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로 주소 이전, 서울시장 출마 뜻 굳힌 듯
서울 의원들은 "명분과 실리 모두 잃을 수 있다" 우려
민선 5기(2010~2014년) 인천시장을 지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사실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송 전 대표는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민이 됐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주소 이전 마감 시한이 오늘”이라며 “법정 조건이 당과 지지자들의 판단과 결정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당과 지지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 드리기 위해 주소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라도 출마할 준비를 해달라’는 윤호중 비대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었다”고 서울로 주소를 이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저에게 서울시장에 출마하라는 많은 분의 강한 요청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하지만 이것은 제 개인의 정치적 진로의 문제가 아니라 대선 패배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어떻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리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누가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당과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판단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신데 저도 그분들과 함께 당의 결정에 충실히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대나 전략공천은 제 머릿속에 없고 오직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당원으로서 직책과 직분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당내 경선을 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이 ‘송영길 차출론’을 띄우고 있지만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서울지역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모임을 갖고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586 용퇴론’을 들고 나와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데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쇄신을 요구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지역의 한 의원은 “(송 전 대표는) 인천시장을 했던 분이고 5선을 한 국회의원 지역구도 인천 계양구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은 지방선거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