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공격을 막아내며 6위 자리를 지킨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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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공격을 막아내며 6위 자리를 지킨 인천
  • 김동환
  • 승인 2011.06.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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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유나이티드 14R 울산전 리뷰]
인천유나이티드가 울산현대의 홈경기 9연승 행진 도전에 제동을 걸었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현대의 14라운드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경기장. 맑은 날씨 아래에서 90분간 두 팀이 벌인 치열했던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이 났다.

인천은 전반 32분, 루이지뉴가 정규리그 첫 골을 터뜨리며 앞서 나갔으나 불과 12분 만에 울산의 고창현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울산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추가골을 얻기 위해 계속해서 공격을 시도했으나 안재곤과 김영빈을 투입하며 수비벽을 두껍게 쌓은 인천에 막혀 더 이상의 득점은 기록할 수 없었다. 인천은 울산 원정에서 얻은 소중한 승점 1점으로 '6위'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날은 인천의 정혁이 부상을 털고 팀에 복귀해 경기를 치른 날이기도 하다. 정혁은 지난 3월, 제주 유나이티드와 가진 홈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해 3개월간의 장기결장으로 팀과 함께 할 수 없었다. 정혁의 복귀로 인천은 앞으로 더욱 두터운 중원 구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김신욱과 곽태휘를 막기 위한 전략

울산의 김신욱과 곽태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에 능한 선수들이다. 김신욱은 196cm의 큰 키를 활용한 헤딩력이 뛰어난 선수고, 곽태휘는 이미 대표팀에서도 많은 득점을 성공시키며, ‘골 넣는 수비수’로 유명하다. 현재 두 선수는 모두 리그에서 4골씩 성공시키며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은 장경진을 이용해 김신욱을 막고, 코너킥이나 프리킥 등의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이윤표와 배효성을 아래로 내려 곽태휘의 수비라인 뒷공간 침투에 대비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김신욱 봉쇄 작전’은 성공한 편이었다. 90분 내내 김신욱은 장경진의 밀착수비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고, 가끔 헤딩슛을 하기는 했으나 인천 골문에 크게 위협을 주지는 못했다. 곽태휘 역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인천 수비진에 막혀 위협적인 헤딩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울산의 김호 감독도 “경기 내내 김신욱이 고립되어 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김신욱을 이용한 공격이 효과를 보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소 의외였던 한교원과 루이지뉴의 선발 출전

경기 시작 전, 발표된 인천의 선발 명단을 본 서포터들은 다소 놀라는 눈치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루이지뉴가 선발명단에 포함되었기 때문. 최근 들어 소리 없이 오르내리던 루이지뉴의 이적설 때문일까. 선발명단에 루이지뉴가 포함되었다는 소식을 알게 된 팬들은 ‘이번 울산전을 통해 루이지뉴의 팀 내 거취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루이지뉴는 18일 울산과의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정규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며 팀 내 공격수로서 전혀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거기에 최근 인천을 떠나게 될지 모른다는 이적설까지 흘러나오며 사실상 인천에서 루이지뉴가 설 자리는 없는 듯 했다.

한교원은 올 시즌 인천에 새로 영입된 선수로서 선발, 교체출전의 빈도가 반반인 선수였다.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력은 좋지만 마무리를 짓는 과정에서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선발 출전은 경기 시작 전, 급 추가된 나름대로의 ‘관전 포인트’였다.

효과를 거둔 ‘한교원-루이지뉴’ 세트

스피드가 뛰어난 한교원과 ‘전 울산현대’ 소속으로서 아직 문수경기장 잔디의 느낌을 잊지 않은 루이지뉴의 조합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들 뒤에서 카파제와 이재권, 바이야가 충분한 지원을 해주기도 했지만, ‘한교원 도움-루이지뉴 득점’ 이라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둘의 조합이 더욱 빛을 발한 것 같다.

루이지뉴의 득점이 터지기 전까지 인천의 공격은 주로 왼쪽에 치우쳐 있는 편이었다. 장원석-이재권-카파제의 왼쪽 공격이 주요 루트였기 때문이다. 가끔 한교원에게 공이 연결되기는 했지만 번번이 울산 수비에 차단되어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두드리면 열리기는 하는가 보다. 전반 32분, 카파제가 울산의 왼쪽진영을 휘저으며 기회를 엿보던 중이었다. 그 때 카파제의 눈에 골문 왼쪽으로 침투하는 한교원이 들어왔고, 차분히 공을 연결해줬다. 자신을 막기 위해 울산의 골키퍼 김영광이 앞으로 달려 나왔지만 한교원은 침착히 다른 선수를 살폈고, 골문 정면에 위치해있던 루이지뉴를 발견했다.

