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매물은 1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라
실수요 및 재건축·재개발 투자 수요 등 몰려
인천의 아파트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다세대·연립주택)까지 급등하고 있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대안으로 빌라를 택하거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빌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인천 빌라 매매 가격 누적 상승률은 6.24%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2.23%)을 훌쩍 넘겼다.
이는 지난 2008년(22.01%) 이후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상승률(4.85%)도 뛰어넘는 수치다.
또한 서울(4.73%)과 경기(6.02%)보다도 상승률이 높았다. 전국에서 인천보다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세종(8.38%)밖에 없었다.
인천 빌라 매매가 상승률은 올해 1월 0.06%에서 2월 0.42%, 3월 1.56%로 급등한 뒤 주춤하다가 6월 0.18%, 7월 0.95%, 8월 1.23%로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2달 연속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빌라가 아파트보다 많이 팔리는 현상이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등록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계약일 기준)는 현재까지 1,189건으로, 아파트 매매(412건)의 약 3배에 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매매가 빌라 매매보다 월간 2~3배까지도 많은 게 일반적이었으나 올해 1월부터는 매매량 역전 현상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부평동 ‘영상아트빌’ 전용면적 37.84㎡는 이달 들어 3억2,392만원(2층)에 매매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매매가가 1억8,891만원(3층)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집값이 1억3,000만원 가량이 올랐다.
부개동에 있는 ‘신원빌라’ 전용면적 40.55㎡는 이달 2억3,000만원(2층)에 실거래돼 집값이 2억원을 넘었다. 직전 거래가는 지난 3월 1억9,500만원(3층)이었다.
연수구와 미추홀구 등에서도 빌라 거래가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연수구 옥련동 ‘대진빌라’ 전용면적 37.8㎡는 지난달 2억8,000만원(2층)에 팔려 3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매물은 2017년 8월(1층·1억300만원) 이후 거래가 없다가 지난달 신고가에 거래되며 단숨에 1억8,000만원이 올랐다.
미추홀구 숭의동에서는 ‘태아빌리지’ 전용면적 43.54㎡ 4층 매물이 2019년 9월 1억1,900만원에서 이달 3억4,800만원(4층)으로 2억3,000만원으로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빌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빌라로 눈을 돌린 투자 수요도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인천 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값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뛰자 자금력이 부족한 2030 젊은 세대들이 위치가 좋은 준신축급 빌라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라며 “재개발·재건축 등을 기대하는 투자 목적의 문의도 꾸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