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각장 증설하지 않고 왜 신설하나”... 강원모 작심발언에 시의회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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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증설하지 않고 왜 신설하나”... 강원모 작심발언에 시의회 시끌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1.06.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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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본회의서 소각장 신설 놓고 의원들간 신경전... 의사 진행 지연
강원모 “송도·청라소각장 증설이 합리적... 소각장 신설 재고해야"
임동주·김종인 “이미 결정된 사항... 신설 재논의는 시간 낭비"
손민호 "시민 공동선에 대한 고민 필요... 잘못 끼워진 단추는 바꿔야"
24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서 강원모 의원이 시정질문하고 있다.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쓰레기소각장 신설과 관련한 인천시의회 강원모 의원의 작심발언에 의원들 사이에 신경전이 펼쳐져 본회의 의사 진행이 지연되는 소란이 일었다.

24일 열린 인천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서 발언자로 나선 강원모 의원(민주·남동4)은 “소각장 문제는 신설이 아닌 증설하는 방향으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왜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20년 전 청라와 송도 지역에 소각장이 지어졌던 것은 그곳이 인천에서 가장 멀고 외진 지역이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청라·송도 소각장이 주거지역과 가까워졌다고 하지만 실제론 송도 소각장은 주거지에서 3km, 청라는 1km 가량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청라소각장 내에 있는 소각로 증설 예비공간. 강원모 의원 제공

이어 “인천에서 이만큼 주거지에서 이격된 장소를 찾을 수는 없는데도 송도소각장은 증설이 안된다고 하고, 청라소각장은 아예 이전한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심지어 두 소각장 내엔 향후 증설을 대비해서 소각로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예비공간도 조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있는 것을 오래도록 잘 쓰는 것이 환경정책의 기본”이라며 “청라소각장 이전 비용만 수천억원이니 증설 반대가 정 심하다면 차라리 이전 예산을 주변 아파트 매입비에 쓰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비판키도 했다.

강 의원은 “그동안 우리들은 이 문제에 대해 비겁했고, 집행부에 책임을 미뤘다”며 “이제 각 지역의 대표가 모여있는 시의회가 책임 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발언한 뒤 발언대를 떠났다.

 

인천시의회 임동주, 김종인 의원이 강원모 의원의 시정질문 발언에 대한 반박성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강 의원의 발언 이후 각 의원들 사이에선 일순 소란이 일었다. 이후 서구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사진행발언이 계속돼 다음 시정질문 발언자인 조선희 의원(정의·비례)의 발언 차례가 뒤로 밀리기도 했다.

임동주 의원(민주·서구4)은 “강 의원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간략히 말하겠다”며 “행정은 변하는 외부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라는 더 이상 시의 외곽지역이 아닌 핵심개발지역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현재 11만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며 “소각장 이전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자 서구 자원순환 정책참여단·서구청·인천시가 함께 이끌어낸 합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설 소각장은 서구에 건설되고 강화지역 쓰레기까지 수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역 이기주의와도 관련이 없다”며 “비용적으로도 신설비(약 1,600억원)와 증설비(약 1,159억원)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 증설의 경우 시설확장에 따른 리모델링 등을 전액 시비로 해야 하는 만큼 실제 비용차이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원점 재논의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며 “이전을 발표한지 벌써 5개월이 지나 주민들 사이에선 이전이 사실로 굳어졌는데 이를 손바닥 뒤짚 듯 바꾼다면 정책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주민 반발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발언대에 선 김종인 의원(민주·서구3)도 “강 의원의 설명과 달리 청라소각장과 인근 주거지간의 거리는 직선으로 불과 300m에 지나지 않는다”며 임동주 의원에 힘을 보탰다.

김 의원은 “현 청라소각장은 청라 5·6단지에서 진행될 대규모 현안사업과도 연결돼 있어 이전이 필요하다”며 “영종도도, 남동구도 아닌 우리 서구지역 내로 이전하겠다는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에너지와 시간 낭비”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의회 손민호 의원이 의사진행발언 하고 있다.

손민호 의원(민주·계양1)은 강 의원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는 “각 지역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의 입장이 달라 결정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나 강 의원의 제안대로 인천시민의 공동선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며 “앞의 단추가 잘못 끼어졌으면 다시 끼울 생각을 해야지, 돌이킬 수 없으니 계속 잘못된 대로 나가야 한다고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의사진행발언 등을 둘러싼 소란이 이어지자 신은호 의장은 “시정에 대한 의원님들의 애정이 넘쳐서 많은 말이 오가는 것 같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공론의 장을 만들고 공식 논의를 거쳐 실질적인 대안을 찾도록 하자”고 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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