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흥국생명, 내홍 기업은행에 승리 헌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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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흥국생명, 내홍 기업은행에 승리 헌납
  • 최림 객원기자
  • 승인 2021.11.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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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집중된 경기서 0:3 완패...팀 5연패 수렁
12월 1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홈 첫 승 기대
흥국생명 이주아가 23일 기업은행전에서 서브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인천in)
흥국생명 이주아가 23일 기업은행전에서 서브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인천in)

어수선했다. 취재 열기도 대단했다. 23일 삼산 월드체육관을 찾은 관중(1,771)은 매진에 못 미쳤으나 취재석이 오히려 '매진'이었다. 인천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40여석으로도 충분하던 기자석은 이날 60명의 기자가 사전 취재 요청을 해 부랴부랴 플로어에도 기자석을 마련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취재 포커스는 홈팀 흥국생명이 아닌 원정팀 IBK기업은행에 맞춰져 있었다. 배구계를 넘어 최근 프로 스포츠 최대 관심사인 이른바 '조송화 사태' 때문이다. 기업은행 주전 세터이자 주장인 조송화가 얼마전 시즌중임에도 감독과의 불화 등을 이유로 팀을 두번이나 무단 이탈하고 그 과정에서 세터를 지도하는 김사니 코치도 팀을 떠났던 것.

이 사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 구단은 선수단 관리 소홀과 성적부진을 이유로 단장과 감독을 동반 경질하고, 논란의 당사자 중 한명인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더 큰 파장이 일었다. 조송화는 실현 가능성 없는 임의해지 예정.

이날은 이런 일련의 과정 뒤 갖는 기업은행의 첫 경기. 팬들의 관심, 특히 기자들의 취재 본능이 꿈틀 거릴수 밖에 없는 그림이 만들어진 상황이었다. 당사자 입으로 직접 듣게 될 전후 사정, 지휘봉을 잡은 뒤 첫 경기의 경기력, 선수들과의 조화 등등.

그러나 흥국생명으로서는 이 모든 게 달갑지 않은 분위기일 수 밖에 없었다. 흡사 다른 집 식구들이 우리집 집들이에 참가해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 같은 상황.

난감해도 경기는 경기.  프로가 그래서도 안되지만 흥국생명에게 애시당초 다른 팀 사정 봐 줄 만한 여유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다. 팀은 4연패에 빠져 있었고 '삼산시대'를 열었다고는 하지만 승리는커녕 상대에게 한세트도 따내지 못한 상황. 게다가 시즌 첫승 상대였던 리그 최하위 기업은행에게 마저 지면 언제 승리할지 모른다는 것도 뼈아픈 현실.

충격의 패. 흥국생명이 시즌 첫승 상대였던 기업은행에 0:3으로 패해 5연패 수렁에 빠졌다.(사진=인천in)
충격의 패. 흥국생명이 시즌 첫승 상대였던 기업은행에 0:3으로 패해 5연패 수렁에 빠졌다.(사진=인천in)

히지만 공은 둥글고, 뚜껑은 열어봐야 알수 있는 법. ‘그 난리를 피웠던 기업은행에게 흥국생명이 무릎을 꿇었다. 그것도 0:3(21:25, 18:25, 25:27) 셧아웃 패. 5연패.

기업은행은 라셈(15), 김주향(14), 표승주(14), 김희진(11), 김수지(6)이 고르게 활약했다. 시즌 첫 승점 3점을 얻는 경기를 해냈고, 지긋지긋한 꼴찌에서도 벗어났다.

기업은행은 다툰 뒤 남의 집들이 가서 화해하고 집들이 선물까지 받아 온 셈.

흥국생명 홈 팬들은 3세트 막판 그 많던 사진기자들이 승리 순간 기뻐하는 모습을 찍기위해 기업은행 벤치쪽을 향하는 카메라들을 씁쓸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승리에 목마른 흥국생명 팬들은 다음 홈경기(121일 페퍼저축은행전첫 승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인천in)
기업은행 김사니 감독대행이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뒤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인천in)

한편 기업은행배구단은 이날 경기가 열리는 상황에서 조송화 선수와 함께할 수 없다는 구단의 입장을 밝히는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을 통해 김사니 코치는 정상적인 정규리그 참여 등 배구단 운영을 위해 불가피하게 사직서를 반려하고 임시 감독 대행토록 결정했으며, 책임에 상응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조송화 선수와 함께할 수 없다는 구단의 입장은 변화가 없으며, 이와 관련하여 한국배구연맹 등 관계규정에서 정하는 바를 감안하여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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