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인천공항 넘어, 분주한 샌프란시스코공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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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인천공항 넘어, 분주한 샌프란시스코공항으로
  • 샌프란시스코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2.05.21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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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형 객원기자의 코로나 넘어 미국여행]
(1)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까지

인천공항에서 샌프란시스코 비행 여행

코로나가 조금 시들해 지는 틈을 타서 오랜만에 미국 나들이를 준비해 왔다. 먼저 요즘 외국여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점검을 해보았다. 준비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 항원검사를 위해 항원 검사소를 찾았다.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공항에 교통 센타에 있는 명지병원 분원으로 들어 갔다. 코로나 전에 공항 주차장은 차 세울 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2년전과 비교하며 그 많은 차는 다 어디에 갔을까 생각했다. 주차장 전체는 거의 비어 있었지만 병원 가까운 주차 자리는 그래도 빈틈이 없었다.

오전 10시에 pcr 검사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항원 검사를 하고 1시간 후 음성 결과 통보를 받았다. 오후 6시 아시아나 비행기 탑승을 위한 체크인을 시작했다. 여권, 비자, 비행기 예매표, 항원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코로나 관련 제출서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방역주사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다고 하자 걱정하지 말라고 하며, 휴대폰을 열어 보라고 한다. 휴대폰에는 우리의 방역주사 증명을 알려주는 앱이 있다. Coov 라고하는데, 질병관리청에서 운영한다. Coov 앱을 열어 4차까지 받은 방역 주사 경력이 인정되었다. 신기하다.

그렇게 가볍게 통과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문제는 함께 여행하는 아내의 방역 주사 경력이 휴대폰 화면에 뜨지 않는 것이었다. 20분 이상 진땀을 흘리며 coov 앱을 시행했지만 방역 경력이 나오지 않자 점검직원은 다음 사람을 받겠다며 보건소에 가서 서류를 떼어오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보건소를 가도 문을 닫은 오후 6시가 지난 상황.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840분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잘못되면 여행을 할 수 없는 진땀 나는 상황이다.

OMG. 난감한 상황에서 진땀을 흘리며 다시 한번 앱을 눌러보는데 방역상황이 정상적으로 화면에 뜬다. 3차접촉이 정상적으로 접종한 것이 증명이 된 것이다. 어쩐 일일까? 나중에 들어보니 담당 직원이 아내의 휴대폰 전원을 끄고 다시 켠 것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컴퓨터 등의 문제가 있을 때 전원을 끄고 다시 켜는 쉬운 방법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첫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하여 큰 짐을 화물로 보내고 기내 입실을 위하여 공항 입국 문으로 들어 갔다. 10분 정도 걸어 면세 지역에 들어섰다. 그런데 이곳은 마치 공사 중인 도심의 한 지역처럼 상점 문 앞을 울타리로 가로막아 놓은 진풍경이 펼쳐져 있다. 2년여간의 코로나는 그렇게 휘황찬란하던 Tax Free 지역을 문 닫게 한 것이다.

그래도 간간이 열려 있는 몇몇 상점 앞을 지나 23번 대기소에서 마지막 체크인을 기다린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여 비행기내의 나의 자리에 앉는다. 앉은 자리는 무릅에서 30센치 정도 남는 작은 공간에서 10시간을 견뎌내야 한다. 닭장에 갇힌 동물 신세이다. 그래도 방역 증명으로 진땀을 낸 후인지라 작은 공간에서의 고통도 고맙게 받아들이며 자리에 앉았다.

탑승 후 1시간 정도 지나 비행기가 어느 정도의 상공에서 안정을 찾았다. 비행기 창문 밖으로 서울 야경이 보인다.

승무원들이 식사를 제공한다. 닭가슴살 요리와 불고기 쌈 밥 중 선택하란다. 긴장이 풀어지며 시장기가 살아나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하며 요즘 사람들이 기내식을 먹고 싶어 코로나 시국에 비행기만 타고 외국 상공을 돌고 돌아오는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를 실감했다.

식사 후 고요한 비행시간, 11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자기 시작한다.

얼마나 잤을까 시간을 보니 2시간 정도 지났다. 이후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졸리운 시간이기에 자다가 깨다가 영화를 보며 두편의 영화를 내용도 잘 모르고 비몽사몽간에 보았다. 영화를 보다가 또 지루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도 가고 문 앞의 공간에 서서 스트레칭도 하였다. 작은 공간이지만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행복하다. 그러다 보니 긴 비행이 끝나가고 있다. 미국 상공에 들어선 것이다. 캘리포니아 바다가 보인다.

드디어 샌프란스코 공항에 착륙을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10분간 복도를 지나 드디어 마지막 관문 세관 앞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곳 세관 앞에는 길고 긴 대기 줄이 있다.

이 긴 줄은 기다림으로 이어졌다. 한국 같으면 긴 줄이 빨리 끝날 것 같은데 미국은 자기들의 일을 하며 서두르지 않은 특성이 있다. 미국에서 가전제품 TV 등 이 고장 나 수리를 요청하면 한 두달을 기다려야 AS가 된다고 하지 않는가. 두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까다로운 질문을 한다. 미국에 언제까지 있을 예정인가? 가지고 온 물건은 어떤 것들인가? 직업이 있는가? 같이 온 사람과의 관계는? 등의 질문이 비교적 오랫동안 있었다.

이때 진땀 나는 질문이 있었다. 보통 솔직한 답변을 하는 필자는 가지고 온 물건을 이야기하는 중에 해산물이 있다는 대답을 하자 점검관이 정색을 한다. 식품은 안된다는 말을 하면서 였다. 그래서 가지고 온 식품은 말린 것이고 극소량이라는 대답을 하면서 겨우 통관 도장을 받았다.

늘 쉬운 일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입국장으로 나오니 기다리고 있는 이모님과 이모부님이 기다리신다. 반갑게 인사하고 우리가 타고 갈 차를 가지러 가신 동안 대합실에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둘러본다. 오랜만에 열린 세계의 공항. 이제 막 시작되는 입국과 출국을 하는 사람들. 인천공항에서의 한산한 풍경만 보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붐비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며 세상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 대합실 밖엔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오간다.

미국이다. 오랜만에 온 미국이다.

<미국여행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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