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사진과 글로 기록하는 생활기록가그룹 <생기가-화>의 작가 인디의 ’詩前詩記_花 : 꽃같고 시같은 한순간‘展이 동인천 배다리 책방거리에 있는<모갈1호(구 대창서림)> 2층, ’담아씀 포토앤북 스튜디오‘에서 18일부터 3월 3일까지 열린다.
배다리책방 ’모갈1호‘는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사업으로 사진책 만들기를 진행해 왔다. 이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참가자 중 3인이 계속 사진작업을 하며 활동했는데 이들이 만든 모임이 <생기가_화>다. ’생기가‘는 생활기록가를 줄인 말이다. 마지막 ’화‘는 작가마다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 글, 꽃, 화합 의 뜻을 담고 있다.
작가 인디의 전시는 <생기가_화> 회원으로서 지난 2년간 작업한 내용을 정리해 진행하는 것으로 ’꿈달‘ 작가의 ’찾아가다‘展에 이어진 전시다.
이번 전시는 그가 베란다에서 키우는 꽃들의 생장(生裝)속에 발견한 기쁨과 애틋함을 한지에 프린트한 포토그램과 한지책으로 손제본해서 담은 포토그램북, 매달 써온 일기를 책으로 엮은 열 두 달 일기, 사진으로 만든 소품 등올 작업한 내용이다.
’인디' 라는 예명은 아이들을 다 키우고 홀로 있는 일상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무엇인가 해보려는 마음에 10여년 전 만든 이름으로 ’인디펜던트‘에서 따왔다.
인디 작가는 "모갈1호의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를 통해 만난 사진과 책 작업이 자신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며 "작가라는 직함에 부끄럽지 않게 지속적인 작업을 해 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23일(수) 오후 3시에는 <생활기록가그룹_화>의 작가 꿈달과 인디와 진행하는 작가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디_작가노트>
詩前詩記_花 : 꽃같고 시같은 한순간
詩前詩記_花 전시노트
베란다에 작은 화분들을 들여놓고 손바닥정원이라 부른다. 보드라운 흙속, 있는 줄도 몰랐던 여린 씨앗은 빼꼼 얼굴을 내밀면서 나를 놀래키기도 했고, 한 잎이 두 잎이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순하고 여린 것들이 흙을 비집고 들어가 잔뿌리를 내리느라 땅심과 고투했을 그 고요하고 충만한 시간. 생각할 때마다 기적같아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시든 꽃잎이라도 떨어지면 그 시간이 떨어지는 듯했다. 이렇게 작별할 수는 없었다. 푸릇한 삶의 기운을 그대로 지속시켜줄 수는 없어도 오래오래 함께하는 방법이 있었다. 포토그램이었다. 바스러지려고 하는 잎과 줄기를 감광지에 올려놓고 상을 맺게 하고 바라보는 일은 손바닥정원을 바라보며 식물의 시간과 교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포토그램은 또 다른 나의 손바닥정원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포토그램 작업과 글을 <詩前詩記>라는 제목으로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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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꽃같고 시같은 한순간을 ‘詩前詩記’라 이름붙이고 포토그램으로, 글로 기록했다. <詩前詩記>는 시는 아직 아니지만 시적인 순간의 경험과 시처럼 꽃처럼 세상을 본 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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