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근로자와 동고동락 20년 - 직무과정을 세분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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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근로자와 동고동락 20년 - 직무과정을 세분화하다
  • 김현
  • 승인 2021.07.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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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성장의 동력, 인천 사회적기업 방문기]
(1) 남동공단 우광테크 - 김현 / 청운대학교 사회적기업학과 교수

 

지난 72일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설립 이래 사상 첫 만장일치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우리나라가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으나 사회 양극화와 고용 불안정, 인구 절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역시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사회적 경제이다. 사회적 경제는 구성원의 상호협력과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재화 및 용역을 생산 및 판매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민간의 모든 경제활동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4대 사회적 경제 기업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을 든다. 사회적 기업의 경우, 201620,459개소(248,669)에서 201927,459개소(284,875)로 기업수는 연평균 약 10%, 종사자는 약 5% 증가하여 최근 4년 사이 빠르게 증가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사회적경제기업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 2020.8).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기업으로 영리기업과 비영리 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서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또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 판매하여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우광테크 공장 내부. 주물제작부터 납품까지 일체를 모두 한 곳에서 하고 있다

 

'인천 사회적기업 방문기'에 처음으로 소개할 사회적기업은 일자리제공형 사업장인 우광테크로 남동공단에 소재한 중소기업이다.

회사 입구에는 2008 남동구 선정우수중소기업,2014 해외우수인증 획득기업,2015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2019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라는 인증 간판이 부착되어 있어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한 눈에 들어왔다. 1997년 한전에 부품을 납품하는 제조업으로 시작한 우광테크는 현재 LED조명까지 생산하며 지속성장 가능한 스마트 에너지 분야 사업품목을 확대하고 있었다.

설립자인 안동섭·안생열 두 대표와 함께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과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회사의 연혁을 들으며, 기업탐방을 시작하였다.

 

우광테크 안생열 대표이사(왼쪽), 안동섭 이사(오른쪽)
우광테크 안생열 대표이사(왼쪽), 안동섭 이사(오른쪽)

 

인천시 장애인 통계(2019)에 따르면, 20189월 말 기준 등록장애인은 143,863명이다. 시 전체 인구의 4.9%, 전국 장애인의 5.5%를 차지하며, 장애인의 구직현황은 20193/4분기 구인수는 790명이고 구직자수는 990명이었으며, 이중 취업자수는 554명으로 나타났다.

 

▲출처: 2019 인천광역시 장애인통계보고서, 9쪽.
▲출처: 2019 인천광역시 장애인통계보고서, 9쪽.

 

우광테크는 2002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지원제도를 통해 2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한 이후 현재는 20명의 장애인 근로자와 9명의 비장애인 근로자가 함께 일하는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2019년 인천 등록장애인 취업자 554명중 20여명이 우광테크에서 근무하니 인천의 3.6%의 장애인 근로자가 이곳에서 일하는 셈이다. 2002년 입사한 장애인 근로자 2명이 현재까지도 장기근속으로 있다고 하니 이 회사 참 괜찮다라는 생각이 든다.

우광테크 안생열 대표이사는 2002년 장애인을 처음으로 고용할 당시, ‘과연 장애인들이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제조업을 장애유형 특성에 적용하여 직무과정을 세분화한 덕분에 장애인 근로자를 적극 채용하였고 현재까지 우광테크만의 자체 경쟁력을 키웠다고 하였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한전에 납품하는 부품들을 주물제작, 조립, 박스 포장까지 작업장에서 모두 처리한다.

 

장애인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는 우광테크

 

안동섭 이사는 장애인 2명을 고용했을 당시를 회상한다. 5명의 직원이 저녁 회식을 하러 갔는데 회식 도중에 밖에 나간 장애인 직원 1명이 식당안에 들어오지 않아 한참을 수소문 끝에 부모와 연락을 했다. 그러니 집에 왔다면서 회사에서 왜 회식을 하느냐?’는 항의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첫 직장이었던 이들은 집-회사-집 밖에 몰랐는데 외부 식당에서 회식을 하니 매우 불안해 했던 것이다. 당시 장애인의 여러 가지 특성들을 잘 몰라서 생겼던 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장애인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작업을 배치하고 회식도 편안하게 한다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우광테크는 2007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은 이후, 2018년 고용노동부 인증 일자리제공형으로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전략인 사회적기업 육성 활성화에 따라 우광테크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게 되었고,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이 더 까다로웠기에 장애인을 채용하는 일자리제공형 사회적 기업 인증은 의외로 쉬웠다고 말했다.

 

스마트에너지 스메이너(SMANER) 실현을 위한 부설연구소.
스마트에너지 스메이너(SMANER) 실현을 위한 부설연구소.

 

우광테크는 사회적기업 인증 이후 단순 납품을 넘어 적극적인 판로 구축을 위해 부설 연구소를 만들어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도 참여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업체들에게 안 대표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기업의 자체 경쟁력 없이 국가의 보조를 받기 위해 사회적기업으로 진입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오히려 망하기 쉽지요. 자체 경쟁력을 갖추다 보면 오히려 사회적 기업 진입은 훨씬 수월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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