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월미도 희생자 위령비 12년만에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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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월미도 희생자 위령비 12년만에 제막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11.0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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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진실화해위, 2일 월미공원서 제막식
‘미군 폭격으로 원주민 무고한 희생’ 명시
2기 진실화해위, ‘실미도 사건’ 본격 조사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2일 제막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1950년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국 폭격으로 희생된 인천 월미도 원주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위령비가 월미도에 세워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실미도 사건' 등 인천에서 발생했던 비극적 과거사 사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인천시와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날 월미공원에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열었다.

이 위령비는 2008년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 폭격으로 원주민들이 희생되고, 재산상의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권고한지 12년만에 세워졌다.

위령비에는 ‘1950년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 소속 미군 폭격으로 월미도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원주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신원이 확인된 10명의 실명 이외에 희생자가 100명이라고 적혔다.

시는 당초 '한국전쟁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100여명의 월미도 민간인 희생자들'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시민단체들의 반발 여론을 수용해 문구를 이같이 결정했다.

월미도 폭격은 인천상륙작전 직전 북한군의 방어망을 파괴하기 위해 유엔군 소속 미군이 월미도 월미공원 일대에 폭격을 가한 사건이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08년 조사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사실을 밝혀냈다. 희생자 수는 신원이 확인된 사람 10명을 포함해 총 100여명으로 추산된다.

생활터전을 잃은 월미도 주민들은 1997년 귀향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2004년부터 고향을 돌려달고 호소했다.

실향민들은 이 땅이 자신들 소유였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입증할 자료들이 소실돼 인정받지 못했다.

시는 2019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6월부터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23명에게 매월 25만원씩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이 2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이 2일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제막식에 앞서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인천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기 과거사위원회가 건립을 권고한 지 13년 만에 위령비를 제막하게 됐다”며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 뒤에 아픔이 있었고, 이제는 영광 뒤에 숨어 있는 참극을 감당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진보당 조봉암 사건’과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 ‘강화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 등 인천의 과거사 사건을 조사해 진실을 규명했다.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주요 사건으로 ‘실미도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실미도 부대는 1968년 김신조 사건(1·21사태)을 계기로 박정희 정부가 비밀리에 만든 북파 공작부대다.

이 부대에서 훈련받던 공작원 24명은 1971년 8월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탈출해 서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군·경과 대치하면서 공작원 20명, 경찰 2명, 민간이 6명이 사망했다,

생존 공작원 4명은 군사재판을 통해 1972년 사형이 집행됐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공작원들이 실미도에 감금돼 가혹행위를 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당하고 사건을 진상을 왜곡·축소·은폐 등 조작한 것으로 보고 진실규명에 나섰다.

실미도 사건은 2006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했으나 유족들의 제기하는 의혹이 맹백히 규명되지 않아 진실화해위원회로 이관됐다.

이 밖에도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인천지역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29건), 적대세력 사건(1건) 등 총 30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더 이상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이 같은 사건을 공론화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인천지역에서 추가할 과거사 사건 조사도 계속해서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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