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마켓 조병창 건물, 충분한 조사 후 무엇이든 결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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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마켓 조병창 건물, 충분한 조사 후 무엇이든 결정하자"
  • 송정로 기자
  • 승인 2021.08.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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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지속가능한 캠프마켓 역사문화적 가치공감 토론회’ 유투브 방송으로 열려

 

부평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 등 건축 유산에 대한 존치 및 철거에 앞서 치밀하고 충분한 조사를 거치고 시민의 의견을 모아 결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또 문화유산은 비용이나 시간의 문제보다 보존가치의 관점에서 생각을 모으되 개개 건축물만이 아닌 공간 자체, 구역 전체 나아가 도시 전체의 맥락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지속가능한 캠프마켓 역사문화적 가치공감 토론회’가 24일 오후 3시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주최로 유투브 방송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황순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과 이근일 한국환경공단 토양지하수처 토양정화부 과장이 각각 발제하고 류제범 인천시 캠프마켓과 과장, 정윤희 문화인천네트워크 운영위원장, 소병순 인천지속가능발전협 위원, 공규현 인천문화재단 시민문화부 차장, 장정구 인천시 환경특별시추진단 단장, 노태손 인천시의회 의원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박상문 인천시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부위원장이 좌장으로 진행하고 종합토론에 캠프마켓을 조사연구해온 전갑생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고병욱 전 인천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도시공학 박사), 한국근대사를 전공한 이상의 인천대 교수, 이의중 건축재생공방 대표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견을 모았다.

황순우 이사장은 이 자리서 "아시아 전역에 살육의 도구로 쓰인 무기를 제작한 인천육군조병창(캠프마켓)은 부평이라는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및 아시아의 근현대에 있어 남아있는 중요한 역사 현장”이라고 말하고 “한 장소가 재탄생하기까지 생각을 모으고, 철학을 세우고, 시스템을 만들고, 환경을 치유하고 조성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캠프마켓은 토양환경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도시환경과 사회·문화적인 ‘땅’의 회복이 필요하다”며 “캠프마켓은 단순한 오픈스페이스가 아닌, 역사 속에서 도시민의 삶과 애환을 담고 있으며 굴포천, 부평공원, 부영공원, 군용철도, 산곡천 등 주변지역과 연계되어 도시 전체의 맥락 속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국 런던 ‘킹스 크로스’역 재생사업의 경우 주민들과 6년간 353회에 걸처 공청회, 워크숍, 길거리 미팅, 이벤트 등을 통한 만남에 3만여명이 참여하는 소통의 과정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마스터 플랜을 만드는데 합의했다”며 캠프마켓의 경우 몇몇 이해관계자들의 힘에 의해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기본원칙을 정하고 시민들의 삶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토론에서 류제범 인천시 캠프마켓과 과장은 향후 계획으로 "캠프마켓 내 근대건축물의 역사·문화·건축적 가치에 대한 조사,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문화유산으로서의 종합적인 가치 검토 후 보존,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관계기관, 전문가, 시민참여위원회 간 충분한 협의, 검토를 통한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규현 차장(시민참여위원회 위원)은 “시민참여위원회에서 이 중요한 안건(조병창 건물 철거)을 결정하기 전에 분과위를 먼저 개최하여 각 분과 위원들이 전문가들이나 시민들과 충분히 소통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조병창 건물(1780호)은 문화재청에서 인천시로 철거 보류 요청 공문을 보내어 현재 인천시에서도 철거를 보류한 상황이므로 시민참여위원회는 잘못된 결정을 재심의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 차장은 또 “현재까지 캠프마켓 내에 있던 기존 건물이 존치 및 철거 중심으로만 시민참여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어 아쉽다”며 “시민의 의견을 일상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지도 시민참여위원회를 통하여 시민들과 소통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혔다.

노태손 시의원은 “환경오염의 정도에 따른 구역의 관리나 건축물에 대한 면밀한 연구조사를 선행한 후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시의회 차원에서 지역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며 추후 연구 조사나 활용방안, 예산 등에 대해서도 꼼꼼히 파악하겠다고 했다.

종합토론에서 전갑생 연구원은 “역사적 맥락에 따라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내용을 다방면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며 “병원 추정 건물의 경우 도면 하나 없는 상태인데, 시간을 두고 진행하면서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심도있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위재송 서경대 교수(건축공학)는 “캠프마켓 유산에 대한 기초조사는 캠프마켓에 국한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부평, 인천에 무궁무진한 사업, 산업, 미래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건축물뿐만 아니라 공간 자체, 부평 주변에 대해 치밀하고 철저한 조사, 기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의 교수는 우리가 철거냐 보존이냐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강점기에 지어진 전체 규모, 공장 구역(블록)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이 교수는 “제대로 조사를 하고 나서 무엇이든 결정하자”며 “건물 하나로서가 아니라 전체 구역으로 파악 한 후 시민들과 공유하면서 논의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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