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보수 모두 분열 양상... 인천 교육감 선거 다자 대결로 가나
상태바
진보, 보수 모두 분열 양상... 인천 교육감 선거 다자 대결로 가나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1.12.30 16: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진영 올교실-인교연, 단일화 각기 추진... 후보 7명 난립
진보진영은 단일화 논의도 없어...경선 불투명해 각자도생 가능성도
인천시교육청 전경. (사진=인천시교육청)

인천의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두 단체가 각자 후보 선출을 강행하면서 보수 진영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진보 교육감 진영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과 타 후보군의 갈등으로 단일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아 구심점도 없이 사분오열되는 모양새다.

 

 

30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이하 올교실)와 인천미래교육연대(이하 인교연) 등 두 단체에서 각각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교연은 최근 교육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보수·중도 성향 후보들과 간담회를 열어 단일화 경선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권진수 전 인천시교육청 부교육감, 최계운 인천대 명예교수, 허훈 하이텍고 전 교장 등 3명이 직접 참석했다.

여기에 이배영 인천사회복지사협회장과 김덕희 인천재능대 교수 등 2명도 인교연 측 결정에 동의 의사를 밝히면서 총 5명의 후보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교연은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정책토론회를 3차례 이상 열고,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기관의 시민 여론조사 100%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데 합의했다.

 

인천의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각각 추진하는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왼쪽)와 인천미래교육연대 (사진=인천in)
인천의 보수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각각 추진하는 올바른교육사랑실천운동본부(왼쪽)와 인천미래교육연대 (사진=인천in)

앞서 올교실은 단일화 경선에 고승의 전 인천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과 이대형 인천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올교실은 시민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를 5대5 비율로 합산하는 방식으로 다음 달 25일 보수 단일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일부 후보들 사이에서는 두 단체 모두 후보 선출 절차를 강행함에 따라 보수 진영의 ‘분열 필패’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 진영은 지난 2014년, 2018년 두 차례 선거 모두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진보 진영 후보가 인천시교육감에 당선됐다.

내년 선거에서 보수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상 두 단체의 후보가 선출된 뒤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시기적으로는 내년 2월 이후가 될 전망이다.

인교연은 올교실 경선에 참여한 고승의 국장과 이대형 회장을 토론회에 초청하는 등 통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올교실은 이미 단일화 후보 선출을 위한 결론을 내린 상황에서 새로운 단일화 후보를 찾고 새 선출 방식을 제시한 인교연의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용섭 올교실 공동대표는 “지금 시점에서 후보 단일화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내년 2월1일에 예비 후보 등록을 한 뒤에나 다시 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사진=인천시교육청)

진보 진영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후보 경선은 커녕 아직 후보 단일화를 위한 이렇다 할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이하 연대)는 최근 대표자 회의를 열고 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 안건을 다뤘으나 별다른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연대는 전교조 인천지부 등 과거 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던 핵심 단체들이 속해 있는 조직이다.

일각에서는 도 교육감의 재선을 위해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단일후보 경선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최근 교장공모제 시험 비리 등 각종 논란으로 도 교육감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도 교육감은 후보 단일화 여부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아직 지역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말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진보 진영의 가장 큰 변수인 도 교육감의 단일화 참여가 불투명해지면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일부 후보는 독자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어 진보 진영의 분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 도 교육감과 박빙의 경선을 벌였던 임병구 석남중 교장은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임 교장은 ”지역 사회에서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단일화에 대한 기대감은 있는데 여건이 좀처럼 형성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군인 성기신 배움의공동체 대표는 “도 교육감의 경선 참여 의지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단일화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도 교육감을 빼고 경선을 할 수도 없지만 빠진다고 하면 경선 자체가 무의미해져 버리는 만큼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난달 출마를 선언한 고보선 인천교육과학정보원 원장은 “이미 시기가 많이 늦었으나 단일화 경선이 있어야 진보 진영에 승산이 있다”며 “시기상조지만 끝내 단일화가 무산된다면 진보 진영의 후보 주자로 나올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출마를 준비하는 서정호 인천시의원(연수2)은 “인천 교육은 도 교육감 체제에서 변화뿐만 아니라 신뢰까지 잃었다. 이제는 계파 갈등에서 벗어난 혁신과 개혁의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며 중도 후보로 독자 출마 의사를 밝혔다.

교육계 진보 진영의 한 인사는 “일부 후보군은 지금 시점에서 도 교육감과의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독자 출마의 경우 진영 분열로 지역에서 지탄을 받을 수도 있는 만큼 후보들의 복잡한 계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