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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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책방]이 추천하는 도서목록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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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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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도 아니야! 슈퍼영웅도 아니야!』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24/7 잠의 종말』
『궁금해, 너란 여행』
인천in 기획연재 [작은 책방, 그 너머의 기록]의 필진이 추천하는 도서목록을 매주 소개합니다. 이번주에 추천해주시는 분들은 '동네책방시방' '마쉬책방' '딴뚬꽌뚬' '서점 안착책방지기 4분입니다.

 

마쉬 책방 추천 『인형도 아니야! 슈퍼영웅도 아니야!』 델핀 보부아 (지은이), 클레어 캉테 (그림), 파비앙 (옮긴이), 북뱅크

남자다움? 여자다움? 그런 것 도대체 누가? 왜? 정하는 건가요? 머리 길이? 성별? 피부색, 인종, 국적, 차별과 혐오는 폭력입니다. 누군가를 폄하함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는 당신,

혹은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언제고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의 한계에 갇히기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은 소중하고 각자가 모두 자신만의 능력이 있어요!

가끔 저 스스로에게 내재 된 편견과 차별적 사고방식에놀라고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부터 바뀌려고 합니다. 누구나 나답게! 다양한 개성이 안전하게 인정받는 세상! 바로 나부터 시작해요.

성 역할 고정 관념을 허물고 누구나 자신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는 개성 넘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한 책을 권해봅니다.

 

 

 ‘동네 책방 시방’ 추천 :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정아은 저, 천년의상상

“집에 가서 밥이나 해”, “집에서 애나 볼 것이지 왜 나와서 돌아다녀”, “저 여자는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편하게 사네”와 같이 주부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듣거나 심지어 최근에는 맘충, 김 여사 등 기혼 여성을 비하하는 언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이 크게 늘며 여성을 하대하는 과거의 나쁜 관습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잔재로 남아 전업주부의 노동을 ‘집에서 논다’는 말로 공격해옵니다.

헤드헌터이자 번역가, 소설가 등 다양한 직접을 전전하며 살아온 정아은 작가는 제1정체성은 언제나 엄마였다며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을 통해 주부의 노동을 폄하하는 사회현상의 저변에 무엇이 있는지를 밝히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집에서 논다’는 말의 연원을 찾는 것은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인 가사 노동을 폄하하고, 한쪽 성에게 미루고, 보상받지 못하는 하찮은 일로 만들어온 내력을 추적하는 과정이었다며 자본주의는 여성에게 양가적인 의미로 작동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엄마들의 입장을 풀어쓴 이 책은 제가 주부로 살면서 명쾌한 해답을 구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대해 작가가 글을 통해 시원하게 답변해 주는 것 같은 통쾌함마저 느껴집니다.

작가는 ‘집에서 논다’는 말의 연원을 찾는 과정에 읽은 소스타인 베블런의 《유한계급론》, 레슬리 베네츠의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 카트리네 마르살의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김하나·황선우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서영남의 《민들레 국수집》 등 15권의 책을 소개하며 개인적인 경험과 견해, 사회적 현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정을 기반으로 집안 일과 육아라는 책임감을 감내하며 사는 주부들. 당신은 집에서 놀지 않습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딴뚬꽌뚬 추천; 『24/7 잠의 종말』, 조너선 크래리 지음, 김성호 옮김, 문학동네

조너선 크래리는 그의 책 『24/7 잠의 종말』에서 인간의 삶으로부터 잠을 추방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24/7은 삶의 결이 사라진 채 24시간 내내 멈춤 없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오늘날의 사회를 표현합니다. 24/7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잠이 축출되는 까닭은 수면이 개인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크래리는 개인들이 극단적으로 파편화된 현실을 지적합니다. 내가 잠들면, 내 경쟁자들이내가 먹을 음식과 내가 살 집을 빼았아가리라는 두려움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돌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면시간, 그러한 돌봄을 서로 나누는 사회적 관계가 산산이 깨져버린 세계에서 수면은 죽음의 동의어가 됩니다. 모두가 잠자고 있는 이웃을 먹잇감으로 삼기 위해, 또 그렇게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자꾸 감기는 눈을 억지로 떠야만 하는 끔찍한 정글에서 우리가 살고 있음을 크래리는 나직한 문투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크래리의 문제제기가 더욱 생생하고 끔찍하게 받아들여지는 까닭은 우리가 이미 그러한 삶에 익숙해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래리의 책 『24/7 잠의 종말』을 통해 수면시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그 ‘비생산적인’ 시간에 대해 가하는 모욕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좋겠습니다.

 

 

서점 안착 추천; 『궁금해, 너란 여행』 이주희 글/그림 (꿈공장+)

‘여행지의 환경을, 현지인의 일상을, 여행자의 행복을 지켜주는’ 그런 여행이 가능할까?

20대를 자유로운 여행자 겸 여행 가이드로 살아온 이주희 작가. 30대가 되어 ‘여행지에는 최선의 기여를,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 준다’는 공정여행이란 것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제1호 공정여행사에서 업무를 배우며 그 가치를 실현해나갑니다. 작가는 [궁금해, 너란 여행]에서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공정여행이 왜 지속 가능한 여행인지 독자 스스로 건강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여행은 일상을 환기해 주는 최고의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여행을 갈 수 있게 되는 순간 모두 어디로 어떻게 여행할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중 다수가 각자의 범위 안에서 최소의 경비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어 하죠. 하지만, 그 절약이 어떤 이의 소중한 장소와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기껏해야 동물 투어에는 절대 참여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원칙만 있었을 뿐이니까요. 책에 소개된 ‘공정여행의 십계명’을 기준 삼아 여행을 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여행보다 경비가 덜 들 수도 있지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공정여행은 ‘비싼 게 아니라 비싸 보이는 것’이라는 작가의 이야기는 환경을 살리는 일, 동물을 지키는 일처럼 지구인이라면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가치의 대가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정여행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 책은 작가의 기록의 여정을 지나 독자들만의 공정여행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스마트한 팁을 찍어주며 마무리됩니다. 여행지에 도착한 낯선 자의 사소한 불편함은 그곳의 환경과 현지인의 일상을 지켜주고 여행자의 행복까지 지켜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가능하겠지만, 모두가 누구도 어떤 것도 상처받지 않는 여행을 습관화해버리면 더 이상 공정여행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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