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간호사 된 '네 쌍둥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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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간호사 된 '네 쌍둥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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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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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9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중앙길병원(현 가천의과학대 길병원)에서 태어난 네 쌍둥이가 길병원 간호사로 첫 출근을 해 화제다.  
  
16일 오전 양인순 간호부장에게 기본업무 설명을 듣고 원내를 한바퀴 돌아보는 이들 간호사의 얼굴에는 감개가 무량한듯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국내에서 2번째로 일란성 여아 네쌍둥이가 태어나 황슬(21), 설, 솔, 밀이라고 이름을 지은 이들은 강원도 삼척의 광산 노동자인 황영천(54) 씨와 이봉심(54) 씨 부부의 딸. 이들 자매는 생애 첫 직장을 갖게 된 날을 맞아 한껏 들뜬 모습이다.

"첫 출근이라 조금 두렵긴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잘 적응해 병원에서 봉사를 하겠다"는 이들 자매는 모두 '백의의 천사'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했다고 한다.

지난 2007년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올해 1월 치러진 제 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했다.


네 쌍둥이의 첫 출근까지에는 이길여 가천의대 길병원 이사장과의 끈끈한 인연이 있다.

1989년 당시 네 쌍둥이 출생을 앞두고 어머니 이 씨는 다니던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뒤 남편 황 씨와 함께 인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병원인 길병원을 찾았다.

갑작스런 네 쌍둥이 산모를 맞아 당시 길의료재단(현 길병원, 가천문화재단)의 이 이사장은 박태동 산부인과 과장에게 제왕절개수술 집도를 지시해 쌍둥이 4명이 모두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했다.

네 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데 감동한 이 이사장은 수술비와 입원비를 받지 않았고, 퇴원하는 산모에게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장학금을 주겠다"라고 약속했다.

2007년 1월 네 쌍둥이들이 대학에 합격하자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8년 전의 약속을 지켰고, "열심히 공부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겠다"라고 이 이사장은 다시 약속했다.

이길여 이사장은 지난 10일 네 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3년 전의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이들 자매는 "이길여 이사장님께서 약속을 지켰듯이 우리도 이사장님께 약속 드렸던대로 가난한 이웃을 섬기는 따뜻한 간호사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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