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희망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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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희망꽃’이다
  • 최원영
  • 승인 2022.08.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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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65화

우리가 겪는 시련이나 고통이 훗날 희망의 씨앗이 된다는 것만 알아도 우리는 시련이나 고통에 짓눌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을 겁니다.

《뿌리 깊은 희망》(차동엽)에 선인장 모녀가 나누는 대화가 나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속삭인다. ‘얘야, 네 이름은 사브라(Sabra)다. 선인장꽃이란다.’

똥그래진 아이 눈을 바라보며 엄마가 말을 잇는다.

‘엄마는 사막의 선인장처럼 살아왔단다.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땡볕에서 살아남았고, 암흑 속에 날리는 모래바람 추위도 견뎌왔단다. 아침 햇살 비출 즈음 아스라이 맺히는 이슬방울로 목축이며 생명의 줄을 이어왔단다. 그리하여 마침내 네가 꽃으로 피어난 거야. 너도 언젠가는 내가 밟은 고난의 여정을 밟게 되겠지만, 너에게도 언젠가는 또 다른 꽃이 피겠지.

너는 사브라. 네 안에 또 다른 사브라를 품은 사브라란다.’ 사브라는 희망꽃인 것이다.”

 

그렇습니다. 고통은 곧 희망입니다. 그래서 고통 속에 주저앉아 삶을 버려선 안 됩니다. 희망이 없어서 삶을 포기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포기하는 것은 다가올 ‘희망’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통은 생각지도 못한 것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사기를 당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자신의 탐욕도 볼 수 있습니다. 실연을 당했을 때 비로소 자신의 교만과 이기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그 사람이 스승이었던 겁니다.

《어디에 있든 행복하라》(김원각)에서 저자는 이렇게 조언해줍니다.

 

“병에 걸리기까지는 건강이 축복인지 모른다. 만족한 사람은 스스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모른다. 이해관계로 얽힌 친구는 참된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모른다.”

 

평범한 일상이 무료하다고 투덜댔지만 큰 사고가 나면 그때 비로소 압니다. 그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기적 같은 나날이었는지를요.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에서 저자는 “인생은 폭풍우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가 아니라 빗속에서 어떻게 춤을 추는가 하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저자가 고통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긍정적입니다. 몇 문장을 전해드립니다.

 

“아메리카 원주민 중 라코타 수우족이 있다. 그들은 고통을 겪고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신과 가장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아플 때 에고의 껍질이 부서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그에게 자신들을 대신해 기도해주기를 부탁한다. 다른 누구보다 그의 기도가 신에게 들릴 만큼 절실하고 강력하니까.”

“베트남 출신 틱낫한은 말한다. ‘오래전 나는 폐에서 피가 나는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수시로 피를 뱉어야만 했다. 그런 폐를 갖고 숨 쉬는 건 무척 힘들었고, 숨 쉬는 동안 행복해지는 것도 어려웠다. 치료 후 폐가 완치됐고 호흡이 훨씬 나아졌다. 지금 숨을 쉬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폐가 세균에 감염되었던 때를 기억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쉬는 매번의 숨마다 너무 맛있고 너무 좋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해도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과거 아픔의 시간들이 우리에게 준 선물일 겁니다.

그러나 자칫 그 아픔의 기억들이 원망과 분노와 후회로만 이어지면 그 선물을 받을 수는 없을 겁니다.

엄마 선인장이 아이 선인장에게 한 말이 아직도 제 귀에 맴돕니다.

“엄마는 사막의 선인장처럼 살아왔단다.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땡볕에서 살아남았고, 암흑 속에 날리는 모래바람 추위도 견뎌왔단다. 아침 햇살 비출 즈음 아스라이 맺히는 이슬방울로 목축이며 생명의 줄을 이어왔단다. 그리하여 마침내 네가 꽃으로 피어난 거야. 너도 언젠가는 내가 밟은 고난의 여정을 밟게 되겠지만, 너에게도 언젠가는 또 다른 꽃이 피겠지.

너는 사브라. 네 안에 또 다른 사브라를 품은 사브라란다.’ 사브라는 희망꽃인 것이다.”

고통은 희망꽃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끝에는 아름답게 피어난 꽃이 우리를 반겨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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