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동산 지표 온통 ‘빨간불’... 분양권 마이너스 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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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동산 지표 온통 ‘빨간불’... 분양권 마이너스 피까지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9.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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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원 조사, 이번주 0.29%↓...역대 3번째 하락률
경매 시장도 찬바람...낙찰율·낙찰가율 연일 최저치
미추홀구선 분양권 '마피' 등장...입주 폭탄 우려까지
인천 영종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영종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인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나타내는 모든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집값 고점 인식과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가격, 분양 시장, 경매 시장 등 대다수 부동산 지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수년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천 부동산 시장 침체의 늪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1주(이달 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내렸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역대 3번째로 하락률이 높은 수치다.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달 11일(-0.07%)부터 지난주까지 7주 연속 하락폭을 확대했으며 이번 주에는 지난주와 같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과 주택시장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거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지속된 가운데 급매물 위주의 거래와 매물가격의 하향조정이 지속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부동산원의 설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 8개 구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지역 집값을 선도하는 연수구와 서구 등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연수구는 송도국제도시 매물 위주로 이번주 0.33% 하락해 지역 내 최고 낙폭을 기록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 업소들. 사진=인천in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송도풍림아이원2단지’ 전용 84.94㎡는 이달 들어 6억원(2층)까지 실거래가가 내려왔다.

해당 면적대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8억5,000만원(19층)으로 이보다 2억5,000만원 내린 수준이다.

지난해 8월 11억4,000만원(8층)까지 거래된 송도동 ‘송도엘카운티2단지’ 전용 134.99㎡는 이달 9억6,000만원(9층)에 실거래됐다.

같은 동에 있는 ‘e편한세상송도’ 전용 84.2538㎡는 지난달 26일 7억2000만원(3층)에 직거래 됐다. 지난 4월 직거래 된 9억5000만원(15층)보다 2억3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서구는 청라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이번 주 0.32% 내려 지난달 8일 이후 4주 연속 하락폭을 확대했다.

서구 청라동에 있는 ‘청라센트럴에일린의뜰’ 전용 84.9704㎡는 이달 6억8,000만원(14층)에 올해 첫 거래를 체결했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해 8월 9억3,000만원(36층)까지 실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1년여 만에 2억5,000만원 내렸다.

같은 동 ‘호반베르디움’ 전용 84.9925㎡는 지난달 5억8,000만원(23층)에 팔려 6억원 선이 무너졌다. 최고가는 지난해 8월 거래된 8억원(9층)이었다.

인근에 있는 ‘청라제일풍경채2차에듀앤파크’ 전용 84.846㎡는 지난달 6억9,000만원(1층)에 팔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9억원·17층) 대비 2억1,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 서구)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인천 서구청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불리는 아파트 경매시장도 최저치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 ‘7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8.0을 기록했다.

전월(89.1%) 대비 11.1%p나 떨어진 수치이자 올해 처음으로 70%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로 100%를 밑돌면 경매 참가자들이 물건의 가치를 감정가보다 낮게 본다는 의미다.

인천 아파트 낙찰률도 전월(31.3%)보다 0.8%p 하락한 30.5%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역시 4.0명으로 전월(4.5명)보다 0.5명 줄었다.

주택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며 인천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권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등장했다.

마피는 분양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통상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칠 때 주로 나타난다.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지난 6일 4억350만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분양가 4억2,350만원보다 2,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사진=GS건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투시도. 사진=GS건설

해당 아파트는 2,000세대가 넘는 브랜드 대단지로 분양 당시에는 평균 경쟁률 12.2대 1, 최고 6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이었다.

현재 마피 매물은 거래가 이뤄졌으나 비슷한 평형대에서 무피(무 프리미엄)나 분양가 수준의 급매물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분양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인천 미분양 주택은 544건으로 전월(418건) 대비 30.1% 늘었다.

인천 미분양 주택은 올 4~6월까지 400건대에 머물다가 3개월 만에 500건을 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가 끝나고 나서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52가구로 전월(126가구)보다 100.0%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역대급 입주 물량까지 겹치면서 침체 분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인천은 올해에도 4만2,605가구가 입주 중이거나 입주 예정돼 있고, 내년 4만3,228가구에 이어 2024년에도 2만3451가구가 입주민을 맞는다.

아직 청약이 본격화하지 않은 3기 신도시 인천 계양지구 공급량(1만7,000가구)까지 더하면 향후 5년간 매년 수만 가구의 입주장이 펼쳐진다.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업소는 “가파른 금리 인상 속에 입주 물량 증가는 시장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현 시장 환경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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