아이를 키웁니다. 이들 가족이 작은 섬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인천in]에 솔직하게 풀어 놓습니다. 섬마을 이야기와 섬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일상을 이야기로 만들어 갑니다. 아내 문미정은 장봉도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가끔 글을 쓰고, 남편 송석영은 사진을 찍습니다.

 

시골살이는 도시의 삶과 사뭇 다르다. 도시의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대부분 학원을 다닌다. 장봉 아이들은 일단은 모인다. 둘씩 모일 때도 있고, 셋이 모일 때도 있고, 넷이 모일 때도 있다. 어른의 눈에는 아무래도 넷이 모일 때가 제일 재밌어 보인다.

넷이 모이면 아이들은 보통은 혜림원의 이슬주택 앞에서 모인다. 이슬주택엔 동물이 많고, 흙장난할 것들도 많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트렌스포머인 내 자동차가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도시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놀이를 하곤 하는데, 바로 자동차 위에서 노는 것이다.

 

 

나의 자동차는 완벽한 아이들의 장난감이 된다. 내부는 침실과 휴게공간이 되고, 외부는 암벽타기 연습실이 된다. 이제는 아이들 모두 제법 커서 차 위로 올라가는 것이 늘 불안한데 이 놀이가 제일 재미있나 보다. 산 위에서 내려다 본 등산객이 차 위가 찌그러져 있어요.” 하며 걱정하며 지나간 적이 있다. 도시 같으며 신고 당할 일이다.

이곳에서는 그냥 부모만 좀 이상한 부모가 되면 그만이다. 아이들이 저리 좋아하고 진짜 재미있게 논다. 차 위가 산 정상인 듯 도시락 먹는 놀이를 하기도 하고, 낚시를 드리우며 낚시질을 하기도 한다. 차 주변에서 숨밖꼭질을 하기도 하고 가끔 그안에서 책을 읽기도 한다.

아이들 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참 자유로운 영혼들이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때문에 일년 넘게 바깥 출입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있는 혜림원 이용자 분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이 자유로우면 저렇게 신이 나고 즐거운데... 우리 이용자 분들은 안전과 자유 사이에서 자주 안전을 강요당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고민이 되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생각들과 만감이 교차하지만, 어쨌거나 모든 국민이 하루빨리 이 부자유스런 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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