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어떤 희망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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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어떤 희망을 만들 수 있을까?
  • 김순홍
  • 승인 2011.07.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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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김순홍 교수 /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인천의 탄탄한 시민단체 중 하나인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이 서구 가좌동에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고 있다. 풀뿌리 활동가 교육, 가좌마을 청소년 배움터, 호봉산 생태지킴이, 초록 장터, 청소년 인문학 동아리, 등산모임 산사람, 밴드 모임 빌리지앙, 인문학 모임, 건지 오카리나 앙상블 등 다양한 소모임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에는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다양한 모임과 사업들을 이루어가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 단체의 회원으로서 마을이란 무엇이며 마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곤 한다.

우선 마을 또 다른 이름으로 동네, 이웃사람들 등은 우리 가정과 함께하는 이웃들의 집합체이다. 가정이란 직장에서와 같이 치열함과 각박함이 아닌 편안한 쉼터이다.  직장의 과로에 지친 가장이든 입시에 찌든 수험생이든지 누구든 내 집 앞 동네 어귀, 우리 마을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들어오면서부터 편안해지기 시작한다. 

또한 마을은 관혼상제의 애경사에 녹두전 하나와 막걸리 한 사발을 나눠먹는 훈훈함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을에서는 나와 우리 가족이 곤경에 처했을 때 마을 사람으로부터 위로 받고 같이 고민하고, 배고파 허기질 때 김치 한포기, 밥 한 사발 나눠 먹는 품앗이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에서는 그런 쉼터와 같은 마을을 찾아보기 힘들다. 요즈음은 오히려 인터넷 공간 상에서 자기 취미와 기호에 맞는 각종 동호회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산과 분당에 사는 주민들이 온라인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정모'에서 1년에 한두 번 만나도 마을에서 10년 같이 살아 온 사람들 보다 더 반가와 하고 금방 친해지기도 한다.  

이제는 마을을 되돌아 볼 때다. 왜냐하면 내가 항상 그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에서 내가 쉽고 편하게 취미를 즐길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부담 없이 찾아 갈 수 있다. 마음 맞는 주민들끼리 막걸리를 한 잔하면 굳이 대리 운전 안 불러도 된다. 한 잔 술에 주민들과 얘기하며 걷다 보면 우리 집에 금방 도착한다. 주민들끼리 같이 담소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끼리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같은 학교 학부모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우리 마을의 대기 환경이 오염되면 당장 내가 더운 여름에 창문 열어 놓을 때 냄새가 심하게 난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하면 동네 공기도 더 맑아질 수 있다. 우리 동네 뒷산에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면 훨씬 산책하기 좋다. 게다가 꽃 피는 봄에 마을 전문가가 우리 마을 산에 피는 꽃과 나무에 대해 잘 설명해 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마을 공원에 마을 사람들이 심어 놓은 나무들이 잘 자라고 시냇물이 흐르면 더욱 흐뭇하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마을이 좋아지기는 바라지만, 그저 지방자치단체에서만 선심용으로 개발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마을에 대해 내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마을 주민들끼리 품앗이를 하면 마을이 훨씬 더 살기 좋아진다는 걸 몸소 알게 될 터이다.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을 내 이웃의 아이에게 공부 방 선생님으로 품앗이하면 더 믿음이 가고, 내가 조금 배운 기타 솜씨를 한번 꼭 배워 보고 싶은 동네 주민에게 가르쳐 주고 추억의 대중가요를 함께 부를 수 있다면 즐거운 마을로 되지 않을까?

'희망을 만드는' 이라는 이란 어휘에서 희망은 미래를 나타낸다. 미래의 내가 사는 마을을 위해 내가 직접 참여하고 내가 몰랐던 주민들과 함께 마을을 가꾸며 지키고, 취미를 공유하고 어려운 일들을 같이 극복하면 멀지 않은 미래에 더 즐겁고 희망적인 마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렇게 마을에서 즐거움과 희망을 찾으려면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과 같은 시민단체가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희망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이 개발되어 인천의 모든 마을들이 희망이 가득한 마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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