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갈등, 인천시 체면 구기고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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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 갈등, 인천시 체면 구기고 끝나나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7.27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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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시행자 측에 유리한 관계기관 판단 잇달아
학회에선 “DCRE 측 방음터널 방식이 가장 적합”
경찰은 “인천시 주장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 없어”
OCI(옛 동양화학) 공장 터에 들어서는 '시티오씨엘' 조감도 /인천시 제공

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시티오씨엘)을 둘러싼 인천시와 사업시행자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연구기관·경찰 등 관계기관에서 사업시행자의 손을 들어주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시가 최근 개최한 ‘시티오씨엘 공사중지 또는 실시계획인가 취소 행정처분’에 대한 2차 청문에서 이 사업의 방음대책으로는 ‘방음터널 건설’(교량형)이 가장 적합하다는 연구기관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과업을 수행한 (사)한국지반환경공학회는 방음터널 방식을 택할 경우에만 2025년 사업 완료 시점에 맞춰 예상 공기를 확보할 수 있고, 사업비도 1,600억원으로 가장 적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방음터널과 함께 검토된 지하차도, 대심도터널 방식은 공사비가 2,800억원에서 최대 1조2천억원까지 들고, 공기도 2029년 이후로 대폭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2차 청문에서는 시티오씨엘 사업시행자인 디씨알이(DCRE)가 웃게 됐다. 현재 시와 DCRE는 사업대상지 옆을 지나는 제2경인고속도로의 소음저감 대책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 분석 결과상 최적안으로 나온 방음터널은 DCRE가 주장한 방식이다.

 

지하화가 추진되는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학익JC 구간 위치도출처 : 인천in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http://www.incheonin.com)
인천시가 지하화를 추진하는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학익JC 구간 위치도

현재 시는 이 사업의 개발계획 변경을 위한 전방위적 사업자 압박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시는 이 사업의 일부 단지 분양까지 끝난 시점에 돌연 정주환경 문제를 제기해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학익JC 구간 1.2km의 지하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한국도로공사에 검토 공문을 보내고 내부 도시계획위원회엔 시티오씨엘 사업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사실상 무산(보류)되자 후엔 사업자를 대상으로 2건의 고발(각각 환경영향평가법,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고발전에 나선 상황이다.

사업구역 내 1-1단지 공동주택 층수를 당초 환경영향평가에서 검토한 층수와 달리 고층으로 착공하면서도 환경보전방안(소음저감대책) 재협의를 하지 않았고, 땅 소유권을 신탁사로 이전하면서 시에 공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근거를 들어서다.

현재 시가 진행하고 있는 ‘공사중지 또는 실시계획인가 취소 행정처분’은 이 두 건의 고발 내용을 토대로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소음저감대책, 즉 제2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추진을 강제하기 위해 시가 무리한 행정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미추홀경찰서는 시가 도시개발법 위반으로 고발한 DCRE 대표에게 ‘혐의가 없어 불송치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신탁은 토지 사용 공급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이에 불복해 곧바로 이의신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역사회에선 이러한 관계기관 판단이 이어질수록 시 근거의 빈약함만 부각되는 게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시는 소음저감대책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행정처분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안영규 시 행정부시장은 “수분양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대안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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