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에서 투수 변신, 부상으로 다시 야수 정향 ‘승부수’
게릿 콜에게 홈런 쳐낸 타격 재능 꽃 피울 수 있을지 주목
SSG 랜더스 하재훈이 다시 야수로 돌아간다. 2019년 61경기에 등판, 5승 3패 3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8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그해 구원왕에 올랐던 하재훈이 마운드에서 내려와 다시 방망이를 잡는다.
SSG 랜더스 관계자는 "하재훈이 구단과 상의 끝에 야수 전향을 결정했다"며 " 지난17일부터 강화 마무리 훈련에서 외야수 조에 포함돼 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소개 코너에 투수로 올라있던 SSG 랜더스 홈페이지에서도 이미 외야수로 옮겨진 상황.
마산용마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 마이너리그를 거쳐 일본프로야구에서 외야수로 뛴 하재훈이 투수로 뛴 것은 마이너리거 시절 16경기 뿐이었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 지명된 하재훈은 KBO리그 데뷔 첫 해이자 투수 전향 첫 해를 세이브 1위를 차지하는 등 강렬한 모습을 남겼다. 그러나 이듬해 어깨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어깨가 아파 지난해 8월 남들보다 빨리 시즌을 접은 것. 부활에 대한 기대를 모은 올 시즌 역시 어깨 부상이 재발해 18경기 출장에 방어율 4.00, 1구원승 2홀드에 그쳤다.
어깨 통증 탓에 투구에 대한 어려움을 느낀 하재훈은 구단과 상의 끝에 야수 전향을 결심했다.
SSG는 "하재훈이 타자로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고, 수준급의 파워와 콘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수비, 주루에서도 장점이 있는 선수"라며 "우타 외야수 자원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재훈은 사실 올 시즌 16승(8패)을 거둔 뉴욕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에게 2012년 마이너리그 올스타게임에서 홈런을 기록할 만큼 타격 재능이 있는 선수. 마이너리그 통산 627경기에서 613안타, 38홈런, 288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은 2할6푼5리.
하재훈은 "새로운 도전이지만, 그동안의 부상에 따른 심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기대된다"며 "남은 마무리 훈련 기간까지 강화에서 훈련을 잘 소화하고, 비시즌에 야수에 적합한 몸 상태를 꾸준히 만들겠다. 내년 스프링캠프부터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하재훈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할 수 있는 외야수가 돼 내년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며 "입단 첫해인 2019년 각오를 세이브왕으로 정했고, 세이브 1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목표를 홈런왕으로 설정해 도전하고 싶다. 팀에 도움이 되는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재훈이 팀 이름처럼 내년 시즌 타자로서도 연착륙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