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이재현 서구청장 “구민들과 계속 함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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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이재현 서구청장 “구민들과 계속 함께하겠다”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5.06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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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서구는 지금이 골든타임...가장 ‘핫하고 힙한’ 도시될 것"
이재현 서구청장 <사진=인천in>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은 최근 민주당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2019년 노래방에서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접촉을 한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공천심사에서 탈락한 후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끝내 재선 도전이 좌절됐다. 지역화폐인 '서로e음'의 성공을 비롯해 '클린 서구' 등 그동안의 구정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부지런히 재선을 준비하던 그로서는 매우 아쉬운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서구 주민단체와 상인회 등을 중심으로 이 구청장을 지지하는 일부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구청장은 임기 동안 서구의 지역경제, 문화, 환경 발전은 놀라울 정도였다”며 “일꾼을 내치는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아 이 구청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인천in>과 만난 이 구청장은 여전히 복잡한 심경이었다. 자신의 과오를 만회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으나 그 성과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서운함이 컸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구민들과 함께 땀 흘려 일궈온 노력과 성과를 잊을 수 없기에 서구에 남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구청장에게 이번 컷오프 이후 심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예기치 못했던 결과다. 이번 공천 결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100-1=0의 기분이었다. 인생을 통틀어서 컷오프라는 것을 처음 겪었다. 1을 만회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지만 나머지 99가지를 평가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고 원망도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더라. 그러나 당의 지침은 지침이고 이런 부분들이 시대적으로 요구하는 사안일 수도 있는 만큼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결과는 참혹했지만 공직자로서 몸가짐을 더 잘하라는 교훈으로 삼으려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은 구민들로부터 받은 것 같다. 공천 결과 이후 오히려 각계각층의 구민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많은 지지와 함께 응원을 보내줬다. 서구에서 봉사를 시작했으니 계속 남아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았다. 이런 부분들이 가장 큰 힘이 됐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의 시간이었지만 수많은 응원을 보내준 구민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다.

 

◇ 지난 4년간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지난 4년을 돌아보자니 10년이라 해도 믿길 만큼 많은 변화가 스쳐 지나간다.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이 많았던 것 같다. 취임 첫날부터 민방위복을 입고 태풍 대비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수돗물 적수 사태와 1년 뒤 유충 사태,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어린이집 아동 학대 등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정신이 없었다.

개발사업에 따른 민민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김포 장릉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갈등이 상당히 일어나리라 본다. 현재 33년 서구 역사에 있어 가장 많은 사업들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관계 직원들이 시공부터 준공까지 공사 전 과정에서 차질 없이 마무리 원활한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반대로 가장 자랑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전국 지역 화폐의 표본이 된 서로e음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까지 환영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단순한 결제수단을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공동체의 연결고리로 삼고자 민관이 함께 협의하고 결정하는 체제를 구축했기에 더욱 보람이 크다. 덕분에 서로e음을 고리로 서구를 하나로 잇는 정책 철학까지 탄생할 수 있다. 처음 목표로 삼았던 지역경제는 물론이고 자연·공간·문화·교육·복지·돌봄에 구청·기관·단체·기업까지 잇고 더하게 됐다.

환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환경전문가로 온 만큼 구청장이 되고 나서 다짐한 게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을 어떻게든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이에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최초로 자원순환 선도도시 구축에 나섰고, 스마트에코시티를 기획해 선보였다. 현재 스마트에코시티에 기반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혁신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서구의 테마를 입혀가고 있다. 나아가 미래 먹거리인 수소경제사회를 맞아 경제와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는 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이재현 서구청장 <사진=인천in>

◇ 서구가 나아가야 할 길과 비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4년 전 민선 7기가 출발한 후 서구가 개청 3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이렇다 할 비전과 목표가 없었기에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그려갈 포부를 담은 ‘클린 서구, 행복한 서구, 함께하는 서구’ 그리고 비전인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서구’를 세웠다. 물론 처음에는 ‘변방인 서구가 할 수 있겠나’,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 등 많은 의문이 있었다.

그러나 구민 모두가 합심해 변화와 혁신의 길을 열어내면서 전에 없던, 상상도 못했던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처음으로 재정 1조원 시대를 열어 불모지를 일궈내고 부족한 인프라를 채워나갔다. 대표적인 정책은 바로 지역화폐 서로e음이었다. 민과 관이 연대하고 협력했기에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다. 지난 4년간에 걸친 서구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눈부시다'라는 표현이 제격일 것 같다. 

이런 부분이 늘 강조하는 ‘해보니까 되더라’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대한민국 환경대상과 대한민국 도시대상 등 100개에 달하는 수상 ▲전국 지방자치경쟁력평가 종합결쟁력 2년 연속 1위 ▲1·1·1·1·1(종합경쟁력 전국 1위, 재정 1조원, 지역화폐 발행액 1조원, 인천 내륙면적 1위, 인천 인구 1위) 굵직굵직한 성과의 발판이 됐다. 앞으로도 꾸준히 비전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면 분명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

 

◇ 민선 7기에 이어 8기에 꼭 이어져야 할 정책이 있다면?

서구의 지난 4년만큼이나 중요한 게 앞으로의 4년이다. 지금이 바로 서구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완성이 아닌 2단계 도약의 시기인 만큼 민선 7기에서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실행계획을 세워 보다 촘촘하고 보다 세부적으로 현장에 맞게 이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민선 8기에 꼭 이어져야 할 정책은 ▲수소경제 등 미래 먹거리라 풍부한 100만 경제자족도시 ▲환경을 주제로 환경 회의가 열리는 국제환경도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며 가치를 키워내는 스마트에코도시 ▲자원과 사람을 잇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서로이음도시 ▲소소한 문화적 자원까지 연결해 일상생활에서 가치를 꽃피우는 생태문화도시라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는 서구'를 목표로 전국 1위 도시의 행정력과 실행력을 이어간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지역경제·환경·교통·복지·문화·신성장동력·소통 등 구정 전 분야에서 달성한 성과를 바탕으로 재도약하고, 원도심과 신도시의 매력을 최대한 살려 지역 상생과 균형 발전을 실현하면 아마 전국에서 가장 ‘핫하고 힙한’ 도시가 될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뜻은 있나?

컷오프 이후 구민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시민대표로 추대를 하겠다는 등의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서구가 중요한 시기를 마련한 만큼 구청장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서구에서 떠나지 않고 구민들과 함께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다.

지난 4년간 이룬 성과는 구민들이 아니었다면 결코 이룩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이분들과 함께 흘린 땀과 수많은 성과를 접고 떠날 수 없다. 일부 구민들은 차기 총선도 있다는 등의 얘기를 해주고 있으나 지금 단계에서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정치 재개는 아니더라도 서구에 필요한 일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구민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을 때 비아냥거리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구민들이 보내준 믿음과 격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열렬한 참여는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전국에서 거의 실패한 지역화폐가 서구에서 성공한 것은 민관이 함께하고 구민과 구민, 구민과 자연이 모두 함께 참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감히 1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을 4년 동안 이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서구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100만의 자족도시로 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혁신적인 변화와 정책을 통해 미래를 여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그동안 피해의식 가득했던 변방의 서구를 떨쳐버리고 최근 1·1·1·1·1위를 차지한 힘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100만의 도시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서구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하고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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