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에 문화꽃이 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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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에 문화꽃이 핍니다"
  • 강영희
  • 승인 2022.03.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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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별곳]
(6) '문화예술비빔'  

오랜만에 봄빛이 따뜻하게 감싸는 날이다. 정비중인 캠프마켓이 있는 부평-신촌 정류장에 내리니 탁 트인 미군부대 부지가 눈에 들어온다. 

겨우 다섯 정거장. 가끔 산책을 나오기도 하고, 한때 이 근처 학원에서 인테리어 공부를 하기도 했고, 지인의 사무실도 있어 종종 오고가기도 한 곳, 왜 '신촌'인지는 몰랐지만 부평 현대아파트와 현대백화점, 미군부대가 있는 이 일대를 '신촌'이라 불렀다. 

소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조병창이 만들어지고 형성된 새로운 마을로 '신촌'이 조성되었고 '부평미군부대'가 자리잡으며 유흥가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생활권이 부평역 중심으로 형성되다보니 딱히 이 곳에 올 일은 없었지만 지난 2003-4년, 반전 캠페인을 하며, 2007년 계양산골프장 반대 캠페인을 하며 가끔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버스정류장에서 본 캠프마켓@
버스정류장에서 본 캠프마켓@
캠프마켓 벽 일부와 입구는 옛모습 그대로다@
캠프마켓 벽 일부와 입구는 옛모습 그대로다@
신촌문화마을
신촌문화마을@

검색창에 주소를 치니 '펍 캠프마켓'과 '갤러리61'이 나왔다. 거기 맞다. '문화예술비빔'의 공간은 도예가 최명자의 도예전이 있었던 그 전시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단체다. (최명자도예전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9430)

2년간 코로나로 거의 문을 닫았던 캠프마켓은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2년간 코로나로 거의 문을 닫았던 캠프마켓은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문화기획 비빔 - 소병순 대표@
문화예술비빔 - 소병순 대표@

마을공동체와 예술, 상업공간과 주민들이 어울어지는 공간을 고민하며 '비빔'이라고 작명했다. 인터뷰를 위해 두 사장님 내외분과 자리에 앉았을때 '왜 이 동네에 악기 집이 많은지 알아요?' 하며 말을 건네신다. 전쟁이 끝나고 악기가 귀하던 시절 부내에서 흘러나온 악기들을 접할 수 있었던 곳이어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흔적이라고 한다. 

1985년 이 지역에 자리잡고 살아온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갤러리61, 2019년 '펍 캠프마켓'을 열고 부평공원 일대가 문화예술로 활성화되길 바라며 활동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양화가 이연옥 작가는 '장담그기'를 통한 지역공동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양화가 이연옥 작가는 '장담그기'를 통한 지역공동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캠프마켓 1번 출구에 50년 이상 된 은사시나무가 어느날 쓰려져있었다@
캠프마켓 1번 출구에 50년 이상 된 은사시나무가 어느날 쓰려져있었다@

 

'문화예술비빔'은 '부평공원'과 '캠프마켓'이라는 공간적 자원을 활용해 '문화도시 부평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부평별곳' 지원사업을 알게되어 지원했다. 

코로나가 없을 때 '장담그기'도 하고, 아트프리마켓 '미술장날'을 개최하는 등 문화와 예술로 전문예술가와 주민, 지역 상점과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했다.  

캠프마켓 수문장, 은사시나무@사진제공_문화예술비빔

이번 '부평별곳' 활동은 어느날 캠프마켓 1번 출구에 있던 은사시나무가 쓰러져있었고, 이를 발견한 소 대표가 갈무리해둔 것을 소재로 '부평캠프마켓'의 역사와 지역의 의미를 담아 <사라지지않는 기억>이라는 주제로 기획되었다.

이 은사시나무를 전문작가들과 지역의 가족 단위 참여자들이 함께 이 지역성과 역사성을 담아 조형작품으로 만들고 전시하는 기획이었으나 갑작스런 코로나 확산과 빠른 사업진행에 참여자 모집이 어려워 전문예술가들의 작업으로 갈음되었다. 물론 이 작가들도 주로 인천, 부평지역 작가다. 

부평별곳을 계속 지원할 수 있다면 가족단위의 창작활동을 함께하는 운영과 기획을 모색하고 싶다고 한다. 

실내전시는 갤러리61 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제공_비빔
신종택 작가 작품_사라지지 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야외 전시중인 갤러리61 앞마당에서 진행되었다@사진제공_비빔

 

지원사업 공모, 선정, 컨설팅, 진행, 정산까지 빠르게 진행된 '부평별곳'이었지만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 잠시나마 즐거운 활동이었다고 회고한다. 지원팀-컨설팅을 하던 지원단체의 적극적인 활동 지원과 소통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어디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편리한 정산과정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지원팀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으셨다. 

 2022년에도 '장담그기'가 예정되어 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어떨지 고민중이다. 그러면서 '좋아해서 하는 일이지만 주민과 지역이, 예술가들이 함께 좋아하면 좋겠다.'는 바램과 '현장', 그러니까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지속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짧은 기간 어려울 수 있지만 '부평별곳'이 보다 많이 홍보되고, 그 활동을 하는 공간이 응원받고, 그 활동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힘이 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부평별곳'으로서 자부심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 운영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당부도 전하신다. 

 

이연옥 작가 _사라지지 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이영숙 작가 _사라지지 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이하숙 작가 _사라지지 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코로나로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색한 부평별곳 활동은 여러모로 활력을 가져다 주었다. 다만 공간의 다양한 제안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부평별곳을 위해 단계별 지원 - 처음 공간을 여는 곳, 방향을 잡지 못했으나 지속적으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싶은 곳, 오랫동안 공동체 안에서 문화예술활동을 해온 공간에 대한 지원은 달라야하지 않겠는가라는 제안을 하며 더 많은 부평별곳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비췄다. 

부평공원 일대에 다양한 공간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코로나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져 이 일대의 공간들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박영환 ​작가 작품_사라지지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박영환 ​작가 _사라지지않는 것들_부평별곳@사진제공_비빔​
남아있는 은사시나무 가지들과 장담그기를 하는 장독대@
신종택 작가 _사라지지않는것들_부평별곳@

지난 주 금요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전쟁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그 시점에 캠프마켓, 미군부대였고, 일본군 무기제작 공장인 '조병창'이었던 이 마을의 역사가 새삼 눈에 들어온다. 미군부대의 역사와 그 주변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새삼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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