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해양환경과 신설 - 기본이 탄탄한 환경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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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해양환경과 신설 - 기본이 탄탄한 환경도시로
  • 지영일
  • 승인 2021.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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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칼럼] 지영일 /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
송도국제도시 6・8공구 해안에서 민관 합동으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 6・8공구 해안에서 민관 합동으로 해양쓰레기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가 이례적일 수 있는 조직개편에 나섰다. 내년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는 측면과 환경정책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그것이다.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될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해양환경과가 신설된다. 이 부서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해양쓰레기 대책을 전담한다. 시에 따르면 기존 도서지원과 내 1개 팀 단위였던 해양환경 업무를 과 단위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섬·해양·갯벌 자연환경 보전, 해양쓰레기 대책 체계화, 지질공원·세계유산 추진 등 생태환경 보호정책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정력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매우 고무적이고 환영할 만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앞서 산업경제 관련 부서에 속했던 에너지정책과를 과감하게 환경국으로 재배치한 이후 또 하나의 의미 있는 환경정책 변화로 읽힌다.

사실 그간 환경시민단체들과 여러 전문가들은 해양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인천이 정작, 개발의 도시로만 비춰지는 실상에 깊이 우려했다. 특히, 그간의 ‘발전’ 과정이 대규모로 갯벌을 매립하고 연안생태계를 희생하면서 얻어낸 결과라는 깊은 자괴감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해양 생태환경이 경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육상 생태계 그리고 생활환경까지 훼손되는 상황도 초래되었다.

결과적으로 도시의 덩치는 키웠지만 인천시민의 삶의 질이 정말로 높아지는 것인가, 환경권과 지속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한 도시계획 방향인가에 대한 수많은 지적과 비판이 이어져왔다. 이제의 변화가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기대를 현실로 바꿔나가는 전환점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무엇보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대처가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인천이다. 이제는 상식이 된 사실로 해양쓰레기가 육상생태계의 악화로 이어지며 결국에는 우리의 식탁을 거쳐 안전과 건강에 까지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이다. 결국 해양환경과 생태계는 인천시민의 건강과 미래세대의 환경권 강화에 핵심 관건인 셈이다.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 모두가 그렇지만 인천지역의 특성상 어구쓰레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자료에 따르면 해양쓰레기 발생량의 절반이 어구쓰레기다. 연간 어구사용량 13만톤 중 폐어구는 23.5%에 달하는 4만4천톤으로 추산된다. 유실, 투기된 폐그물에 해양생물이 갇히거나 걸려서 폐사하는 경우는 연간 어획량의 10%에 달하고 폐어구 등 해양부유물에 의한 사고도 전체 해양사고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어구 생산, 사용, 관리 실태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침 지난 12월 9일 열린 제21대 국회 본회의에서 ‘수산업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이 통과되었다. 인천시 해양환경과의 출범과 맞물려 해양쓰레기 대응이 우선적인 의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덧붙여 소래습지를 국가도시공원으로 지정, 추진하는 구상과 송도 람사르습지를 축으로 인천의 연안과 갯벌을 대대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적 노력에 경주해 줄 것을 기대한다. 많은 수고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인천이 명실상부한 생태관광의 도시, 해양도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밖에도 환경 관련 부서 간, 생태환경 정책과 사업들 간의 소통과 연계, 협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소속이 다르고 부서가 다르다고 해서 칸막이 행정, 각자도생의 모습을 빚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말이다. 그를 위해 각각의 자리에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 배치되고 적절한 역할이 돌아가기를 바란다. 탄탄한 초석 위에 방향을 잘 잡고서야 함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할 필요는 없겠다.

조직개편의 취지, 새로이 출범할 부서가 보여줄 역할과 성과를 두고 고개를 끄덕일 일이 많기를 바란다.

 

용유 마시안 해변에서 열린 ‘2020 국제연안정화의 날 기념 바다대청소’
용유 마시안 해변에서 열린 ‘2020 국제연안정화의 날 기념 바다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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