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전통, 마을에서 배우고 나눠요
상태바
먹거리 전통, 마을에서 배우고 나눠요
  • 정혜진
  • 승인 2022.07.27 0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41) 관교동 마을공동체 전통수작

 

전통수작 회원들과 참여자들이 과일주 담그기를 진행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전통수작 회원들과 참여자들이 과일주 담그기를 진행한 후 사진을 찍고 있다.

사회가 급하게 변화해 가면서 우리의 먹거리들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느림과 정성이 가득했던 음식은 바쁜 현대인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 속에서 우리의 먹거리를 배우고 나눔하고 있는 마을 공동체가 있다.

미추홀구 관교동 '전통수작'은 학교 학부모들의 모임에서 시작하였다. 동네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학부모 지원사업으로 진행해온 것이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졸업하게 되면서 더 이상 학교에서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길은 있었다. 지자체의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알게 되었고 신청하여 지속하게 되었다.

전통수작은 인천시에서 지원받은 예산으로 막걸리 만들기, 과실주 만들기, 떡케이크 만들기, 과일청 만들기, 약식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요리를 배우며 함께 생산하여 지역 주민, 어르신들과 나누는 단체다한국의 전통을 알고, 배우며 주민들과 함께 전통음식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기억하기도 하고, 나눔을 통해 관심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다양한 이웃들과 만나고 전통음식을 만들며 가며 서로를 알고,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가 되려고 한다.

전통수작 이소연 총무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에는 정성이 들어가 만드는 과정이 좀 복잡하고 만드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것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웃들이 간편한 현대식 방식이 아닌 과거 전통방식 그대로 만드는 방법을 알리며 우리 문화가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길에서 이웃을 마주쳤을 때 살갑게 웃으며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정 많고 살기 좋은 관교동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전통수작의 활동방향을 이야기 하였다.

 

지역 주민들과 약식과 떡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전통수작 마을공동체
지역 주민들과 약식과 떡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전통수작 마을공동체

전통수작 이영우 대표는 우리 단체 하나로 시작된 작은 나눔으로부터 우리 마을이 조금 더 서로를 생각하며 가 아닌 우리혼자가 아니라 함께를 목표로 하여 촘촘한 마을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활동을 통해 만든 소소한 음식들을 마을 어르신들께 나눠드렸을 때 정말 큰 웃음과 함께 진심으로 저희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주셨어요."라고 전한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 활동의 취지가 잘 전달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았는데 적극적인 반응을 통해 이 활동이 큰 의미를 갖게되었다'고 덧붙혔다. 

마을공동체를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전통수작의 경우 지역 노인정 2층을 활동하는 날만 예약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물건을 보관하기도 어렵고 수업 중 돌발 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전기가 나간다던가, 가스가 안 된다던가, 싱크대 판이 떨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경험한다.

이 총무는 더위에 계단을 20키로가 넘는 물건들을 들고 오르락내리락 해야 하고 각자 집에서 찜통, 버너, , 그릇 등 장비를 할 때마다 가지고 와야 해서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막걸리 만들기를 진행할 때는 생수며 쌀을 이고 다녀야 하는데 4명의 회원들이 적게는 15인분을 많게는 30인분을 진행하다보니 몸살이 나기도 합니다. 또 전통음식은 사전 준비 작업이 많아 오전 9시에서 다음날 새벽 2시에 끝나기도 하는데 공간이 저희 공간이 아니다 보니 신경 쓰이는 것이 많이 있어요.”라며 활동의 어려움을 전하였다.

 

지역의 여러 단체에 기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통수작 마을공동체
지역의 여러 단체에 기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전통수작 마을공동체

그럼에도 이 대표는 작은 동네, 작은 모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좋은 영향력으로 다가갔으면 좋겠고 그 영향력이 널리 순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분 한분 각자의 바쁜 역할과 다른 성격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맞춰가려하고 각자를 인정하려하는 우리 회원들의 인성에 늘 박수를 보내며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함께 활동하는 분들에 대한 감사를 아끼지 않는다.

마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챙기고 공동체를 확산해 나가다 보면 지역에 다양한 효과가 나타난다. 안전한 마을 조성, 지역의 문제 해결, 갈등해소, 소외계층 돌봄 등이 더불어 진행된다. 지역 주민이 서로 알고 연대하면 할 수 있는 것도 훨씬 많아진다.

하지만 지금의 공동체들은 사비를 들여가며 자원봉사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미추홀구의 공동체만도 120개나 된다. 인천시 공동체 지원사업 등에 도전하였지만 예산을 받은 단체는 35개에 불과하다. 공동체 지원의 예산이 너무 적고, 지원 대상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각 공동체들이 모임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마을마다 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마련이 시급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