김영광을 등진 상태에서 한교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루이지뉴에게 공을 연결했다. 김영광이 골문을 비우고 나와 있었기 때문에 다급해진 울산 수비수들은 루이지뉴에 거친 태클을 해왔다. 하지만 이를 교묘히 피한 루이지뉴가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슈팅을 했고, 득점에 성공했다.

14라운드 만에 얻은 정규리그 첫 득점. 이보다 루이지뉴에게 기쁜 일은 없었을 것이다. 득점에 성공하자마자 루이지뉴는 허정무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비록 격한 기쁨의 세리머니로 루이지뉴와 부딪힌 허정무 감독이 바닥에 넘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었지만 루이지뉴의 정규리그 첫 득점을 누구보다 기뻐했을 것이 분명하다.


▲ 전반 32분, 한교원-루이지뉴로 연결되는 득점 장면(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설기현을 놓치지 말았어야 했지만


울산이 들고 나온 ‘김신욱’카드에 대한 인천의 수비는 잘 먹혀들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설기현에 대한 수비는 신통치 않았다. 설기현이 보여주는 측면 돌파와 크로스는 늘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인천이 울산에 실점했던 과정도 설기현의 돌파에서 시작되었다.

인천이 선제골을 기록한지 12분만인 전반 44분, 설기현이 인천의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양발로 슬쩍슬쩍 공을 건드리며 순간적으로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들어온 설기현을 차단하기 위해 인천의 수비수들이 달려들었지만 적극적으로 막지 못했다. 혹시라도 PK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인 듯 했다.

여유롭게 인천 수비를 제친 설기현은 왼쪽에서 달려 들어오는 고창현을 발견했고, 재빠르게 땅볼로 크로스를 했다. 골문 왼쪽에서 공을 이어받은 고창현이 이를 슈팅으로 연결시켰고, 공은 인천의 골문을 출렁였다.

반갑다 , ‘정혁’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개막전에서 부상을 당하며 3개월의 기나긴 시간동안 재활에 힘써왔던 인천의 정혁이 드디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진에 큰 보탬이 될 정혁의 복귀를 반가워하지 않은 팬이 어디 있을까. 후반 8분에 루이지뉴를 대신해 정혁이 교체 투입되자 문수경기장을 찾은 인천의 서포터 ‘미추홀 보이즈’는 연신 ‘정혁!’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투입되자마자 왼쪽에 자리 잡은 정혁은 장원석, 이재권과 가볍게 호흡을 맞추며 울산의 수비를 뚫기 위해 노력했다. 이재권과 여러 번 2대1패스를 주고받으며 드리블 감각을 되찾은 정혁은 계속해서 울산의 왼쪽을 두드렸다.

정혁의 복귀를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울산은 계속된 정혁의 돌파에 곤혹스러워 하는듯했다. 인천 공격수들의 계속된 위치 전환과 돌파에 정혁의 투입 이후 울산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혁은 투입된 이후, 프리킥 찬스에서 장원석과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빠르게 주고받았다. 인천 서포터들에겐 정혁이 프리킥 위치에 서있다는 것 자체로도 굉장히 기뻤을 일. 하지만 정혁은 대부분의 프리킥 기회를 장원석에게 양보하였다. 최근 수원전과 전남전에서 키커로 나선 장원석이 모두 득점에 성공했기 때문에 팀을 위해서는 자신보다 장원석이 프리킥을 처리하는 게 더 좋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비록 40여분밖에 뛰지는 못했으나 정혁은 실전 감각 회복에 전혀 문제가 없는 듯 했다. 울산전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그라운드 적응을 마친 정혁. 다음 주말에 있을 FC서울과의 원정경기서 시원한 ‘복귀 축포’를 터뜨리며 팬들을 향해 그가 다시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프리킥 위치에 나란히 선 장원석(왼쪽)과 정혁(오른쪽)

/ 사진제공 = 김인수 UTD기자(zkfltmak_1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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