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언어 연극으로 이민자 문제 서로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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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 연극으로 이민자 문제 서로 돕는다
  • 김정형 시민기자
  • 승인 2021.09.2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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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 사람들]
'인천 이중언어연극제'를 준비하는 신승일 감독과 이지연 배우
제7회 이중언어연극제 포스터
제7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포스터

 

제7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가 오는 10월8일부터 10일까지 미추홀구 문학경기장 내 문학시어터와 문학동 작은극장 돌체에서 열린다. 이중언어 연극이란 1개의 작품을 공유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언어그룹에 속한 공연단체들이 함께 각각의 언어 버전으로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양쪽의 교집합인 이민자, 다문화 커뮤니티가 전파하는 형태의 연극이다. 2013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7회를 맞이하고 있다. 3년 개최 후 1년 안식년을 갖고 있어 현재 7회 연극제다.

연극제는 먼저 한국 공연을 진행하고 8일 러시아, 9일 베트남, 10일 필리핀의 순서로 스크린상연이 이어진다. 연극제는 연극과 더불어 배우들에게 강연을 하며 성장하는 극을 만들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연극제 조직위원장인 '배우공동체 자투리' 신승일 감독을 만나 궁금증을 풀어 보았다.

 

이중언어연극제 신승일 감독
이중언어 연극제를 기획해온 신승일 감독

 

연극제를 기획한 의도는?

우리의 지구촌은 한 사람의 부와 한 기업의 발전과 한 나라의 번영을 위해서 서로 경쟁하는 장소가 아니다. 구성원 누구 하나 뒤처지는 일 없이 서로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중언어 연극제를 기획하였다.

 

인천에서 시작한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어떤 의미가 있나?

인천은 최초의 근대 연극이 이루어진 도시이다. 또한 최초 이민이 시작된 도시다. 한국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거쳐 가는 세계로의 관문인 도시다' 역사적,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인천은 국제연극제를 개최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2019년 이중언어 연극 장면
2019년 이중언어 연극 장면

 

왜 연극을 해야 하나 ?

빠르게 달려가는 우리 사회에 속도를 늦춰주고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며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향한 일보를 내딛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 연극이다. 연극인들은 그런 사회적 과제를 수행해야만 하는 의무가 있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 연극제를 개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9년 이중언어 연극 장면
2019년 이중언어 연극 장면

 

-  인천 이중언어 연극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이주민에 대한 생각은?

남편에게 맞아죽은 베트남 신부,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냐는 강조된 질문을 들어야 되는 일본계 다문화 청소년, 중국계 동포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대량 생산해 내고 있는 대중문화 등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그러한 문제들을 구호를 만들어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서로의 문화를 서로의 언어를 경험하고 접함으로써 인식을 바꾸어 나가도록 할 것이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이 아니라, 서로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이민 커뮤니티의 연착륙을 도와야 한다.

 

공연을 마치면서 배우공동체 자투리 배우들
2019년 이중언어 연극공연을 마치면서 배우공동체 자투리 배우들

 

-  배우공동체 극단 자투리가 지양하는 목표는?

먼저 배우공동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배우들만이 아닌 연극인들의 예술인 길드를 목표로 하였다. 길드는 암울한 중세시대 동업자 조합으로 일종의 협동조합의 형태를 띤다. 상업적으로 영주가 다스리던 지역을 넘어서 연계하는 상업자길드의 경우 유대감을 넘어선 강력한 조직이다.

 

- 함께 연극제를 만들어 나가는 이주민 단체인 아이다마을은?

인천여성의 전화에서 창설되어 가정 내에 여성이 겪고 있는 문제해결을 위해 시작되었다. 2013년에는 이주여성을 돕기 위한 단체로 독립했다.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조선족 등의 이주여성들이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힘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이주여성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시작하여 나이 차가 있는 배우자와의 의사소통 등의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이러한 어려움에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단체이다. 이주여성, 결혼이민단체, 배우자 모임(아버지 교육사업 등)을 위한 일들을 한다. 인천광역시에 등록된 비영리단체이다.

 

흰 블라우스 입은 연출 배우 이지연 검은 한복을 입고 입은 조연출 배우 김미경남자 배우 배길환
흰 블라우스 입은 연출 배우 이지연, 검은 한복을 입고 입은 조연출 배우 김미경, 가운데 배우 배길환

 

신승일 감독과 함께 배우공동체 자투리 연출자 이지연 배우를 만나 연극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인천 이중언어연극에 참여는 언제부터 했나?

2019년도다. 이해 세자매공연을 올렸고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무산됐다. 올해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를 부분 각색한 소나기를 올리게 됐다

매년 참가국들이 번갈아가며 작품을 선택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올해는 한국에서 작품을 선정할 차례였다. 아무래도 다른 나라와 한 작품을 선정하여 공연하는 형식이다 보니, 작품을 고르는데 신중해야만 했다.

2019년도에 러시아팀에서 안톤 체홉의 작품을 고른 이유도 그런 맥락이었다고 생각한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소설가 겸 극작가이고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번역본도 잘 나와 있다. 우리도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뭐가 있을까 소개해주고 싶은 작품을 고민해보다가 소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소나기 연습 장면
소나기 연습 장면

 

이중언어 연극이기에 치중하는 점이 있다면.

언어 연극제이기 때문에 언어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몸짓이나 얼굴표정, 배경상황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정서적인 표현들이 러시아인들에게는 낯설고 새롭게 느껴진다고 한다. 연출을 하며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잘 느끼게 몸짓 등을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된다.

 

- 이중언어 연극을 하며 다른 나라 배우들과 소통이 있나?

현재는 SNS로 가끔 서로 안부를 묻고 연극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전부다. 2019년에는 워크샵도 해보고 함께 작품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들을 나누기도 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렵게 되었다.

 

-  연극 한편에 대한 연습기간은 얼마나 되나. 그리고 공연시간은?

작품마다 연습기간은 다른데요. 보통 2달 정도다이 극의 공연시간은 40분이다. 연극제는 기본적으로 한국 팀 공연 후 약간의 전환 시간이 있고 바로 러시아팀의 공연이 올라가기 때문에 러닝타임에 제한이 있다.

 

- '배우공동체 자투리'의 특징 또는 장점이 있다면.

극단이 아닌 공동체나 길드의 형식을 띠고 있는 단체를 지향한다. 헤쳐 모여! 같은 이미지라고 할까,  단체에 소속되어있지만, 외부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혹은 제가 이중언어연극제를 통해 이지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개인이 성장하여 다시 단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일한다. 그리고 그러한 힘들이 모여 배우공동체 자투리가 성장하기를 바란다.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배우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먼저 원하는 것이 있고 꿈을 찾은 여러분! 축하합니다! 좋아하는 길을 찾으셨다면 반드시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정말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누군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하다보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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