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아이, 어른과 함께 나선 플로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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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이, 어른과 함께 나선 플로깅
  • 강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22.08.3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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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천 생활문화공방 '빛짜루', 운동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지난 27일 토요일 오전 9시, 부평구 부평2동, 희망천 생활문화공방 '빛짜루'가 시끌벅적하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플로깅 하는 날. 여덟명의 아이들이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담당자가 문화활동으로서의 플로깅을 설명한다.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위해 운동(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말한다. '줍깅'이라고도 한다.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마을의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관찰도 하고, 내가 살아가는 마을과 이웃들을 자세히 살피며 산책도 하고, 이리저리 흩어진 쓰레기를 주으며 운동도 하는 활동이다.

월 1회, 희망플로깅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빛짜루' 미술문화공방을 소개하고, 인천시와 부평구에서 진행하는 '생활문화프로그램'에 대한 안내하는 동안 이웃 아주머니들이 오셔서 장갑과 종량제봉투, 재활용분리수거용 비닐을 나누고, 음료와 간식도 나누어 준비해 주셨다. 

오늘은 너무 더우니 물도 준비했어요~분리수거해서 버리세요~@
자, 희망플로깅 시~작!@
남들이 정리한 쓰레기는 안담아도 돼요~@

함께 화이팅!을 하고 마을길을 걸으며 쓰레기 줍기 시작!! 

마침 비가 내린 후라 바람이 꽤 선선해졌지만 햇볕은 좀 따가웠다. 아이들에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이리저리 왔다갔다 분주하다. 

어린 친구들은 동생, 언니와 걷는게 재미있는지 쓰레기는 줍는 둥 마는 둥 신이 났고,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주워담는다.   

우리집 근처는 개끗해요~@

재활용과 쓰레기 분리수거, 버려진 쓰레기를 이리저리 분리하며 고갯길을 걸었다. 토요일 오전 마을길은 생각보다 깨끗했지만 차들이 주차되었던 곳곳에는 차안에 있던 쓰레기를 던져둔 것들이 많아 아이들이 좀 힘들어했다. 

플라스틱 음료컵, 담뱃꽁초, 음식쓰레기와 뒤섞여 검은 봉지에 에둘러 담아놓은 잡쓰레기, 골프가방에, 냉장고 쓰레기를 담아다가 그대로 버리고 간듯한 쓰레기들에 아이들은 기겁을 하며 어떻게 담아야 할지 망연자실 했고, 어른들은 서둘러 쓰레기를 담아냈다.  

스티로폼 박스가 왜 주차장에..@
주차장엔 쓰레기가 왜 더 많을까요?@

이가은(부평남초 5, 미주빌라)양은 전에는 보지 못했던 우리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웠는데 너무 쓰레기가 많고 곳곳에 쌓여있는 모습에 많음이 아팠지만, 함께 청소를 하고나니 뿌듯했고, 보람이 있었다고 한다.

이재찬(부평서중 1, 미주빌라)군은 쉬는 날 나오는 게 좀 귀찮기는 했지만 동생들과 함께 마을도 둘러보고, 청소도 하니 상쾌했다고 한다. 마을 곳곳을 다녀본 것이 처음이라 새롭게 느껴졌다고 했다. 

마을 통장 김은희씨는 아무래도 마을일을 하시다보니 쓰레기 줍는데 더 열심히이시다. 노인분들이 많다보니 분리수거 개념도 부족하고,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쓰레기 스티커, 재활용투명봉투를 구입해 사용하는게 익숙지 않고, 구입비를 아까워하는 경우도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른들 인식을 바꾸긴 힘드니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캠페인이 필요하다며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후다닥~ @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후다닥~ @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후다닥~ @
스티로폼은 별도로 재활용@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후다닥~ @
구석진 곳 쓰레기는 어른들 몫 @
어른들은  숨어있는 쓰레기까지 후다닥~ @
좋은 자연환경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1회용기는 집으로 가져가세요~@

지난번 플로깅 때 고생했던 이야기를 나누었던 아이들 어머니는 좀 놀랐지만 마을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교육적으로도 의미가 있어 보람있다며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였다. 그 덕이었을까? 보다 깨끗한 길가 풍경에 아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활기찼다. 어른들의 눈에는 여전히 갖가지 쓰레기에 마음이 쓰였지만 마을곳곳을 둘러보는 걸음은 내가 사는 마을을 신경써서 보게된 것 같다. 

산책같은 플로깅, 깨끗하고 즐거운 희망천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친구들과 미술놀이도 참여하는데 동네에서 이런걸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더 다양하고 색다른 활동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보여준다. 희망천 마을에 이런 문화공간이 두서너개만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민들이 잠시 쉬다 갈 수 있는 작은 의자, 어두운 골목을 비추는 가로등과 이웃들과 둘러 앉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평상, 그런 나눔공용 공간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앞마당이 있는 노인정도 울타리가 쳐져서 쉽게 들어갈 수가 없다. 

건강과 환경 뿐 아니라 함께하는 즐거움도 배울 수 있는 '희망플로깅', 함께해요~

다음달에 또 만나요~ '함께하트'@
다음달에 또 만나요~ '함께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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