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창 병원건물 철거 결정 근거에 오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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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창 병원건물 철거 결정 근거에 오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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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2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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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욱 박사 '부평 조병창 병원건물 존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주장
"안전진단 D등급이 아닌 C등급, 토양오염 정화방법도 구체적 비교분석 없어"

 

지난 6월 17일 열린 부평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가 조병창 병원건물 철거 결정을 내린 근거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원건물 안전진단 결과가 D등급이 아닌 C등급이며, 토양오염에 대한 (지중)정화 방법도 구체적인 비교분석 없이 비논리적으로 결정됐다는 등의 지적이다.

'부평 캠프마켓 일본조병창 병원건물 존치 시민대책위원회'와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21일 오후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세미나실에서 '부평 조병창 병원건물 존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황순우 건축사사무소 바인 소장의 발제로 고병욱 박사(전 인천도시공사 도시재생본부장),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교수, 공규현 인천문화재단 시민무화부 차장, 이용선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 부위원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김재용 민족문제연구소 인천지부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 자리서 고병욱 박사는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가 6월 17일 조병창 병원 건물에 대한 철거 의사결정을 한 것에 대해 당시 회의록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검증하며 당시 의사결정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회의록에 의하면 시민참여위원회는 ‘병원 건물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 나왔고, 균열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보존하면서 지하의 오염정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하는 등 병원 건물 안전 등급을 D등급으로 알고 법·규정을 해석했다.

이에대해 고 박사는 “원 건물의 안전 등급은 C등급이며 증축된 일부가 D등급”이라고 정정했다. 또한 그는 “설령 D등급이 나오더라도 보수한 뒤 사용가능 해 철거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고 박사는 또 회의록에는 ‘건물철거 안하고 오염정화 할 수 있으나 단기간 저비용으론 굴착이 확실한데, 확실한 정화 가능한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기간도 예상이 쉽지 않다’와 ‘돈만 들어가면 지중정화가 가능하나 몇 천억원 세금이 들어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짚었다.

고 박사는 이에대해 "토양오염 정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분석 없이 참석자의 개념적 내용을 토대로 정책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물을 존치하며 토양오염을 정화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은 관련법에 따라 환경부 장관의 승인이 나야하며 위해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승인이 나지 않는다"며 "이 건과 관련하여 시민 또는 아이들의 안전을 언급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다"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마지막으로 ‘환경정화와 비용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병원건물을 부득이하게 철거하지만 나중에 복원하겠다’는 회의록에 대해서 "전문가의 의견에 의하면 병원 건물은 조적조 건물로써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라고 반박했다.

덧붙여 그는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제12조 제 5항'에 ‘사업시행자가 지상물 또는 지하매설물의 계속 활용을 희망하는 경우, 이 지상물 또는 지하매설물을 제외한 지상물, 지하매설물, 위험물, 토양 오염 등은 제거하여야 한다’는 예외 조항을 제시하며 "사업시행자인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건물을 존치하며 토양오염을 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황순우 소장은 '캠프마켓 반환과 과제 (조병창 병원 건물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발제에서 캠프마켓과 조병창 건물의 역사와 그 중요성을 소개하고 병원건물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조병창 병원건물은 일제 식민당시 조병창의 규모와 강제동원 속에서 노동의 강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장소다"라며 그 역사적 의미를 되짚고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는 일이 일제 강점기 때의 상처를 회복하고 미래를 향해 가는 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연경 교수는 토론문을 통해 캠프마켓 조병창 병원건물의 역사적 의의에 관하여 "현재까지는 인천일본육군조병창 시기에 한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된 측면이 적지 않다"며 "캠프마켓의 미군기지 시기와 이후 기지 축소 반환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병원건물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캠프마켓의 향후 계획은 정부 부처들 및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기초적인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생산된 결과물들은 공유 되어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전체적인 가치평가를 통해 각 시설물들의 보존과 활용 정도가 전체적인 맥락 하에서 공원계획과 함께 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복원을 통해서 똑같 생긴 건물을 만들었다고 해도 여태까지 병원건물에 쌓인 시간의 흔적들과 장소의 진정성은 회복되지 않을 것“라고 지적했다.

공규현 차장은 발제자인 황순우 소장에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캠프마켓의 환경정화문제와 역사적 보존 문제는 대립할 수 밖에 없는가 ▲어쩔수 없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면 이 건물에 남겼던 역사적 가치는 무엇으로 남길 것인가 ▲캠프마켓의 활용방안은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 ▲캠프마켓이 문화공원으로 조성된 이후 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일상적으로 반영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이에 황 소장은 환경정화 문제에 대한 질문에 "역사적 가치문제와 환경문제는 환경청과 논의를 해봐야한다"고 답했다. 캠프마켓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국제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서 설계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시민의 의견 반영은 전문성 있는 워킹그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용선 부위원장은 황 소장의 발제문에 공감을 표시하며 조병창 병원건물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캠프마켓과 부평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캠프마켓 활용 관련하여 시민참여위원회 위원으로서 동료 위원들과 함께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캠프마켓에 대한 인천시의 투명하고 책임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6월 30일 조병창 병원 건물을 철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국방부와 환경공단에 전달했다. 그는 당시 공문에 '조병창 병원건물 철거는 인천시의 결정이 아닌 시민참여위원회의 결정이다'라는 내용이 있다고 전하며 "인천시가 조병창 병원건물 철거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며 시민참여위원회에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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