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 - 아라뱃길의 시원한 바람에 시름을 떨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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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 - 아라뱃길의 시원한 바람에 시름을 떨친다
  • 허회숙 시민기자
  • 승인 2021.09.2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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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획] 천년의 약속이 흐르는 아라뱃길, 그 시점
아라뱃길 인천여객터미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22일 오후 정서진 아라여객터미널을 찾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전날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음에도 몸이 상쾌한데, 11시경 친한 후배가 정서진 아라뱃길을 걸으러 가자고 한다.

추석날에는 아들네 식구와 우리 부부까지 일곱 식구가 경북 예천 선산을 다녀왔다. 추석날 비가 온다는 예보로 많은 귀성객들이 전날 내려간 덕분에 길이 훤하게 트였다.

정체가 없었던 덕분에 3시간만에 도착하여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선산에 지어놓은 정자에서 차례를 지냈다. 오랜만에 큰집 조카와 시동생까지 열 한명의 식구가 모여 앉아 간단한 음식까지 나누니 흐뭇하고 감사하다. 우리 부부를 포함한 어른 다섯 명은 백신을 2차 접종까지 끝낸 후이고 젊은 세 식구도 백신 1차 접종은 끝낸 상태여서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귀경길은 어느새 비도 개이고 하늘에는 유난히 아름다운 구름들이 두둥실 떠간다. 버스 전용차로로 씽씽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였다. 오후 5시경 인천에 도착하니 예년에 비해 훨씬 피곤도 덜하다.

정서진 버스정류소

인천지하철 2호선을 타고 가정중앙시장역에서 후배를 만나 승용차로 정서진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곳에 ‘정서진중앙시장’이라는 전통시장이 있어 정서진으로 네비를 치면 이곳으로 안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네비에 입력할 때에는 정서진아라타워, 정서진노을종, 인천아라여객터미널, 정서진주차장이라고 쳐야 한다. 넓은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료도 입장료도 없다.

정서진 입구 호수와 풍력발전기

어제 비가 내린 뒤끝이어서 더 높아진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다. 상쾌한 바람에 마음 속까지 시원해진다. 풍력발전기가 제법 넓은 호숫가에 돌고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뜨인다. 네델란드 어디쯤 와 있는 것 같은 이국적인 풍광이다.

정서진-아라뱃길을 관리하는K-water(한국수자원공사) 건물

추석 연휴여서 가족 단위로 소풍 나온 사람들이 그늘이 있는 곳마다 자리를 펴고 앉아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젊은이들은 쌍쌍이 자전거를 대여 받아 즐기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와 공휴일인 탓에 전망대도 아트큐브에도 입장할 수 없어 아쉬웠다.

수상 테크로 만들어진 운치 있는 길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아 멀리서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경인아라뱃길 전망대

경인항 통합운영센터에 들어가 보니 카페를 제외한 홍보관 등 다른 시설은 운영되지 않고 있다. 마침 로비에 아라뱃길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사진으로나마 아라뱃 길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아라뱃길 사진 전시회

밖으로 나오니 여객선이 드나들던 선착장 근처에 많은 사람들이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며 즐거워하고 있다.

승선장 앞에 아트큐브가 있다. 오늘은 공휴일이어서 현장 예약을 할 수는 없었으나 평일에는

현장 예약을 하고 짧은 해양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그랑불루' 라는 돌고래와 소년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짧고 감동적인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정서진 아트큐브
아트큐브에서 상영하는 '그랑블루' 포스터

바다 산책길을 조금 걸어가니 해양체험관이 나타난다. 지금은 체험학습도 중단되었지만 카약, 고무보트 체험, 수상안전교육,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운영, 방과 후 활동과 청소년 단체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중국 산둥성 직항이 가능한 넓은 서해 앞바다를 끼고, 보물 같은 수많은 섬을 품고 있는 인천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해상 체험활동들이다. 하루 속히 코로나가 안정되어 이런 다양한 해상체험이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비는 마음이다.

해양체험관

멀리 보이는 정서진 노을종으로 향한다. 정서진이란 서울 광화문에서 정서에 위치해 있고 일몰이 아름답다고 하여 정동진에 대비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일출의 풍광으로 유명한 정동진도 좋지만 서울, 일산 등지로부터 아라뱃길을 따라 자전거로 달려올 수 있는 이곳 정서진도 하루 소풍으로는 마침한 곳이다.

정서진 광장에는 노을종이 유명하다. 노을종 안에 해가 들어올 때 찍는 사진이 가장 멋지다고 한다. 일몰 시간이 아직도 멀어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를 떴다. 갈매기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으라는 포토 존이 영종대교가 보이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

영종대교가 바라보이는 정서진 포토존
영종대교
정서진에서 바라본 영종도

옛 부터 우리 조상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며 추석 명절을 기렸다.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먹을거리가 풍성한 계절, 누렇게 익은 벼이삭들이 고개를 숙이고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에 잔물결을 이루는 황금들판의 계절,

코로나의 광풍으로 시름에 젖은 세월이었건만 그래도 어김없이 풍요와 감사의 계절이 찾아왔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정서진 아라뱃길을 거닐며 노을종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즐기고 시원한 바닷바람에 모든 시름을 떨쳐버리시기를 독자들에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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