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칸 특별기여자도 이주민일 뿐, 깊은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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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칸 특별기여자도 이주민일 뿐, 깊은 배려가 필요하다.
  • 이병철
  • 승인 2022.04.0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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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칼럼] 이병철 /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사회복지학 박사

아프칸 특별기여자의 탈출을 보면 마치 영화 <모가디슈>가 생각이 난다. <모가디슈>는 강신성 대사의 소설(2006)을 바탕으로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탈출’을 영화화하였다. 반란군이 점령한 수도에서 탈출을 애쓰며 간절히 수송기를 기다리는 장면이 기억난다.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의하면 특별기여자는 대한민국에 특별히 기여하였거나 공익의 증진에 이바지하였다고 인정된 자로 정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탈레반의 위협 속에서 인도주의적 조치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와 그의 가족들을 국내에 입국시키는 미라클(miracle) 작전을 실시하였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들의 첫 한국 학교 입학
지난 3월 새학기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첫 등교를 하고 있다.(KBS 뉴스 캡처)

이들은 지난 몇 년간 주아프간 한국대사관,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직업훈련원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다양한 분야와 직장에서 근무한 분들이다. 외신들은 이들의 가족에 10세 이하 어린이와 노약자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하며  대한민국 정부의 아프간 특별기여자 수송 작전(미라클 miracle 작전)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기사를 보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해외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께서는 더욱 더 크게 공감하시리라. 이번 기회를 통해 ‘특별기여자, 난민’ 등의 이주민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配廬)의 실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지난 3월28일 ‘한국에 온 특별기여자 이해’라는 주제로 대안신학대학교 라자 교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연에서 라자 교수는 "그들은 20년간 내란을 경험하였고 정권이 무너지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는 경험담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으로 입국하여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살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전혀 다른 도시환경과 문화, 예를 들면 그들의 문화에서는 개(犬)를 부정한 동물로 인식하고 있는데, 한국 가정에 초대 받았을 때 반려견과 함께 동거하며 생활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면 아마도 그들이 가지는 문화충격은 매우 클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가족을 두고 아프칸을 떠난 죄책감과 상대적 박탈감의 교차는 그들의 사회적응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하였다.

법무부 TV,  법무부 직원이 특별기여자 아기를 돌보고 있는 모습
법무부 직원이 특별기여자 아기를 돌보고 있다.(출처 법무부 TV)

한 특별기여자 어머니는 하루하루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3월부터 자녀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여 다니고 있는데 학교생활에 대한 많은 염려가 있고 특히 학교에서 전달되는 가정통신문은 이해할 수조차 없어서 애를 태운다고 하였다. 또 어린아이의 몸 상태가 안 좋다보면 당황부터 하게 되어 순간순간이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이제는 그들이 지역 사회에 잘 정착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특별한 기여를 한 그들에게 법과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이들이 자립경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생활 멘토에 의한 문화 교류, 그리고 크고 작은 욕구 해결과 생활 설계가 병행될 수 있도록 역지사지(易地思之) 측면에서 살피고 배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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