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곳곳에서 '민주시민교육 거점기관'이 확대·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의 지역 정체성과 시민성 확립을 위해 시작된 민주시민교육의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16일 민주시민교육 거점기관인 가천대학교 간호대학 한 강의실. ‘인천형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이날 강의는 ‘위험은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주제로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험 속에서 위험은 개인의 책임인지, 사회의 책임인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생각해 보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워크북을 바탕으로 ‘과연 나는 생각하는가’ ‘나는 행복한가’, ‘희망은 있는가’라는 3가지 범주를 통해 인간의 존재를 찾고 시민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나와 나를 둘러싼 공동체’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으로 열리고 있다.

학습자 중에는 80대 노인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3시간이나 되는 강의에 힘들 만도 했지만, 그는 강의 내내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경청하고 필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평소에 시민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다던 고재호(85)씨는 “인천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한다는 글을 보고 흥미가 생겨 강의를 신청하게 됐다”며 “강의를 통해 다양하고 유용한 내용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은 지역 곳곳에서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거점기관을 운영하면서 시민참여형 평생교육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은 민주사회의 지속 발전을 위한 지식·가치·태도 등 민주시민으로 요구되는 자질과 소양을 함양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교육을 일컫는다.

인천에서는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지난 2019년 ‘인천시 민주시민교육 조례’와 ‘인천시교육청 학교민주시민교육 진흥 조례’를 각각 제정하며 민주시민교육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조례는 민주시민교육을 활성화하고 민주시민교육의 지원에 필요한 사항 등을 정해 인천시민이 민주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권리와 책임의식의 함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상 속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으로 ‘시민력’ 향상뿐만 아니라 시민의 삶 속의 평생학습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시민교육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인천시민들의 평생학습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민주시민교육 거점기관 9곳(인천학 5곳, 시민학 4곳)을 올해 3월 지정했다.

이들 거점기관은 대학교와 문화원, 도서관, 구청, 평생교육시설 등 지역 곳곳에 마련돼 시민들이 편하게 방문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인천학은 ‘인천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시민학은 ‘인천형 민주시민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각 기관별로는 인천과 관련된 문화, 문학, 여행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수강생들은 수료 후에 학습동아리 구성이나 향후 유사 프로그램 참여로 지역 네크워크를 통한 교육 연계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특히 지난 3~6월까지 민주시민교육 시민인식 개선과 거점기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인천형 민주시민교육 시민교사 양성과정’도 운영해 강사 9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가천대 평생교육원과 아미고엠센터 평생교육시설, 연수문화원 등 다양한 민주시민교육 거점기관에서 시민교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은 앞으로 관계자 간담회와 각 거점기관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더욱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민주시민교육과 지역학 학습자에 대한 이해를 반영한 지속적인 맞춤형 프로그램 발굴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