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조병창 병원건물의 철거와 존치 논란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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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마켓 조병창 병원건물의 철거와 존치 논란에 부쳐
  • 장정구
  • 승인 2021.07.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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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정구 / 前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인천광역시 환경특별시추진단장

캠프마켓 B구역에는 1780번의 일제강점기 조병창 병원으로 사용했던 건물이 있습니다. 지난 부평미군기지시민참여위원회에서 긴 논의 끝에 철거를 결정했는데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듯합니다. 4개월차 공직자가 아닌 부평미군기지 토양오염문제를 10년 넘게 담당했던 환경운동가로, 1기부터 4기까지 시민참여위원으로 활동했던 시민으로 짧게 견해를 밝힙니다.

2021년 6월 17일 캠프마켓 현장에서 열린 시민참여위원회에는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 관계자가 참석하여 오염상황, 오염정화 미실시 경우 문제, 건물존치 후 오염정화의 어려움 등을 설명했습니다. 필자도 현재 시민참여위원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요청을 받고 참석하여 의견을 이야기했습니다. 조병창 병원건물을 존치하기 어려운 이유를 아래 4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토양오염정화의 법적 책임입니다.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오염이 확인되면 정화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오염정화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따져 오염정화 행정명령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염원인자인 주한미군의 책임은 일단 차치하고 현재 캠프마켓 오염정화의 책임은 국방부에 있습니다. 국방부는 법에 따라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체유해성 등으로 오염정화 미실시로 불거질 수 있는 책임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닙니다. 오염정화의 책임을 인천시가 넘겨받을 수도 있겠으나 이 또한 추가오염 확인 등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문제 등으로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 위해성평가대상에도 포함되기 어렵습니다. 오염되어도 적극적인 오염정화가 아닌 관리 차원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행법상 국유지나 자연기원 등 일부 오염의 경우 위해성평가 후 오염관리가 가능합니다. 환경부의 위해성평가지침에 의하면 위해성평가에 따른 정화목표치가 오염대책기준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B구역은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1지역(공원) 오염대책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위해성평가제도에 대해 오염정화의 면죄부라는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문제제기가 여전히 있습니다. 환경부는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여 위해성평가대상여부를 엄격하게 심의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조병창 건물은 북쪽과 남쪽 두 곳이 오염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안타깝게도 조병창 건물은 B구역 토양오염의 한복판입니다. 조병창 건물을 포함한 북측의 유류오염은 광범위하여 조병창 건물을 제외하고는 정화공사가 어렵습니다. 건물 존치를 위해 유류오염확산 차단막 설치도 만만치 않습니다. 토양오염정화방법 중 토양을 굴착하지 않고 지중정화하는 방식이 있지만 정화기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벽돌 건물이라 정화를 위한 토양 굴착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정해진 정화 기간이 있고 주민들의 개방요구에 오염정화를 계속 늦출 수 없다는 것도 국방부와 인천시 등 관계기관의 고충입니다. 현재 개방되어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야구장부지를 제외하고 건물들을 존치한 상태에서는 정화장 설치가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네 번째는 현재 건물 상태도 존치가 쉽지 않습니다. 건물의 북쪽 부분은 철거해야 하는 수준이고 나머지 부분의 안전등급도 C등급입니다. 향후 건물 활용을 위해서는 신축수준의 리모델링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1기 시민참여위원회에서 부산의 하야리아기지를 답사하고 합의한 것이 ‘건물을 함부로 부수지 않는다’였습니다. 이는 5기에 이르기까지 흔들리지 않는 합의사항으로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이런 합의를 토대로 시민참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다이옥신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A구역에 6개의 시설물이 존치됩니다. 어떤 건물이 옮겼다가 정화 후 제자리를 찾을 예정입니다. 곧 반환될 D구역에도 80개가 넘는 건물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안타깝지만 조병창 병원 건물은 잘 조사하고 기록하여 향후 다시 복원하는 것이 타당하고 생각합니다. 조병창에서 에스컴시티로 캠프마켓으로 이어져 온 부평미군기지의 이야기는 주한미군기지 토양오염의 끝장판인 다이옥신 오염정화까지 연결됩니다. 이런 모든 과정이 후대에 잘 남겨야 할 캠프마켓의 이야기입니다.

인천시는 건물 등에 대해 아카이브작업을 진행할 예정인데 부족할 수 있습니다. 민간차원에서도 적극적인 기록과 연구작업 그리고 공론과 공유의 장이 필요합니다. 캠프마켓 부지활용을 두고 여러 주장들이 있고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서로 이해하며 충분히 소통하면 100년만에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는 캠프마켓은 분명 인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공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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